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동아 100년] "일본은 우리의 친구"라며 총독부 찬양

  • 기자명 자유언론실천재단
  • 기사승인 2020.02.26 09:4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유언론실천재단은 2020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창간 100년에 맞춰 <조선·동아 거짓과 배신의 100년, 최악 보도 100선> 책을 발간했습니다. 책 내용을 뉴스톱에 칼럼으로 기고합니다

1920년 8월 9일자 동아일보 '조선인의 단처를 논하야 반성을 촉하노라' 기사.
1920년 8월 9일자 동아일보 '조선인의 단처를 논하야 반성을 촉하노라' 기사.

 

03. ‘2천만 민중의 표현기관이라는 거짓말

동아는 창간호에 쓴 「주지를 선명하노라」라는 글에서 “2천만 민중의 표현기관임을 자임”하고 나섰다. 그러나 창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동아가 민족지를 표방한 것이 신문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상술에 불과하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냈다.

동아가 진정으로 민족지를 자임하려면, 무엇보다도 민족의 우수성을 찾아내어 독립정신을 고취하는 일에 앞장서야 할 터였다. 그러나 동아는 그와는 정반대로 우리 민족성을 헐뜯기에 바빴다.

동아는 창간 몇 달 후 「조선인의 단처를 논하야 반성을 촉하노라」 제하의 사설을 7회에 걸쳐 실었다. 동아는 이 사설에서 “이상이 무(無)한 사회는 반드시 망하고 진취가 무한 사회는 반드시 쇠하나니 이는 자연의 원칙으로 역사가 증명하는 바”라면서, 우리 민족은 웅장한 기풍도 진취성도 지속성도 없고, “이조 5백년 이래 전제와 압박이 지속된 이외에 하등의 민중적 운동도 계속된 것이 없다”고 개탄했다. 사설은 또 우리 민족이 몹시 게을러 빠졌다고 헐뜯으면서 그 원인이 노동을 천시하고 모험심이 없을 뿐 아니라 안일한 생활에 만족하는 데 있다고 훈계했다. 이 사설은 결국 우리 민족이 이렇게 결점투성이인 데다 당파싸움에만 몰두했으니 다른 민족의 지배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일제의 선전을 복창하고 있는 셈이었다.

1921년 3월 4일자 동아일보 '일본친구여-조선 사람의 고통'
1921년 3월 4일자 동아일보 '일본친구여-조선 사람의 고통'

 

04.“일본인은 우리의 친구라면서 총독부 업적 찬양

동아는 몇 차례의 무기정간 등을 내세워 자사가 일제와 맞서 싸운 ‘민족언론’이라고 떠벌이면서 민중을 기만하고 있다. 그러나 동아는 첫 번째 무기정간에서 풀려나 속간하자마자 “총독부 당국이 어찌 우리를 박해하는 자며 궤변을 농하는 자이겠느냐”며 “자성에 자성을 가하고자 하노라”고 비굴한 항복 선언을 했다.

동아는 또 속간된 지 보름도 안 돼 게재한 「일본 친구여」라는 연속 사설에서, 우리 민족을 억압하고 수탈하는 일제 식민지배자들을 가리켜 우리의 적도 아니고 흉악한 자도 아닌 우리의 친구라고 천명하면서, 그들이 “정에 예민하고 의에 굳센” 사람들이라고 칭송했다.

이 사설은 또 “(재래의 한국)정부가 부패하고…법률이 문란하고 재정이 곤핍하여 관직을 매매하고…더욱이 자유가 무엇인지는 아지도 못하였다”고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재래의 한국 정부는 암흑정치요 총독부 정치는 문화정치”라고 평가했다.

총독부는 우리에게 “보기 좋은 푸른 산” “훌륭한 도로” “훌륭한 재판” “훌륭한 행정관” “훌륭한 산업개발” “훌륭한 교육진흥”이라는 선물을 안겨주었다고 극구 칭찬했다. 다시 말해 일제의 식민지배가 아니었으면 조선은 영원한 미개국으로 남아 있을 뻔했다는 뜻이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