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 외길 통해 대권으로 가려는 추다르크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20.02.1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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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검찰총장과의 갈등, 검찰 인사, 공소장 비공개 논란 등 현안에 대해 생각을 밝혔습니다. 추 장관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고,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구상도 밝혔습니다. <취임 40일 맞아 기자간담회 연 추미애 장관>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추다르크의 귀환

추미애 장관 기자간담회 지배적 분위기는 '단호함'이었습니다. 94분간 이어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추 장관은 종종 웃으며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서는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야당에서는 '대학살'이라고 비판한 검찰인사에 대해서는 가장 공정한 인사라고 말했고, 공소장 비공개가 '알권리 침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찬석 광주지검장이 검찰총장 지시를 거부하는게 말이 되는가라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공개 비판한 데에 있어서는 상당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성윤 지검장의 승인을 받지 않고 윤석열 검찰총장 지시로 3차장 결재 하게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한 것에 대해서는 감찰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추미애 장관의 카리스마 캐릭터, 혹은 고집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던 것입니다. 2004년 당시 새천년민주당 소속이었던 추미애 의원은 한나라당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가 이후 진보진영으로부터 역풍을 맞았고 삼보일배로 정치적으로 재기한 바 있습니다. 2009년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었던 추미애 의원은 여당인 한나라당이 추진하던 노동법 개정 문제를 민주당이 반대하자, 같은 당인 민주당 의원의 회의장 출입을 막고 법안을 처리한 바 있습니다. 공소장 비공개 결정 역시 여권이나 청와대와의 조율 없이 추 장관이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본인이 옳다고 믿는 것은 여론에 상관없이 추진하는 추미애 장관의 캐릭터 덕에 현 정국에서 존재감이 점점 커지는 상황입니다. 이런 강공 드라이브에는 검찰개혁을 마무리 한 뒤 차기 대선 후보로 자리매김하려는 추미애 개인의 야망도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2. 반문연대의 매개체

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은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국민당 총선공약이 될 '사법정의 실천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안 위원장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를 개최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무원 선거개입 처벌 형량은 3배 이상 늘리고 공수처법도 개정하겠다는 의지를 비췄습니다. 추미애 장관과 안철수 위원장 기자회견 날짜가 겹친 것을 우연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정치적으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안철수 위원장이 21대 국회에서 추미애 탄핵을 위한 범 야권 연대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부분입니다. 안 위원장은 보수통합에는 참여할 뜻이 없다고 여러차례 밝히며 제3지대, 혹은 중도실용정당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 비판 수위는 연일 높이고 있습니다범 야권연대를 제시함으로서 앞으로 울산시장 선거 문제나 사법개혁 이슈로 보수 야당과 연대를 할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현재까지 안 위원장은 총선 야권연대에는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문재인 정부 심판을 매개로 부분적인 총선 연대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3. 총선의 뜨거운 감자

어제 추 장관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눈에 띈 내용은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의 분리검토입니다. 추 장관은 검찰이 중요 사건을 직접 수사해 기소하는 경우 중립성과 객관성이 흔들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내부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이게 현 정부 비리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적용될 가능성입니다. 검찰이 수사를 했지만 정부의 영향력하에 구성된 기소위원회가 기소를 안할 우려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법무부에서는 검찰개혁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하지만 야당에서는 포토라인 금지, 피의사실 공표 금지, 공소장 비공개 등 모든 검찰개혁 사안이 문재인 정부 비리 의혹 수사에 적용되고 다른 사안에는 잘 적용이 안되느냐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처음 도입된 공소장 국회 제출의 금지, 공소장 비공개는 그동안 검찰개혁방안에 찬성해왔던 참여연대나 정의당에서도 비판하는 부분입니다.

결국 검찰개혁 안건은 4.15 총선까지 쟁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당 일부에서는 이 안건들이 이슈가 되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수처 설치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긍정평가가 있었고, 검경수사권 조정에도 비교적 여론이 우호적이었다면, 검찰 인사에서는 찬반이 엇갈렸고, 최근 공소장 비공개에 대해서는 여론이 안좋은 상황입니다.  검찰개혁 이슈가 총선 내내 쟁점으로 이어질 경우 여당에 유리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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