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동아 100년] 조선일보가 독립투쟁 근거지? 만해를 모독한 조선

  • 기자명 자유언론실천재단
  • 기사승인 2020.04.0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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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언론실천재단은 2020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창간 100년에 맞춰 <조선·동아 거짓과 배신의 100년, 최악 보도 100선> 책을 발간했습니다. 책 내용을 뉴스톱에 칼럼으로 기고합니다.

 
29.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일제하 ‘사업경쟁’ 이전투구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일제하에서 증면(增面)과 문화사업을 경쟁적으로 벌이다가 방응모가 조선일보를 인수한 뒤부터는 치열한 ‘相爭(상쟁)’에 들어갔다. 그것은 이전투구나 다름없는 싸움이었다.

동아와 조선의 끝없는 경쟁, 김성수와 방응모의 경쟁, 전라도와 평안도의 경쟁으로 이어지는 이 접전은 민족에 봉사하는 신문, 조국해방을 앞당기는 데 기여하는 신문을 만들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한말의 대지주 출신으로 중앙학교, 보성전문, 해동은행, 경성방직 등 일련의 기관을 거느린 대동아 건설의 김성수, 김연수 형제의 재벌과 1930년대의 총독부의 산금(産金)정책과 산업경제 개발정책에 발맞추어 금광과 수원의 퇴지 개간으로 일약 백만장자가 되었고 1936년에 보성고보 경영권을 인수한 방응모 재벌의 매스컴을 업은 사업경쟁의 양상이었다.

‘광태난무(狂態亂舞)’ 등의 용어까지 써 가며 상호비방 또는 공격을 했다. 일제 식민체제가 굳어지면서 국내외적으로 민중 차원의 독립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던 시기, 두 신문은 민족의 독립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밥그릇 싸움에 몰두했던 것이다.

 

만해문학박물관의 '만해와 언론활동' 코너
만해문학박물관의 '만해와 언론활동' 코너

 

30. 만해 선생 모독하는 조선일보

 

만해 선생을 기리는 강원도 인제군 백담사 입구 만해마을의 만해문학박물관에는 조선일보와 만해와의 깊은 인연을 소개하고 있다. 만해는 물론이고 단재 신채호 선생 등 일제하의 문인 투사들이 조선일보에 한때 글을 올렸던 것을 내세워 조선일보를 ‘독립투쟁의 근거지’였다고 버젓이 소개하고 있다. 한때 조선일보에 몸을 담아 항일 문필 활동을 펼치던 이들이 다 쫓겨나고 방응모 일가의 사유물이 돼 버린 뒤 이들 항일활동을 했던 인사들이 친일 찬양에 나선 역사는 찾아볼 수가 없다.

명백한 허위 선전이다. 3ㆍ1운동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끝까지 일제에 협력을 거부한 만해 한용운의 이름을 딴 만해 축전의 주최자가 조선일보라는 것부터가 만해를 모독하는 일이거니와 일제하 독립운동가와 지사들의 정신을 모독하는 일이다. 조선일보의 친일은 결코 과거가 아닌 현재의 일이며 나아가 미래의 일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생생한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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