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파우치 박사가 트럼프의 방역을 칭찬했다?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0.10.12 13: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선거 캠프가 또 다시 구설에 올랐다. 최근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트럼프 TV 홍보 영상에 등장해 "나는 누구도 이것보다 더 할 수 있으리라고 상상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이 발언을 두고 발언자 본인과 선거 캠프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핵심은 파우치 소장이 코로나 19 퇴치와 관련해 실제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했는지 여부이다. 뉴스톱이 팩트체크 했다.

지난 3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FOX뉴스에 출연해 "나는 누구도 이것보다 더 할 수 있으리라고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FOX뉴스에 출연해 "나는 누구도 이것보다 더 할 수 있으리라고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는 이 문장만 발췌해 선거 홍보 영상에 실었다.

◈파우치 발언이 맞나? - 사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선거캠프가 인용한 파우치 소장의 발언은 지난 3월 삶, 자유 그리고 레빈(Life, Liberty & Levin)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언급한 내용이다. 

트럼프 캠프의 새 캠페인 광고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퇴원한 5일 직후 나왔다. 미시간주에서 방영되는 30초짜리 광고로, 파우치 소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높게 평가한 것처럼 구성됐다.

광고에선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됐다. 우리는 함께 대처하기 위해 일어섰다"는 대사가 흘러 나온다. 이때 "나는 대응 팀의 많은 사람 중 한 명이며, 매일 백악관으로 가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누구도 이보다 더 많은 일을 하리라고 상상할 수 없다"는 파우치 소장의 인터뷰 영상이 등장한다. 마치 파우치 소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운 것으로 읽힌다.

 

◈전체 맥락과 부합하나? - 절반의 사실

파우치 소장은 이 선거홍보 동영상이 공개된 이후 CNN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발언이 본인의 허락 없이 맥락과도 다르게 인용됐다며 반발했다. 

그는 "공화당 선거 광고에 인용된 내 발언은 몇 달 전 연방 공중보건 공무원들의 노력에 대해 광범위하게 한 말을 맥락에 맞지 않게 가져다 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50년 가까이 공직생활을 하면서 어떠한 선거 후보도 공개적으로 지지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팀 머토프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이와 관련, "파우치 소장 자신이 전국에 방송된 TV 인터뷰에 출연해 한 말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을 칭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파우치 소장은 아무런 사전 양해 없이 자신의 발언 일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홍보전에 사용되는 것에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와 관련돼 미국 내에서 가장 신뢰받는 인물 중 하나로 꼽혔다. 하지만 경제 재개에 더 우선 순위를 두며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 대립을 빚은 끝에 5월 이후로는 의사 결정과정에서 배제되다시피 했다.

지난 9일 파우치 소장은 미국CBS 인터뷰에서 지난달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 지명식이 슈퍼전파 이벤트가 됐다고 지적하는 등 대립각을 세웠다. 

11일에는 ABC방송이 파우치 소장을 인터뷰하려 했지만 백악관이 막았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파우치 소장은 공중 보건 담당 연방 공무원의 노력을 치하한 것일 뿐이며 자신의 허락도 없이 맥락과 다르게 인용됐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해당 발언이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을 칭찬한 것이고 전국 방송을 통해 공개된 발언인 만큼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논란을 통해 확실해 지는 것은 트럼프에 대한 파우치의 불신 또는 서운함이 매우 크다는 뜻이다.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미국 내에서 국민적인 지지를 받았던 인사인 파우치 소장마저 트럼프에 등을 돌리는 형국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수세에 몰린 트럼프의 다음 수순이 주목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