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펀드환매 중단 사태' 여파로 금융권 '부실 도미노' 우려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20.01.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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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부실 파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라임자산운용은 국내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로 설정액이 지난해 7월말 기준 59천억원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사태는 라임이 지난해 1096200억원 규모의 펀드자금 환매 중단을 발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투자한 상품이 수익을 내지 못한데다 당장 현금이 없어 고객들에게 돈을 돌려주지 못 했다는 의미입니다. 이후 환매중단 규모는 15천억원대로 증가했습니다. 28일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일부 펀드의 환매연기를 결정하면서 부실이 금융권 전반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라임자산운용 부실로 인한 금융권 파장>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짙어지는 사기 의혹

헤지펀드 규제완화 이후 201512월 자본금 338억원으로 출범한 라임자산운용은 공격적인 영업으로 업계 1위로 올라섰습니다. 저금리 상황에서 투자자에게 고수익을 약속하며 시중의 돈을 빨아들인 겁니다. 라임은 단기적으로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코스닥 부실기업의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매입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채권의 보유한도 규정을 피하기 우해 다른 회사 명의로 채권을 매입하는 소위 파킹 거래를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또 라임은 한 펀드에서 손실이 날 경우 다른 펀드 자금을 끌어와 메우는 식의 돌려막기로 수익률을 조작해 여러 펀드를 운용해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이런 의혹이 언론에서 제기된 후 금융감독원이 검사에 착수했고 놀란 고객들이 환매를 요청하자 이를 감당이하지 못한 라임자산운용측에서 환매중단을 선언한 겁니다. 김기식 전 금감원장은 지난 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라임자산운용 사건은 우리나라 금융 역사의 희대의 사건이다. 명백히 사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11월엔 800억원대 횡령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던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잠적하면서 사기 의혹은 더 커진 상황입니다.

 

2. 부실 도미노 우려

라임에 이어 알펜루트자산운용이 2811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주요 투자자인 증권사가 라임 사태로 손실우려가 커지자 자금을 회수하자 벌어진 일입니다.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라임처럼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는 자산운용사가 서너곳이 될 수도 있다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선 TRS(총수익스와프) 계약 비중이 높은 자산운용사가 위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TRS는 증권사가 증거금을 담보로 받고 자산을 대신 매입해주면서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것을 말합니다. 증거금 담보 자금대출입니다. 문제는 라임 부실이 확인되면서 증권사들이 TRS 자금을 회수하겠다고 나섰고 당장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화가 어려운 자산운용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현재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TRS 계약으로 자금을 대준 운용사는 20곳에 달하며 해당 자금 규모는 총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 엎친데 덮친 한국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전 세계 증시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뉴욕 유럽 증시가 급락했고 28일 하루동안 코스피 코스닥이 나란히 3% 가량 하락했습니다. 국제 유가도 60달러가 붕괴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아 경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금융시장의 불안감입니다. 자산운용사 부실이 예상되자 증권사들이 돈을 회수하기 시작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경제전망이 불투명한 상황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관련해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어제 기자회견을 갖고 시장 불안이 확대되면 안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습니다금융감독원은 증권사들과 긴급회의를 갖고 자금 회수를 자제할 것을 당부한 상태입니다. 멀쩡한 자산운용사마저 연쇄도산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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