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육아휴직 사용률 대기업-공공행정이 1위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0.12.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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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새로운 통계를 개발해 선보였다. 바로 육아휴직통계이다. 통계청은 최근 9년 사이 육아휴직 사용자가 2배 이상 늘었고 남성 육아휴직자는 9배 이상 크게 늘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뉴스톱이 분석해봤다.

출처: 통계청
출처: 통계청

◈저출산, 일·가정 양립 정책의 기초자료

통계청은 육아휴직통계에 대해 "육아휴직통계는 저출산 대응 관련 정책 및 일·가정 양립 정책 수립‧평가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금년에 새롭게 개발한 국가승인통계"라고 설명한다.

통계청의 관련 보도자료는 육아휴직 정책에 관한 자료를 나열하면서 과거와 비교해 수치적 증가를 제시하고 있다. 보도자료 첫머리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 2019년에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대상으로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은 전년 대비 4.5%(6912명) 증가한 15만 9153명으로 9년 전인 2010년과 비교하면 약 2.2배 수준임.
  • 육아휴직자 15만 9153명 중 부(父)가 19.9%, 모(母)가 80.1%임. 특히, 부(父)의 육아휴직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로 2010년 대비 16.1배 수준으로 증가하였으며, 모(母)는 2010년 대비 1.8배 수준으로 증가함
출처: 통계청
출처: 통계청

◈갓난아기 '엄빠'들은 육아휴직 얼마나 냈을까?

육아휴직자 수(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는 2010년에 비해 늘었고 남성 육아휴직자도 늘어났다. 그럼 우리나라는 육아휴직을 쓰기 쉬운 나라일까?

2019년 태어난 아이는 30만2676명이다. 이 아이들의 엄마 중 육아휴직을 쓸 수 있었던 사람은 3분의 1 수준인 10만1957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20만명은 직장 생활을 하지 않거나 사회생활은 하더라도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10만명 중 실제로 육아휴직을 낸 엄마는 6만4851명이다. 바꿔 말하면 직장맘인 갓난아기 엄마 3만7056명은 육아휴직을 쓰지 않았거나 쓰지 못했다는 뜻이다.

아빠들은 어떨까? 2019년 아기가 태어난 아빠 가운데 21만7144명이 육아휴직 사용대상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육아휴직을 낸 사람은 4012명에 그쳤다. 

 

출처: 통계청
출처: 통계청

◈대기업, 공공행정이 1위

2019년 태어난 아이의 엄마가 소속된 기업체 규모별로 육아휴직 사용률을 살펴보면, 종사자 규모 300명 이상인 기업이 76.1%로 가장 높고, 종사자 규모가 4명 이하인 기업이 25.1%로 가장 낮았다. 아빠의 경우 종사자 규모 300명 이상인 기업은 육아휴직 사용률이 2.9%를, 종사자 규모가 4명 이하인 기업은 0.6%를 기록했다.

2019년 태어난 아이의 엄마가 종사하는 산업분야에서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공공행정이 79.7%로 가장 높고, 정보통신업(73.8%), 사업시설·지원업(71.7%), 금융·보험업(70.0%), 운수업(69.9%) 등의 순서였다. 아빠의 경우는 공공행정(4.6%)이 가장 높고, 정보통신업(2.3%), 사업시설·지원업 (2.2%), 전문·과학·기술업(2.1%), 교육서비스업(2.0%) 등의 순이었다.

 

◈아이 만8세 될 때까지 육아휴직 쓰는 '엄빠'는?

2010년 태어난 아이가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인 만 8세가 될 때까지 육아휴직을 한 부모 수는 출생아 100명당 19.6명이다. 이 시기 아이를 낳은 엄마 8만3830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했고 아빠는 8301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아이가 만 0세 때 육아휴직을 한 부모는 59.6%로 가장 많고, 다음은 만 6세(8.4%), 만 7세 (5.8%) 등의 순서였다. 

엄마는 약 70%가 자녀가 만 1세 이하일 때 육아휴직을 하고, 그 후 자녀 취학 시기인 만 6세(7.8%), 만 7세(4.6%)일 때 육아휴직을 많이 썼다. 아빠는 19.1%가 자녀가 만 1세 이하일 때 육아휴직을 하고 자녀 취학 시기인 만 7세(20.3%), 만 8세(15.4%), 만 6세(15.3%) 때 육아휴직을 많이 했던 걸로 나타났다.

출처: 통계청
출처: 통계청

통계청이 소개한 OECD 육아휴직 통계다. 대부분 나라들이 아이 100명당 육아휴직자가 100명이 넘는다. 우리나라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22.8명 수준이다.

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육아휴직은 멀게만 느껴진다. 육휴 신청할 때는 회사와 동료의 눈치가 보이고, 육휴를 끝내고 돌아와서 불이익을 받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즐거움보다 집값 걱정, 보육 걱정, 교육 걱정이 더 큰 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축복과 즐거움이 되고, 모두가 양육의 책임을 나눠질 때에야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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