솔레이마니 암살 뒤 4일만에 공개석상 나선 김정은의 '배짱정치'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20.01.08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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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 공개활동으로 평안남도 순천 인비료공장 건설현장을 찾았습니다. 미군의 이란 군부 공습 이후 두문불출할 것이라는 관측을 깨고 공개 행보에 나선 것입니다. <가죽코트 입고 시찰 나선 김정은>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배짱에 베팅하다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지난 2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소식 이후 5일만이었습니다. 3일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망 이후 한동안 소위 잠수탈 것이란 예상을 깨고 이른 시기에 공개활동을 벌인 것입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은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배짱있는 지도자로 선전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금 시점에 미국이 김정은 위원장 본인을 암살하려는 시도는 못할 것이란 확신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솔레이마니 참수작전으로 인해 전 세계 비난을 받고 있는 미국이 북한에까지 전선을 넓힐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게다가 북한과의 핵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우는 외교 치적중 하나입니다. 북한은 핵실험과 ICBM발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소위 레드라인을 넘지 않은 상태입니다. 아무리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라고 해도 현재 상황에서 김정은 제거작전을 벌이는 것은 엄청난 도박입니다.

 

2. 정면돌파 재천명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이후 김정은 위원장의 올해 첫 공개 행보의 장소가 비료공장 건설 현장이라는 건 그간 강조했던 자력갱생을 강조한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순천인비료공장 건설은 정면돌파전의 첫해인 2020년에 수행할 경제과업들에서 당이 제일 중시하는 대상 중 하나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첫 지도사업으로 찾아왔다고 말했습니다. “당의 위대한 정면돌파전 사상이 제시된 올해 제일 먼저 승리의 깃발을 꽂는 전선이 되길 바란다고도 했습니다.

계속 이어질 경제제재로 인해 식량난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단위 면적당 수확량을 증가시키기 위해선 비료생산이 매우 중요합니다. 대북제재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경제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첫 공식행보에서 보여준 겁니다. 지난 1일 공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5차 전원회의 마지막날 보고에서도 농업전선은 정면돌파전의 주타격 전방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3. 롱코트는 '정은 스타일'

이번 시찰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입은 가죽 롱코트가 눈에 띄었는데요. 그가 입은 롱코트는 단순히 패션이 아니라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2012년 집권 이후 한동안 김 위원장의 겨울 외투는 할아버지 김일성이 즐겨 입었던 짙은 색 더블코트였거나 아버지 김정일이 즐겨 입던 인민복 스타일의 점퍼스타일이었습니다. 김일정과 김정일을 이은 백두혈통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계산된 패션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선대 패션 대신 가죽 재질이나 아이보리색 혹은 브라운 계열의 롱코트를 입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함경남도 연포에서 실시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 참관 당시 가죽 롱코트를 입었고, 같은 달 서부전선에 이히한 창린도 방어부대를 시창할 때는 아이보리색 롱코트를 입었습니다. 지난달 백두산을 방문했을 때는 가죽 롱코트를 입었고, 백마를 탈 때는 브라운 롱코트를 입었습니다. 선대와 비교할 때 분명 복장이 화려했습니다. 정치적 기반이 어느 정도 다져진 상태에서 선대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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