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 때 자살은 노무현 한명? 홍준표 또 '거짓말'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18.12.2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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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유튜브에 ‘TV홍카콜라’ 채널을 개설하며, 본격적인 유튜버 활동을 시작했다. 홍 전 대표는 18일 TV홍카콜라 채널에 ‘홍준표의 뉴스콕’이라는 제목으로 6개의 영상을 공개하며, 북한 관련, 문재인 대통령 체코 방문, 전기료 이슈 등을 다뤘다. 이 가운데 ‘故이재수 중장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라는 영상에서, “노무현 정권에 자살한 분이 많았다. 결국 가서는 본인도 자살을 했다. 그런데 MB정권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한분이다”라고 말했다.  정말 사회적 저명 인사 중 자살한 사람이 노무현 전 대통령 한 명인지, 홍 전 대표의 해당 발언에 대해 팩트체킹했다.

 

유튜브 <TV 홍카콜라> 화면 캡처

<뉴스톱>은 지난 2월 15일 「‘이명박때 자살당한 사람들’ 확인해보니」라는 기사를 통해 ‘이명박정부 때 의문사’ 루머에 대해 팩트체크한 바 있다. 일부 거짓도 나왔지만 상당수는 진실로 나온 바 있다.

김태성 씨모텍 대표, 김병일 전 서울시 대변인 자살 사건

2011년 3월 6일 코스닥 상장사인 씨모텍의 김태성 대표가 사망했다. 김 대표는 전날 저녁 자살을 시도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을 거두었다. 2007년 11월 상장한 씨모텍은 무선모뎀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시키는 등 유망 무선 데이터카드 모뎀 제조업체로 관심을 받아왔고 2010년 1306억 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44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담당 회계법인이 회사의 투자 및 자금 관리 취약으로 자금거래의 실질을 확인할 수 없다며 의견거절을 내 코스닥 퇴출 위기에 몰린 상황이었다.

씨모텍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의 사위 전모씨가 등장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인 전씨는 당시 바이오디젤 사업을 벌이다 실패한 직후였는데, 2009년 10월 기업 인수 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된 ‘나무이쿼티’의 대표이사로 영입되고 나무이쿼티는 전씨 영입 8일만에 씨모텍의 최대주주가 된다. 그러나 나무이쿼티의 씨모텍 인수과정도 석연치 않았고 인수 후 경영도 문제가 많았다. 잡음이 일자 전씨는 씨모텍 부사장 자리와 나무이쿼티 이사직도 그만두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당시 대변인을 맡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법무행정분과위 전문위원을 맡았던 김병일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 2012년 6월 25일 홍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병일 전 사무처장은 19대 총선을 한달 여 앞둔 2012년 3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정우택 새누리당 후보의 ‘성추문 의혹’을 제기했다. 정 의원 측은 4월 수사를 의뢰했고, 김 전 사무처장은 혐의를 부인하며 2차 소환에 불응한 뒤 홍콩으로 출국해 돌아오지 않았다. 자살인지 심장마비로 숨진 것인지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고, 여러 언론이 의혹을 제기했다.

이 두 사건은 모두 이명박 정부시기에 일어난 일이다.

 

'로비 리스트' 남긴 성완종 전 의원 박근혜 때 자살 

홍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들어 자살한 이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노회찬 전 의원, 변창훈 검사, 정치호 변호사를 언급했다. 이 가운데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은 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당시 기무사는 정권에 불리한 세월호 정국을 탈피하기 위해 실종자 수색 포기와 세월호의 인양포기가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하에 유가족이나 실종자 가족을 설득·압박하기 위한 수단을 확보하기 위하여 유가족에 대한 첩보를 조직적으로 수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회찬 전 의원은 ‘드루킹’ 김동원 씨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가 특검 수사 중 불거져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하지만 드루킹 수사는 문재인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홍 전 대표가 속했던 자유한국당이 주도한 것이다. 변창훈 검사는 지난해 11월,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의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혐의로 구속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서초동 사무실 건물 4층에서 투신해 심정지로 숨을 거뒀다. 정치호 변호사는 변창훈 검사와 함께 수사를 받던 중 앞서 같은 해 10월 집을 나와 실종된 뒤, 강원 춘천에서 스스로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다. 변 검사와 정 변호사는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의 수사와 재판에 대비해 국정원이 꾸린 이른바 ‘현안 태스크포스(TF)’에 소속돼 있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 TF는 검찰수사에 대비해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팀을 가짜 사무실로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다.

홍 전 대표는 단순하게 ‘자살 시점’을 기준으로 삼으면서 흔히 ‘이명박근혜정부’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연속성을 가진 두 보수 정권을 분리해서 비교했다. 홍 전 대표가 두 정부의 연속성을 무시하고 굳이 이명박 정부 시기만 비교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근혜 정부 때 정치적 자살사건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로비리스트를 남기고 자살한 성완종 전 의원 사건이다. 2015년 4월 9일 자원외교 비리 관련 조사 대상이자 새누리당 19대 국회의원이었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하며 로비 리스트를 남겨 큰 파장을 일으켰다.

‘성완종 리스트’에는 김기춘, 허태열, 이병기 등 전·현직 대통령 비서실장과 당시 이완구 총리, 유정복 인천시장, 홍문종 의원, 부산시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 유력정치인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그러나 검찰은 부실수사 논란 끝에 2015년 7월 2일,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불구속기소하는 것으로 관련 수사를 마무리했다.

출처 : 보건복지부 <자살예방국가행동계획>

이명박 정부 시기 '자살공화국' 오명

지난 1월 정부가 내놓은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에 따르면, 한국은 2016년 기준으로 연간 1만 3092명, 하루 평균 36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며, 2003년부터 줄곧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리투아니아가 OECD에 가입하며 2016~2017년 순위가 바뀌어 리투아니아가 1위, 한국이 2위를 기록했다)

출처 : 위키백과

그리고 2003년부터 2017년까지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한 때는 2009~2011년으로 하루 평균 42~43명, 10만 명당 자살자수 31명을 기록했다. 모두 이명박 정부 시기다. 이런 객관적 지표는 언급하지 않고 본인이 필요한 부분만 쏙 빼내서 왜곡하는 방식은 전형적인 홍준표식 궤변이다.

홍 전 대표의 발언은 정확하지도 않고 비교시기도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의 유튜브 발언들에 대해 여당과 야당 모두 “무분별한 의혹 제기, 검증 안된 의혹”이라며 입을 모아 비판했다. 대표적인 보수언론으로 꼽히는 중앙일보도 ‘홍준표의 막말 방송 시작…한국당, 지지율 가라앉힐까 부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하지만 홍 전 대표의 ‘TV홍카콜라’는 하루 만에 구독자 4만여 명을 돌파하며, 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의 구독자 수(3만4000여명)와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의 구독자 수(1만7000여명)을 넘어섰다. 내용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대중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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