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핼러윈 방역'에 사용된 용산구청의 소독차 효과 있다?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0.10.3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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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데이(10월31일)를 앞두고 서울 이태원 지역에 방역 비상이 걸렸다. 클럽 등지에서 이벤트를 즐기려고 몰려드는 젊은이들이 붐비며 또다른 집단감염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다. 관할 용산구청은 각종 대책을 내놓으며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런데 방역에 일명 방구차로 불리는 소독차가 등장했다. 정말 효과가 있을까.

①소독차가 코로나19 막는다? - 사실 아님

출처: 뉴스1 홈페이지 캡처
출처: 뉴스1 홈페이지 캡처

 

뉴스1은 핼러윈 데이를 맞은 주요 유흥가의 감염 위험을 짚어보는 <핼러윈 D-1 '공포의 불금'…가면 대신 'KF80 마스크' 꼭>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에 첨부된 사진은 용산구청이 이태원 세계음식거리를 방역 소독하고 있는 장면이다.

방역 담당자들은 초미립자살포기로 소독약을 길거리에 뿌리고 있다. 방역 소독차도 동원돼 길거리에 뿌연 기체를 뿌린다. 모두 하나마나한 일이다. 질병관리청은 길거리에 소독약을 뿌리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바이러스를 잡는 효과도 없을 뿐더러 인체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이다.  

질병청의 코로나19 방역 소독 지침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 집단시설·다중이용시설 소독 안내(제3-4판)>을 살펴보자. 오히려 보행로 등 야외 공간의 무분별한 소독제 살포를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출처:질병관리청
출처:질병관리청

 

② 왜 자꾸 뿌리나?  "밀집 막으려고"

뉴스톱은 코로나19 국내 발병 이후 총선 국면에서 약통을 메고 길거리로 쏟아져 나갔던 정치인들의 행태를 고발하는 <[팩트체크] 길거리 소독, 효과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기사를 보도했다.

이후 뉴스톱은 연속 기획보도 <K-방역의 그늘>을 통해 지자체의 무분별한 코로나19 방역 소독 실태를 보도했다. 방역당국의 권고와는 달리 효과도 없고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길거리 소독에 매달리는 지자체들의 실태를 파헤쳤다. 이후 지자체들의 방역소독 방법은 점차적으로 개선돼 이전처럼 뿌리는 길거리 소독 일색에서 탈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독약을 헝겊에 적셔 이용객들의 손이 닿는 곳을 집중적으로 닦는 방법이 확산됐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용산구의 소독차 동원은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을만 하다. 용산구보건소 관계자는 <뉴스톱>이 길거리 소독을 진행한 이유를 묻자 대답을 회피하며 홍보담당관실로 떠넘겼다. 이후 용산구 홍보담당관실은 "핼러윈 데이를 맞아 밀집도가 높아질 것을 우려하는 상황이라 홍보효과를 높이기 위해 소독차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길거리 소독을 자제하라는 질병청의 권고에 대해서는 "알고는 있지만 그것보다는 당장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출처: 용산구청 블로그
출처: 용산구청 블로그

 


방역은 과학이다. 행정은 주민들의 신뢰에 기반한다. 발등의 불이 급하다고 해서 효과도 없고 건강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길거리 소독에 매달리는 용산구청의 방역 소독 행정에 찬성하기 어렵다. 방역당국은 일선 지자체의 방역 소독 행정에 대한 지도감독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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