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팩트체크] '감염확률' 마스크 쓰면 3.1%, 안 쓰면 17.4%

  • 기자명 박한슬
  • 기사승인 2020.06.0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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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기세는 한풀 꺾였다지만, 마스크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물량 부족으로 인해 어떤 마스크든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쟁점이었다면, 물량 부족이 어느 정도 해결되어 마스크 5부제가 폐지된 지금에는 어떤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냐가 주된 논의의 대상이 됐습니다. 특히나 날씨가 더워지자 보건용 마스크로 분류되는 KF94, KF80 외에 흔히 덴탈마스크라고 부르는 수술용 마스크를 대신 착용하는 것에 대한 문의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죠. 여기에 미국의 N95 마스크, 중국의 KN95 마스크까지 끼어들자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뉴스톱에서 마스크에 대한 정보를 한 번에 정리했습니다.

 

1. 마스크는 실제로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될까?

마스크가 호흡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직관적으로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을 때의 위험이 어느 정도이며 마스크를 착용하면 그 위험이 얼마나 낮아지는지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가 나온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바로 며칠 전인 202061,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의학전문지 중 하나인 란셋(Lancet)에서 관련 연구가 출판됐습니다. 지금까지 사스(SARS), 메르스(MERS), 코로나19(COVID-19) 관련 연구 172가지를 모두 종합해서 분석한 겁니다.

사진 1. 마스크와 질병 예방 상관관계 연구
사진 1. 마스크와 질병 예방 상관관계 연구

 

결과는 명쾌했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의 감염 위험은 17.4% 정도로 추정되는데, 마스크를 착용한 경우는 의료진이건 일반인이건 이보다 14.3%p 낮은 3.1% 정도의 감염 위험을 보였습니다. 물론 모든 마스크가 동일한 것은 아니었고, N95 마스크나 그에 준하는 수준의 마스크가 일반 천 마스크보다는 훨씬 뛰어난 효과를 보였습니다. 가리면 다 같을 것 같은데, 정확히 어떤 성능 차이가 나기에 마스크 간에도 차이가 났을까요?

 

2. 마스크는 어떤 성능이 중요한 걸까?

한국 식약처에서 발간한 보건용 마스크의 기준 규격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마스크의 성능평가 기준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분진포집효율 안면부 흡기저항 누설률이죠. 생소한 개념인 만큼, 차례대로 간단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로 분진 포집 효율(particle collection efficiency)입니다. 명칭에서도 대략 짐작이 가시겠지만, 해당 지표는 마스크가 입자를 얼마나 걸러낼 수 있느냐를 나타낸 수치입니다. 드립 커피를 내려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여과지를 쓴다고 하더라도 아주 고운 입자는 여과지를 통과해 아래로 빠져나오게 됩니다. 비슷한 방식의 거름 과정이 마스크에서도 진행됩니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와 입자들은 대부분 마스크 필터가 걸러주지만, 미세한 입자는 마스크 필터를 통과하거든요. 이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 분진 포집 효율입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크기의 입자를 사용해야 마스크 성능을 효율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요?

몇 년간 미세먼지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며 많은 분들이 익숙하시겠지만, 흔히들 미세먼지라고 부르는 PM10 입자는 입자 크기가 대략 10 마이크로미터() 정도이며, ‘초미세먼지라고 부르는 PM2.5 입자는 입자 크기가 대략 2.5 마이크로미터() 정도입니다. 식약처에서 진행하는 분진 포집 효율 시험은 입자 크기 평균이 0.6 마이크로미터()인 물방울을 이용하는데, KF80은 이런 입자의 80%를 걸러내야 하고, KF9494%, KF9999%를 걸러내야 적합판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국내에서는 평균이 0.4 마이크로미터()기름성 입자를 이용해서도 같은 성능을 나타내야 ‘KF’ 마스크 인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림 2. 마스크 종류와 분진포집효율
그림 2. 마스크 종류와 분진포집효율

 

미세먼지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은 확실히 막을 수 있는 걸까요?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우리가 말을 하거나, 기침할 때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침방울들이 공기 중으로 수천 개씩 분사됩니다. 이런 침방울을 학술적으로는 비말이라고 하는데, 비말의 크기는 대략 5-10 마이크로미터() 정도입니다. 초미세먼지보다 훨씬 큰 물방울이니, 미세먼지를 막는 필터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거죠. 다만, 비말보다 더 작은 에어로졸형태의 초미세 침방울도 관찰되긴 한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아직까진 에어로졸이 감염을 일으킨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이 경우는 마스크로도 막을 수가 없으니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죠.

 

두 번째는 안면부 흡기저항(breathing resistance)입니다. 안면부 흡기저항이란 들숨시 마스크에 걸리는 압력을 나타내는 수치인데요,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정도라고 이해하셔도 크게 무리는 없습니다. 아무리 분진을 잘 포집한다고 하더라도, 착용하는 사람의 호흡이 곤란하면 마스크를 오래 착용할 수 없습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사용자 편의성의 문제로 넘어갈 수 있겠지만, 호흡 기능이 일반 성인보다 약한 어린이나 노인에게는 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의 호흡 곤란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항목이죠. 그런데 정확히 이 부분에서 한국의 KF 기준이 미국과 크게 다르다는 점을 유의하셔야 합니다.

 

그림3. 마스크 등급과 안면부 흡기저항
그림3. 마스크 등급과 안면부 흡기저항

 

표에서도 드러나지만, 한국의 KF 마스크는 호흡에 압박을 느끼는 정도(흡기저항)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KF 806.2mmH2O 미만이면 되고, KF947.2mmH2O, KF9910.3mmH2O미만이면 됩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사용되는 N95, N99, N100 마스크의 경우 안면부 흡기저항 최대 기준이 무려 35mmH2O에 달합니다. 분진포집효율이 같은 KF94N95를 놓고 비교했을 때, KF94N95는 숨쉬기 어려운 정도가 대략 5배 정도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거죠. 따라서 비슷한 수준의 분진포집효율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노인이나 어린이는 N95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보단 KF94를 착용하는 것이 더 낫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누설률(leakage rate)입니다. 마스크가 이론적으로 얼마나 먼지를 잘 걸러주는지와는 별개로, 실제 사람에게 마스크를 착용시켰을 때는 그런 결과를 얻기가 힘듭니다. 사람은 마네킹처럼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고, 숨을 쉬며, 말을 하고, 얼굴 근육을 움직이거든요. 그래서 실생활에서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모방해, 마스크 외부의 물질이 필터를 거치지 않고 얼마나 마스크 내부로 유입되는지 역시 평가가 필요합니다. 이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 바로 누설률이죠. 대체 어떻게 검사를 하는 걸까요?

 

그림4. 누설률 시험장비 이미지
그림4. 누설률 시험장비 이미지

 

누설률은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밀폐된 큰 컨테이너 내부에 사람을 넣고, 마스크 내부에 관측 장치를 연결하여 외부 물질이 얼마나 유입되는지를 검사합니다. 런닝머신을 계속 걸으며 머리를 좌우로 돌리고, 위아래로 숙였다 펴고, 큰 소리로 2분간 말을 하는 과정을 거친 다음 마스크 외부와 마스크 내부 농도를 비교하는 식이죠. 이렇게 얻은 누설률 값이 기준치 이하여야 하는데, KF995% 미만, KF9411% 미만, KF8025% 미만의 값이 나와야 합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누설률이 지나치게 높은 것 같지만, 여기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림5. 마스크 등급과 누설률
그림5. 마스크 등급과 누설률

 

사람은 호흡할 때 들숨(흡기)과 날숨(배기)을 정확히 같은 시간 동안 하지 않습니다. 들이마시는 호흡을 1초간 한다면, 내쉬는 호흡에는 약 1.2초가 걸리죠. 그래서 누설률 공식에 나오는 시간 항(흡기 시간과 호기 시간을 더한 값을 흡기 시간으로 나눈 값)은 대략 2.2에 가까운 값을 가지게 됩니다. 실제로 마스크 내부와 외부 사이의 농도 차이는 누설률 값의 절반 정도인 셈인 거죠. 실제로 미국 등의 국가에서 사용하는 Total Inward Leakage(TIL)이라는 수치는 국내에서 사용하는 누설률 공식에서 시간 부분을 빼고 농도 수치만을 놓고 계산해 구합니다. 마네킹을 사용한 것이긴 하지만 해외의 연구에 따르면 N95 마스크도 TIL이 평균적으로 2.89%로 나오니 KF99와 큰 차이는 없는 셈이죠.

정리해보겠습니다. 마스크는 분진포집효율 안면부 흡기저항 누설률이 주된 성능 지표이고, 분진포집효율이 높을수록 이론적으로 미세먼지와 비말을 걸러주는 필터 성능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착용하는 경우에는 이론치와 차이가 발생하게 되며, 이를 누설률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필터 성능이 좋은 마스크일수록 숨 쉬기가 어려워지는 흡기저항 정도가 점점 커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마스크의 국가별 기준은 어떻게 다른 걸까?

앞서 마스크의 성능평가에 관한 내용을 토대로 국가별 주요 마스크를 비교해봤습니다. 표에서 알 수 있듯, 국내의 KF 마스크는 안면부 흡기저항은 물론 누설률-TIL 측면에서도 다른 나라에서 사용되는 마스크에 비해 성능이 훨씬 뛰어납니다. 분진포집효율 기준과 누설률 기준은 유럽의 FFP 마스크에서 그대로 가져왔고, 안면부호흡기저항 기준은 일본의 산업용 마스크를 참고했지만 오직 이름 붙이는 체계만 미국의 의료용 마스크 체계에서 따왔을 뿐입니다. 후발주자로서 각국의 좋은 점을 잘 모방해서 가져온 셈이죠. 초기에는 기준이 달라 혼란이 있었지만, 식약처에서 수입 "보건용 마스크" 신속 허가 방안을 통해 N95KN95도 품질기준을 그대로 인정하여 빠르게 수입할 수 있도록 조치한 바 있습니다.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저런 마스크를 사용해도 무리는 없다는 것이죠.

그림6. 국가간 마스크 비교.
그림6. 국가간 마스크 비교.

 

그런데 보건용 마스크의 평가기준에서 벗어나는 것이 있습니다. 흔히 덴탈마스크라고 불리는 수술용 마스크인데, 덴탈 마스크는 특별히 감염 위험 차단을 위해 혹은 미세먼지 차단과 같은 특수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서 명확한 기준이 없습니다. 분진포집비율이건, 누설률이건, 안면부 흡기저항이건 해당 시험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는 거죠.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덴탈 마스크는 내부에서 미세한 분진을 포집해주는 특수필터가 포함되지 않아,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를 차단하는 데는 효과를 주지 못합니다. 다만, 치과 시술 시 발생하는 엄청난 비말 혹은 수술실에서 발생하는 혈액 비말 같은 것을 차단하기 위해 외부에 방수 코팅이 되어있고 부직포가 3겹 정도로 겹쳐져 있을 뿐이죠. 비말을 막는 것에는 나름의 효과가 있단 건데, 감염 차단도 효과가 있을까요?

앞서 소개했던 란셋(Lancet)에 실린 연구에는 이를 비교한 항목도 있습니다. 수술용 마스크(덴탈 마스크) 역시 실제로 감염을 차단하는 명확한 효과가 있었지만, N95와 비교한 경우 N95의 감염 차단 효과가 약 9배가량 높았습니다. 맨 얼굴로 다니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만, N95에 준하는 보건용 마스크에 비교할 바는 아닌 셈입니다. 천으로 된 마스크는 보통 1겹으로 이루어진데다, 방수 코팅도 없으니 이보다 효과가 떨어질 것으로 추정됩니다.

 

4. 마스크 재사용은 가능할까?

마스크 품귀 현상이 한창이던 시기, 어렵게 구한 마스크를 재사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오래 사용 시 감염 위험이 있다는 정보는 알려져 있던 상태라, 다양한 소독 방식이 동원됐죠. 일부는 마스크에 소독용 에탄올을 뿌리는 방식으로, 일부는 찜통에서 뜨거운 증기로 찌는 소독 방식으로, 일부는 자외선 소독기나 고온살균장치 같은 고가의 장비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보건용 마스크의 핵심은 멜트블로운 필터(Meltblown filter, MB filter)라고 불리는 필터층입니다. 언론 기사에서는 MB 필터라는 약칭으로 많이 등장하는데,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은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이라 불리는 고분자 합성 단위체를 멜트블로운(Meltblown)이라는 방식을 이용해서 거미줄이 수백, 수천 겹 중첩된 형태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작은 미세입자가 한 개의 구멍을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다음 겹에서는 폴리프로필렌 섬유에 부딪혀서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만약 통과하더라도 다음 층을, 그리고 다음 층을, 그다음 층까지 모두 기적적으로 통과하긴 어렵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필터인 거죠.

그런데 이런 방식의 필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거미줄의 구멍이 작고 촘촘할수록 먼지를 걸러내는 것에는 효과적이지만, 그만큼 숨을 쉬기도 어려워지거든요. 마스크 성능평가 부분에서 언급했던 안면부 흡기저항이 엄청나게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N95 마스크들이 안면부 흡기저항이 큰 것은 폴리프로필렌 방식이 아닌 일반 유리섬유로 만든 일반 HEPA 필터를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촘촘하고 작은 구멍으로 이물질의 유입을 잘 막으면서도 숨쉬기가 쉬워지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게 바로 정전기를 입히는 신기술을 도입한 MB 필터가 그렇게 품귀현상을 빚었던 이유입니다. 정전기를 하전시킨 MB필터는 그 두 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할 수 있었거든요.

플라스틱으로 된 빗으로 머리를 빗다 보면, 빗에 머리카락이 달라붙어 올라오는 것을 경험해보신 분들이 계실 겁니다. 빗에 정전기가 하전(전기를 띄게 되는 것)되어 머리카락과 빗 사이에 전기적인 인력이 발생하게 되었기 때문이죠.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에서 착안하여, 마스크 필터에도 정전기를 입힌다면 구멍을 더 좁히지 않고도 먼지를 더 잘 거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고 실제로 그런 결과물을 내놨습니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KF마스크에는 대부분 정전기가 함유된 MB필터가 들어있고, 그 덕분에 미세한 먼지들이 정전기를 띈 필터 표면에 들러붙어 더 잘 흡착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 KF 마스크가 안면부 흡기저항이 낮은 이유죠. 그런데 여기도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으니, 바로 열과 습기입니다.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김주연 교수(섬유 고분자공학 박사) 연구실이 최근에 이 주제와 밀접하게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MB필터에 발생시켜둔 정전기가 과연 얼마나 지속되는지, 그리고 환경의 변화에 따라 그 시간이 얼마나 바뀌는지를 연구한 것이죠.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PP 재질의 MB필터의 경우 120이상의 고온에서는 정전기의 61.2%를 상실했고, 90% 이상의 습도에서는 정전기의 12%를 상실했습니다. 고온 소독기나 스팀 소독기에 넣으면 애써 만든 MB필터가 정전기를 상실해서 망가지게 되는 겁니다. 아예 정전기를 모두 제거한 경우에는 정전기가 있는 경우에 비해 많게는 80% 가까이 필터여과력이 감소하였으니 그냥 수술용 마스크를 쓰는 것과 비슷한 상태로 만들어버린 것이죠.

 

그림7. 마스크 재사용 연구 발췌
그림7. 마스크 재사용 연구 발췌

 

자외선 소독은 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자외선은 그 자체가 강렬한 에너지라, 자외선과 반응하면 필터가 가진 전하가 소실되며 물 역시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연구에서 필터의 정전기를 완벽히 제거하는 방법으로 사용한 것이 에탄올을 처리하는 것이었으니, 막연히 소독되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알코올을 붓는 것도 안 될 일입니다. 재사용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란거죠.

 

5. 나에게 맞는 마스크는 어떤 것?

긴 글을 잘 따라오셨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질병관리본부는 일차적으로 보건용 마스크(KF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강력히 권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성능평가 부분에서 확인하셨듯, 비말은 초미세먼지보다도 크기가 커 KF94KF80으로도 충분히 걸러지므로 숨쉬기가 곤란한데도 억지로 KF99 착용을 고집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또한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KF 마스크의 누설률데이터는 실제 누설률 계산 공식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아서 벌어진 헤프닝에 가까워 국내에서 구하기도 힘든 N95 마스크를 찾아다닐 필요도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KN95 마스크도 중국산(?)이라는 불필요한 불신을 갖지 마시고, 국내에서 생산되는 보건용 마스크가 부족하면 충분히 대용품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덴탈 마스크는 어떨까요? 우선적으로는 KF 마스크를 착용하되, 수술용 마스크(덴탈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충분히 감염차단 효과가 증명되었으니 필요한 분들은 덴탈 마스크를 착용하시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사람 밀도가 높거나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공간에 장기간 머무른다면 보건용 마스크가 더 바람직하겠습니다. 한국과 같이 상시적으로 발열체크를 하는 곳이라면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기도 하거니와, 마스크를 지속적으로 장시간 착용하는 환경에서는 착용 편의성도 무시하기가 힘들거든요. 이런 관점에서 최근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미나 교수가 대한의학회지에 기고한 내용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비말 차단 효과나 편의성을 고려하면, 보건용 마스크보다도 수술용 마스크를 상시적으로 착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지긋지긋한 코로나 종식을 위해서는 마스크의 종류보다 나와 이웃의 안전을 위해 어떤 형태의 마스크든 꼭 착용하고, 손씻기와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자세가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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