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팩트체크] 미국대선에서도 나타난 '부정선거 가짜뉴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0.11.09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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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선방하고 있는 나라가 맞을까?

이번 미국 대선은 사상 최대의 부정선거일까요?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친일 성향일까요? 한국은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선방하고 있는 나라가 맞을까요?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크 관련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연합뉴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연합뉴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1. 미 대선은 사상 최대 부정선거? 미국 언론들의 팩트체크 결과는?

제46대 미국 대통령선거의 승패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선거와 관련된 가짜뉴스가 빠르게 퍼졌습니다. 대부분의 현지 언론들은 검증되지 않은 허위 주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연합뉴스국민일보 등이 보도했습니다.

① 위스콘신 투표용지가 유권자 수보다 많다?

공화당 지지자인 소셜미디어 전문가 마이클 쿠드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주요 경합주 중 하나인 위스콘신에서 나온 투표지가 등록된 유권자 수보다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위스콘신주의 등록 유권자는 312만9000명인데 표는 323만9920장이 나왔다며, 이번 대선에서 ‘부정선거가 일어났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당 글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져나갔습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의 확인 결과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위스콘신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등록 유권자는 368만4726명이고 개표된 투표지는 330만장 가량이었습니다. 선관위는 ‘부정선거라는 증거는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② 트럼프 “선거종료 후 투표 성행”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일인 지난 3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크게 이겼다”면서 “민주당이 선거를 훔치려고 한다. 투표 시간이 종료된 뒤 투표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CNN방송은 “마감 이후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투표 마감 이후 개표를 하는 것”이라며 “그 누구도 표를 훔치려 한 적이 없으며 부정 선거라는 증거도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많은 경합주에서 이기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표 버리기’가 행해져 자신의 우위가 사라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CNN은 이 같은 행위의 증거가 어디서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대선일 이후 트럼프가 말한 거의 모든 것이 틀렸다”고 꼬집었습니다.

③ 민주당이 부정선거 조직을 운영했다?

조지아주 사업가이자 연방 하원의원 당선자인 마조리 테일러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평소 극우 음모론 단체의 주장을 신봉해온 그는 민주당이 ‘사상 최대 부정선거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며 선거 사기 작전을 꾸몄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글과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와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 등이 공유하며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그러나 이 영상은 바이든 후보가 지난달 24일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진행한 질의응답 내용을 악의적으로 짜깁기해 만들어낸 가짜 정보로 드러났습니다.

④ 민주당도 개표 소송 동의?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새벽에 한 백악관 연설의 상당 부분도 사실이 아닙니다. 영국 BBC방송은 핵심 경합주의 개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성급하게 승리를 선언하고 근거 없는 주장을 제기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개표는 중대한 사기”라며 “민주당도 법정으로 가자고 했다”고 말했는데 이 부분 역시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BBC는 “바이든은 선거운동 기간 대선 이후 법정 싸움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2. 바이든은 '친일(親日)' 인사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 대해 ‘친일’ 성향이라는 주장이 국내 일부 네티즌에 의해 제기됐습니다. 바이든의 과거 행적을 통해, 한일 문제에서 일본에 좀 더 치우친 ‘친일 인사’ 또는 일본 지도급 인사들의 ‘역사 수정주의’ 언행을 용납하는 인사로 볼 수 있을지 연합뉴스에서 확인했습니다.

연합뉴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연합뉴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상원의원 시절 외교위원장을 지내고, 2009∼2017년 미국 부통령으로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뒷받침한 바이든은 아시아 외교에서 미일동맹을 중시한 것은 사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그러나 역사인식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 국면에서 일방적으로 한쪽 편을 들지는 않았으며, 양국 사이에서 중재 행보에 치중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중국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내건 ‘아시아 중시 외교’ 기조에 맞춰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는 데 애를 썼고, 그 공조에 악재인 한일관계 균열을 봉합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바이든은 한일 갈등이 심상치 않던 2013년 12월 3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총리와의 회동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일본의 “협력과 관계 개선이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이 발언에 바이든의 한·일 외교 기조가 내포돼 있다는 분석입니다.

부통령 시절 바이든은 일본, 특히 아베 당시 일본 총리에 대해 강온 양면을 보여줬습니다. 2013년 12월 아베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했을 때 미국 정부의 강한 비판 표명을 주도했으며, 사전에 아베에게 야스쿠니 참배를 하지 말기를 촉구하는 의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아베가 2013년 12월 26일 야스쿠니를 참배하자 바이든은 오바마 행정부 안에서 대일 비판의 선봉에 섰습니다.

반면 부통령으로서 상원의장을 겸하던 2015년 4월 아베 당시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데 동의했고, 연설 내용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했습니다. 당시 야스쿠니 참배 문제 등으로 ‘역사 수정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아베가 양원 합동 연설 무대에 설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상원의장인 바이든이 연설에 반대하지 않았기에 연설은 성사됐습니다. 또한 아베가 2차 세계대전에 대한 ‘통절한 반성’(deep remorse)을 표명한 데 대해, 바이든은 “책임이 일본 측에 있다는 것을 매우 명확히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중국 견제를 위한 미일동맹을 중시하면서도, 일본의 핵무장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2016년 8월 15일, 일본의 핵보유를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 발언을 비판하며 “일본은 우리가 만든 헌법(일본 평화헌법)에 따라 핵보유국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트럼프는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외교전문가들도 “바이든이 다른 미국 지도자들과 비교해 특별히 친일적이라고 볼 근거는 없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3. 코로나 방역, 한국이 가장 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가장 선방하는 나라가 되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 방송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정직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보다 대만, 태국 등의 국가들이 코로나19 방역에 더 성공적이라 설명했습니다. 파이낸셜뉴스에서 확인했습니다.

WHO에서 매일 제공하는 전세계 코로나19 현황(WHO-COVID-19-global-data)에 따르면, 11월 4일 기준으로 69개국에서 한국보다 확진자 수가 적었고 74개국에서 확진자가 0명이었습니다. 다만 일부 국가는 정확한 확진자 수를 제공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고, 인구 규모와 대외 교류 규모의 차이를 고려할 때 동등하게 비교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조 의원이 주장한 것처럼 대만, 뉴질랜드, 태국, 베트남은 한국보다 확진자가 월등히 적었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6월과 9월에 발간한 ‘세계경제 포커스’ 보고서에서 대만과 뉴질랜드, 태국 등 초기 방역에 성공한 나라들의 요인과 경제 현황을 분석했는데, 모두 강력한 입국 제한 정책을 주요한 방역 성공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한국은 OECD에 가입한 37개국을 기준으로 비교할 때 확진자 수가 적은 편에 속합니다. 최근 일주일 한국에서의 확진자 수는 37개국 중 평균 5번째로 적었습니다. 질병관리청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0월 3일 기준 ‘인구 10만명 당 확진자 수’는 OECD 37개국 중 한국이 뉴질랜드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대응에서는 외신과 국제기구의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유엔(UN)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발간한 2020지속가능개발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코로나 초기대응에서 OECD 국가들 중 가장 우수했습니다. 보고서는 초기 방역 과정에서 선진국의 공중보건 취약점이 드러난 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9월 미 월스트리트 저널은 한국의 중앙 집중 통제방식과 소통 등을 높이 평가했고 전문가들이 자주 경고하는 것과 치료를 무상으로 제공한 것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또 국민의 경계심과 마스크 착용과 같은 거리두기 동참도 중요한 요소로 주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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