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팩트체크] 중국이 인천시에 제공한 마스크는 불량품?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0.03.09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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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구호품으로 위장해 중국에 수출했다”, “중국이 인천시에 기증한 마스크는 불량품이다”, “마스크 생산 업체가 정부의 요구에 반발해 생산중단을 선언했다”. 지난주는 마스크 관련 루머가 많았습니다.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킹 관련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1. 구호품으로 위장해 마스크 중국에 수출?

“매일 100만 장의 마스크가 중국 전자기기 업체 ‘샤오미’로 수출되고 있다, 수출 금지 조치 때문에 그냥은 통관이 안 돼서 적십자회를 통해 구호물품으로 위장해 보낸다”. 국회 정무위에서 지상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제보자로부터 받은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제기한 의혹입니다. SBS에서 확인했습니다.

SBS 방송화면 갈무리
SBS 방송화면 갈무리

지금은 마스크 수출 금지로 통관 절차가 까다로워져서 마스크 1천 장 이상을 외국으로 보낼 때는 무조건 식약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적십자사를 통해 구호물품 보낼 때도 마찬가지로 승인이 필요합니다.

식약처에서는 수출 금지 조치 이후에는 한국의 적십자사를 통하든, 중국의 적십자사 격인 홍십자회를 통하든, 마스크 100만 장을 한국 밖으로 내보내는 것을 승인한 적 없다고 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중국으로 간 마스크가 올해 2월 19일 한 번 있었습니다. 국내 지자체와 기업들의 구호 물품 22만여 장으로 대부분 KF94 마스크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받은 것도 있습니다. 지난 3일 상하이시에서 50만 장, 6일 칭다오시에서 2만 장, 모두 52만 장을 기증받았습니다. 적십자사는 이번 달 알리바바 마윈 전 회장으로부터 마스크 100만 장을 기증받습니다.

 

2. 중국이 인천에 제공한 마스크는 불량?

지난 2일, 중국 웨이하이시가 인천시에 일회용 부직포 마스크 20만 장을 보냈습니다. 지난 달 12일 인천시가 웨이하이 시에 보건용 마스크 KF94 2만 개를 지원한 답례입니다. 그런데 제공된 마스크 20만 장이 중국 내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불량 마스크’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중국 장쑤성 시장감독관리국이 ‘여과 효율’과 ‘방호 효과’ 두 종목에서 ‘불합격’이라고 판정한 마스크라는 것입니다. 이 같은 루머는 머니투데이의 기사로도 나왔습니다. KBS에서 확인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중국 당국으로부터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는 ‘마스크’는 같은 품목이 아닙니다. 장쑤성 측이 ‘불합격’ 판정을 내렸다는 마스크는 ‘찌아즈바오’라는 업체가 생산한 ‘입체방호마스크’입니다.

반면, 인천시가 중국 웨이하이시로부터 받은 마스크는 ‘일반 마스크’입니다. 상자 표면에는 품명이 ‘고급 마스크’라고 나와 있습니다. ‘입체방호마스크’와는 다른 모양입니다.

또 중국 매체에서 보도한 장쑤성의 마스크 검사 종목은 ‘여과 효율’과 ‘방호 효과’입니다. 일반 마스크가 아닌, 보건용 마스크에만 적용되는 검사 종목입니다.

인천시도 “중국 웨이하이시로부터 받은 마스크 20만 장은 장쑤성이 ‘불합격’ 판정을 한 방호마스크와는 전혀 다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별도로 실시한 위생 검사 결과도 공개했습니다. 자체적으로 ‘순도 검사’를 진행했는데, 유해 물질은 나오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방역이나 보건의료 현장에는 KF94 마스크를 보급하는 중이며, 중국 웨이하이에서 받은 일반 마스크는 바이러스 차단력이 낮기 때문에 바이러스 직접 노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환경미화원, 농축수산업 종사자, 시청 경비원 등에 분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3. 마스크 업체가 정부 방침에 반발해 생산중단?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수급난 속에 한 마스크 생산 업체가 정부의 요구사항에 반발해 ‘생산중단’을 선언하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연합뉴스에서 확인했습니다.

치과용 마스크 생산업체인 ‘이덴트’는 지난 5일 자사 홈페이지에 “조달청이 생산원가 50% 정도만 인정해주겠다는 통보와 일일 생산량의 10배에 달하는 생산수량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며, “마스크 생산을 중단한다”고 공지했습니다.

정부의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에 따라 마스크 생산업체는 생산량의 80%를 조달청을 통해 공적 판매처에 공급해야 하는데, 조달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가격과 감당할 수 없는 물량을 강요해 부득이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조달청 나라장터 입찰공고’를 통해 확인한 결과 조달청이 이덴트에 제시한 마스크 납품가격은 개당 120원이고, 공급 물량은 오는 6월30일까지 총 896만개였습니다.

이덴트는 그동안 개당 158원에 마스크를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이덴트 측이 주장하는 마스크 하루 생산량은 1만4천여 개입니다. 조달청 요구대로라면 하루 생산량의 5배가 넘는 7만7천241개를 휴무일도 없이 매일 생산해 납품해야 하고 가격 조건은 평소 납품가보다 24% 싼 수준입니다.

하지만, 조달청이 요구한 계약 내용은 이덴트가 무조건 수용해야 하는 조건은 아닙니다. 실제 계약 내용은 조달청과 이덴트 측의 협상을 통해 수정될 수 있습니다. ‘조달사업법’에 따르면 조달계약은 조달청이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조달청과 납품업체가 합의해야 체결됩니다. 조달청이 요구한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합의하지 않으면 됩니다.

조달청은 실수도 있었습니다. 조달청은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이덴트가 마스크 제조 중단을 선언한 이후 계약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안내가 미비했고, 수량 표시 착오(10배)가 있었던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총 공급물량 89만6천개를 착오로 10배인 896만개로 잘못 표시했다는 것입니다.

협상이 가능한 상황에서 이덴트가 ‘생산중단’을 선언한 또 다른 배경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덴트 측은 “아직 정해진 입장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4. 비상약 준비하라는 서울의대 졸업생 단톡방 글은 진짜?

최근 ‘서울의대 졸업생 단톡방에 올라온 내용’이라는 글이 퍼졌습니다. ‘코로나19 자가 대비책’이라며, “특정 약을 비상약으로 준비하라”는 내용입니다. JTBC에서 확인했습니다.

JTBC 방송화면 갈무리
JTBC 방송화면 갈무리

우선 정확한 출처 확인은 어렵습니다. 서울의대 동문회에서는 “동문회 공식 입장이 아니고, 이 글의 실체도 확인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지라시’입니다.

내용 중에 ‘비상약을 준비하라’는 항목을 보면, “아스피린, 애드빌, 타이레놀 등 소염제, 또 항생제, 진해거담제를 준비하라”고 나옵니다.

하지만 전문의들에게 확인한 결과, “전문가가 썼다고 보기에는 터무니없는 내용”이라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아스피린의 경우, “글을 쓴 사람이 정말 의사라면, 해열제로 아스피린을 준비하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좋은 약도 많은데, 부작용이 많아 쓰이지 않는 아스피린을 굳이 언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항생제는 의사처방이 있어야 받을 수 있는 약인데, 이걸 ‘상비약’으로 미리 준비하라는 게 말이 안 된다. 어디에선가 허위 진료 받는 게 아니라면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약사들도, 같은 이유로 “‘비상약 권고’ 부분이 전혀 전문적이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현황 분석’ 부분도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단순 추측이거나, 아예 사실과 다른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선별진료소에서 감염되는 사례가 꽤 있다고 한다’는 부분은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정리하면, ‘서울의대 졸업생 단톡방에 올라온 내용’이라는 게시물은 출처가 불확실한 '지라시'이며, 잘못된 내용이 섞여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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