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연구] '확진자 추적·격리' K-방역 우수성, 논문으로 확인됐다

  • 기자명 배현정 기자
  • 기사승인 2020.09.10 12:4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9년말 코로나19 환자가 중국에서 처음 확인된 뒤 바이러스는 전 세계로 확산됐다. 9월 10일 현재 전 세계 확진자는 약 2760만명, 사망자는 89만명, 치명률은 3.22%를 기록중이다. 한국에서도 2만1천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각국 연구진은 확보된 코로나19 데이터로 의미있는 연구를 매일 생산하고 있다. 뉴스톱은 국내에는 크게 소개가 안됐지만 유의미한 연구를 모아서 주제별로 소개한다.

 

① 확진자 추적 격리로 감염재생산수 46% 감소 가능 

감염재생산수(Rt·감염재생산지수라고 불리기도 한다)를 계산하는 수학적 모델(deterministic branching model)논문을 통해 발표됐다. 감염재생산수는 한 명의 감염자가 전염시킬 수 있는 사람의 수다. 감염재생산수가 2라는 의미는 감염자 한 명이 두 명을 감염시킨다는 의미다. 감염재생산수가 1 이상이면 해당 커뮤니티에서 감염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1> 수학적 모델 모형으로, 접촉자를 추적하는 경로다.

이 논문에서는 수학적 모델을 통해 감염재생산수를 줄이는 방법을 발견했다. 경로를 추적하는 방법은 <그림1>을 보면 알 수 있다. 우선,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 중 증상 여부에 따라 집단을 나눈다. 이후 무증상자와 유증상자 중 감염자로 발견된 여부에 따라 또 집단이 구분된다. 그 집단에서 새로운 감염자를 발견하면, 경로를 처음 방식과 동일하게 추적한다. 감연자와 밀접 접촉하지 않은 사람의 경로를 추적해 감염자를 발견하기도 한다.

이 모델을 통해 접촉자라고 인지하지 못한 사람과 무증상자를 발견할 수 있다. 경로를 추적해 접촉자를 찾고 그 접촉자의 경로를 다시 추적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n차 감염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감염재생산수가 감소할 수 있다는 말이다. 논문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이 방식은 한국 방역당국이 추적하는 방식과 거의 동일하다. 한국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나오면 역학조사를 통해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한 뒤, 확진자와 직접 접촉한 '밀접 접촉자',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단순 접촉자를 분류한다. 이후 밀접 접촉자는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2주간 자가격리를 시키고, 단순접촉자는 검사결과가 나올때까지 자가격리를 시켜 감염병 확산을 막고 있다.  디테일에선 약간 차이가 있지만 이 논문의 모델은 사실상 K방역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문은 발견된 감염자와 격리 효과에 따른 감염 재생산수도 계산했다. 모델을 활용해 감염자를 많이 발견할수록 감염 재생산수가 얼만큼 낮아질지를 예상하기 위해서다. 격리 효과는 30%, 60%, 90%로 설정했다. 연구 결과, 격리 효과를 높이고 감염자를 많이 발견할수록, 감염 재생산수가 확실히 낮아졌다. 감염자 발견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발견된 증상자와 감염 재생산수 감소 관계를 증명한 표

연구자는 코로나19 진단검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역 사회에 n차 전파를 막기 위해서 자발적인 검사와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자는 논문을 통해 개인이 즉각적으로 검사를 받는 등 스스로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에서 제시한 수학적 모델도 같은 맥락이다. 감염 경로를 추적하는 모델을 활용하면, 감염자나 접촉자라고 자각하지 못한 사람이 검사를 받고, 격리할 수 있다. 드러나지 않은 감염자를 발견해 n차 감염을 줄일 수 있는 것을 연구자가 기대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경로 추적을 통해 무증상과 유증상 감염자를 식별하고, 격리 효과까지 밝혀낸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결과적으로 K-방역의 우수성을 증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식 추적 격리 시스템이 작동하고, 역학조사관이 과부하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확진자가 유지된다면, 한국은 전면 봉쇄를 하지 않고도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확진자 수를 줄일 수 있음이 수학적으로 증명됐다는데 의미가 있다. 

 

 감염치사율, 남성이 여성보다 최대 2배 높다

남성이 여성보다 코로나19 IFR(감염치사율)이 높다는 사실이 87논문을 통해 발표됐다. 이 연구는 스페인의 혈청학적 자료를 활용해 IFR을 계산했다. 무증상 사망자도 집계돼 비교적 정확하게 계산된 IFR이다. 연구 결과부터 말하면, 80세 이상 남성의 감염치사율이 여성보다 2배 정도 높았다.

연구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혈청학적 자료를 사용했다. 연구자는 코로나19 IFR을 추정하기 위해 혈청학적 자료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는 코로나19 특성상, 무증상 감염자가 있기 때문이다. 무증상 감염자는 임상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사망을 해도 코로나19 사망자에 집계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그런데 혈청학적 조사 자료를 사용하면, 무증상 감염자를 발견할 수 있다. 혈청 내 항원이나 항체를 검출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혈청학적 조사 자료를 사용해 IFR을 추정하면 무증상 사망자도 코로나19 사망자에 집계할 수 있다. 더 정확한 IFR을 계산할 수 있는 것이다

 

SARS-CoV-2 infection fatality risk in a nationwide seroepidemiological study 그래프. 감염치사율에 있어서 50살까지는 남여 차이가 거의 없으나  이후에는 급격하게 남성의 치사율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
SARS-CoV-2 infection fatality risk in a nationwide seroepidemiological study 그래프. 감염치사율에 있어서 50살까지는 남여 차이가 거의 없으나 이후에는 급격하게 남성의 치사율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

이 연구는 과잉 사망자의 감염치사율도 계산했다. 하루 평균 사망자수보다 훨씬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을 때 과잉 사망이라고 말한다. 과잉사망 IFR을 계산하면 발견되지 못한 코로나19 IFR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추정하는 코로나19 IFR 값은 0.83%~1.07%였다. 주목할 점은 80세 이상 사람의 IFR이다. 80세 이상 남성 중 코로나19 IFR11.6%였고, 과잉 사망 IFR16.4%였다. 여성의 IFR4.6%에서 6.5%였다. 80세 이상 남성의 감염치사율이 여성보다 2배가량 높은 것이다. 이 연구는 스페인 혈청학적 자료를 사용했기에, 모든 국가의 코로나19 IFR에 일반화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③성인보다 5세 미만 유아가 바이러스 배출량 더 많아

5세 미만 아동의 바이러스 배출량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세 미만 아동의 바이러스 배출량이 성인보다 10배에서 100가량 높았다. 상부쪽 기도에서 많은 양의 바이러스성 핵산이 발견된 것이다. 바이러스성 핵산은 숙주 세포에 주입돼 바이러스 세포를 생산할 수 있는 단백질을 만들도록 지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다고 해서 감염전파력이 높다고 일반화할 수 없다.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최재욱 고려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감염전파력은 바이러스 전이 정도나 종류, 환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복합적으로 달라진다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등 위생을 준수하는지 여부에 따라 감염전파력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5세 미만 아동은 누군가의 도움으로 개인 위생을 지킬 수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아동의 위생 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