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팩트체크] 이번 장마로 4대강 사업 효과 인증?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0.08.17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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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장마에 4대강 지역 피해가 크지 않아 4대강의 홍수 예방능력이 드러났다. 4대강 사업 안 했으면 피해가 더 컸을 거다”, “일본 기상청 예보가 한국 기상청 예보보다 더 정확하다” 지난 주 온라인에서 관심을 모은 주장입니다. 지난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크 관련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1. 이번 장마로 ‘4대강 사업’ 효과 입증됐다?

정치권에서 이번 장마로 4대강 사업의 홍수 피해 방지 효과가 입증됐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JTBCKBS경남에서 팩트체킹했습니다.

JTBC 방송화면 갈무리
JTBC 방송화면 갈무리

먼저 일부 보의 수문을 열어놓기로 한 것 때문에 홍수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은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댐은 집중호우 같은 상황에서 많은 양의 물을 가둬 홍수를 조절하지만 보는 물을 가둬둘 능력이 없습니다. 물이 많을 때 만약 보 수문을 안 열면 물을 찰랑찰랑하게 그냥 흘러가게 하는 게 최대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홍수 때는 수문을 완전히 열어서 물을 빨리 흘려보내는 게 보 운영의 원칙입니다.

보의 홍수조절 기능이 없다는 건 4대강 계획 때부터 알려진 내용입니다. 2009년에 이명박 정부의 4대강 마스터플랜에도 ‘홍수 시에 보 수문을 조작해서 문제없도록 운영하겠다’고 나와 있습니다.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무총리 산하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 보고서에도 홍수를 막는 능력은 보 덕분이 아니라 원래 계획했던 대로 강바닥을 준설한 효과라고 나와 있습니다. 2018년 감사원 조사 결과도 보 설치가 치수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돼 있습니다.

홍수 때는 보를 못 여는 돌발 상황이 생기는 게 문제이지 보 수문을 열거나 없애서 홍수가 났다는 주장은 애초에 성립하지 않습니다.

또, 야당에서는 ‘4대강 지역에 피해가 크지 않아 4대강의 홍수 예방능력이 드러났다. 4대강 사업 안 했으면 피해가 더 컸을 거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4대강 홍수예방 효과 주장의 근거는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물그릇 키우기 효과입니다. ‘강 본류 바닥의 흙을 파내는 준설을 하면 강 수위가 낮아지고 그러면 그 강으로 흘러드는 지류 하천 수위도 낮아져서 전체적으로 홍수를 막는다’는 주장입니다.

2018년 감사원 조사 결과를 보면, 연세대 산학협력단 연구 결과 본류 수위가 일부 지류의 수위를 낮추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각 유역별로 11%에서 36% 정도였습니다.

이처럼 이론적으로 관계가 없지는 않지만 4대강 지류나 지천에서 홍수 피해가 나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특히 이번처럼 피해가 크거나 이례적으로 비가 많이 온 실제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것은 아닙니다.

또 같은 감사원 조사보고서에서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4대강 사업에 따른 홍수 예방 편익을 0이라고 결론냈는데, 아직 홍수 피해 예방효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후 조건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증적인 사례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2. 한국 날씨, 일본 예보가 더 정확하다?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 일본의 한국 기상 예보가 한국의 기상청보다 더 정확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SBS에서 확인했습니다.

SBS 방송화면 갈무리
SBS 방송화면 갈무리

한국 각 도시의 주간 날씨를 예보하고 있는 일본 기상협회 홈페이지와 한국 기상청의 중기예보를 강수 맞힘률(POD)이라는 지표로 비교했습니다.

강수 맞힘률은 예보 정확도를 판단할 때 흔히 사용하는 지표로, 실제로 눈이나 비가 내리는 것을 맞힌 비율을 말합니다.

눈이나 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오는 1, 2월과 6, 7월 넉 달간 일본 기상협회의 강수 맞힘률은 62%, 한국 기상청은 54%로 일본 쪽이 더 높았습니다. 가장 최근인 7월만 봐도 87% 대 73%로 역시 일본 쪽이 더 높았습니다. 10번 중 1번꼴로 일본 쪽이 서울 날씨를 더 많이 맞힌 셈입니다.

기상 예보 정확도는 관측 자료 품질이나 예보관의 역량보다는 예보 모델 성능에 좀 더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중기예보 정확도는 예보 모델의 성능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 때문에 기상 전문가들은 일본 쪽 강수 맞힘률이 높은 것은 일본 쪽 예보 모델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3. 경찰 버스에 끼여 시민 사망 ‘가짜뉴스’ 나돌아

한 유튜브 채널에서 ‘지난 15알 광화문 집회 참가자가 경찰 버스에 끼어서 사망했다’고 보도해 논란이 됐습니다. JTBCTV조선에서 확인했습니다.

TV조선 방송화면 갈무리
TV조선 방송화면 갈무리

광화문 집회 연관 검색어에 사망, 압사란 단어가 나오고 집회를 다룬 뉴스 댓글에선 이와 관련한 뉴스가 보도되지 않는다며 언론 통제란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급기야 한 유튜브 채널은 경찰 진압 과정에서 참가자가 사망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집회에 참가한 한 남성이 경찰 버스 사이를 지나가던 중 버스가 갑자기 움직여 차 사이에 끼였다’는 내용입니다.

이후 심각한 부상 추정이라고 수위를 낮췄지만, SNS에는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이 퍼졌습니다. 하지만 심각한 부상이라는 내용도 사실과 달랐습니다.

경찰 측은 “집회 참가자인 A씨가 차벽 사이를 통과하려다 몸이 끼어 병원 검사를 받았는데 바로 퇴원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블랙박스 확인 결과 경찰 버스가 움직이지 않은 것에 A씨도 동의했다”며 과잉 진압 주장도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습니다.

버스를 10cm 간격으로 주차를 해 놓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사이를 지나갈 수도 없고 또 집회가 한창일 땐 버스가 움직일 일이 없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이날 집회에서 경찰에 폭력을 휘두르거나 해산 명령에 불응한 30명은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4. ‘대한민국 환경단체 사망’제목의 태양과 패널 사진은 어디?

산의 대부분이 태양광 패널로 뒤덮여 있는 사진이 “대한민국 환경단체 사망”이라는 제목으로 장·노년층 카톡방에 공유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에서 확인했습니다.

해당 사진을 보면 산등성이부터 산꼭대기까지 태양광 패널이 뒤덮고 있습니다. 임야를 뒤덮은 태양광 패널들이 장마 중 속출한 산사태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해당 사진은 2017년 2월 13일 중국 신화통신에서 찍은 보도 사진으로 패널이 설치된 곳은 한국이 아니라 중국 허베이성 칭룽만족 자치현입니다. 사진설명을 보면 “2016년 말까지 허베이성은 1281만㎾를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채울 계획”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산림청에 따르면 8월 11일까지 전국에서 일어난 1482건의 산사태 중 산지 태양광시설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12건으로, 장마 기간 발생 산사태의 0.8%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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