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9억원 신인 장재영은 성공할 수 있을까?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0.10.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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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 출신의 투수 장재영이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금 9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06년 한기주(KIA 타이거즈)의 10억원에 이어 KBO리그 신인 계약금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키움 구단의 큰 기대치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188cm, 92kg의 우수한 신체조건을 지닌 장재영은 덕수고 1학년 때부터 시속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뿌려 미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모을 정도로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그동안 고액계약 신인 선수의 성공사례가 많지 않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역대 KBO 고액 계약 신인 선수들과 그들의 입단 후 성적을 확인했습니다.

SBS 방송화면 갈무리
SBS 방송화면 갈무리

1999년 당시 아마추어 최고의 강타자였던 강혁 선수가 두산베어즈에 입단하며 받은 5억원이 야수로는 현재까지 최고의 계약금액입니다.

입단 계약금으로 5억원 이상을 받은 선수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강혁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20명 모두 투수입니다.

2020년 시즌에도 KBO 현역으로 뛰고 있는 윤호솔(NC-한화), 안우진(키움) 선수와 이번 시즌부터 미국 메이저리그로 무대를 옮긴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선수, 내년시즌부터 선보일 장재영 선수를 제외하고 나머지 16명의 프로야구 통산 성적을 살펴보면 의외로 성공사례가 많지 않습니다.

KBO 리그의 각종 기록에 세이버메트릭스(야구에 사회과학의 게임 이론과 통계학적 방법론을 적극 도입하여 좀 더 학문적이고 깊이 있는 접근을 시도하는 방법론)을 전문적으로 도입한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통산 WAR(Wins Above Replacement;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20이 넘는 선수는 김진우, 문동환, 손민한 3명뿐입니다. WAR 수치를 10까지 늘려도 임선동, 조용준 선수 정도가 포함될 뿐입니다.

5억원 이상의 계약금 규모를 감안하면 약 20명 가운데 3~5명 정도가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문동환, 손민한, 김광현 선수가 5억원의 계약금을 받을 것을 감안하면, 5억원이 넘는 초고액 계약의 경우 성공사례는 더욱 적어집니다.

이처럼 기대에 비해 성공사례가 적은 이유는 대부분 고교시절의 잦은 등판으로 인한 혹사 후유증이 꼽히고 있습니다. 고교야구에서 에이스 투수의 혹사는 이전부터 존재했습니다. 많은 등판 이닝뿐만 아니라 고교 야구대회 특성상 연투와 한 경기에서 많은 투구 수를 기록하는 일이 흔했습니다.

한기주 선수는 고교 통산 149와 2/3이닝을, 윤호솔 선수는 185이닝, 김진우 선수도 194와 2/3이닝을 던졌습니다. 2007년 서울고 에이스로 활약한 이형종 선수(LG)는 5월 대통령배야구대회에서 5경기 26⅓이닝 동안 470개의 공을 던졌습니다. 그 후유증으로 프로입단 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다가 현재는 타자로 전향해 활약하고 있습니다.

고교투수 혹사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던 2006년에는 정영일 선수가 중심이었습니다. 정영일 선수는 1년간 2000개(1920개)에 이르는 투구수를 기록한 뒤 미국 LA 에인절스에 입단했습니다. 이후 마이너리그에서 맴돌다 2016년 SK에 입단해 현재 KBO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SBS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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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당시 민주노동당 소속의 故 노회찬 의원은 고교야구 투수들의 혹사 논란과 관련, ‘범죄행위’나 마찬가지라며 강하게 비판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여론은 2018년 유소년 야구에서 투구 수 제한이라는 제도를 이끌어냈고, 장재영 선수의 경우 고교 3년간 투구 수 제한을 받은 첫 번째 사례에 해당합니다. 

장재영 선수의 고교 통산 투구 이닝은 53이닝인데, 2학년 때는 부상으로 3학년인 올해는 코로나19로 많은 공을 던지지 못했습니다. 이 덕분에 이전 고액계약 신인선수들보다 오히려 부상의 위험이 적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앞으로 국내 프로야구 무대에서의 활약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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