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딸기 꼭지 칼로 따지 말아야 한다?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1.01.1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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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쭈욱~ 칼로 딸 것임!

조선일보 자회사 헬스조선은 9일 <딸기 꼭지… 손으로 떼세요? 칼로 떼세요?>기사를 발행했다. 핵심은 딸기 꼭지 근처에 영양소가 가장 많으니 칼로 흰부분을 떼지 말고 초록색 꼭지만 손으로 떼어내라는 것이다. 이 매체는 무슨 근거로 이런 기사를 내보냈을까? 뉴스톱이 팩트체크했다.

출처: 옹진군청 홈페이지. 공공누리 3유형
출처: 옹진군청 홈페이지. 공공누리 3유형

 

◈헬스조선 "딸기 꼭지 근처에 영양분 가장 많아"

헬스조선 기사부터 살펴보자. 딸기 꼭지에 영양분이 가장 많으니 칼로 흰 부분을 도려내지 말고 꼭지만 떼어내라고 알려준다. 인터넷에 게재된 기사에는 아무런 근거도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헬스조선 홈페이지에는 작은 글씨로 참고서적=<그 조리법, 영양소의 90%를 버리고 있어요!> 라고 적었다.

츨처: 헬스조선 홈페이지
츨처: 헬스조선 홈페이지

 

 손질할 때 꼭지 떼는 방법에 주의해야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딸기 열매는 줄기에서 양분을 받아 꼭지 근처에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가장 많이 모여 있다. 따라서 칼로 꼭지 주위 흰 부분을 도려내게 되면 영양소가 대폭 줄어들기 때문에 손으로 꼭지를 떼는 것이 효과적이다.(헬스조선, 2021.01.09)

◈자사가 출판한 책이 근거

 

헬스조선 출판브랜드 '비타북스'가 출간한 [그 조리법, 영양소의 90%를 버리고 있어요!] 해당 부분
헬스조선 출판브랜드 '비타북스'가 출간한 [그 조리법, 영양소의 90%를 버리고 있어요!] 해당 부분

뉴스톱은 해당 서적을 찾아봤다. 헬스조선의 출판 브랜드인 비타북스에서 펴낸 책이다. 일본의 대학병원 영양부에서 펴냈다고 하는 번역서이다. 영양분 손실없이 음식을 조리하는 법을 알려준다. 25만부나 팔린 베스트셀러란다. 하지만 그냥 믿기에는 뭔가 찜찜함이 남는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근거없음"

뉴스톱은 해당 기사의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팩트체크를 의뢰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농촌진흥청 소속의 국립 채소 연구기관이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최수현 연구사는 "딸기는 과실 끝 부분부터 착색 및 성숙이 이루어집니다. 과실이 하얀 성숙단계보다 빨갛게 착색되는 성숙단계에서 안토시아닌(pelargonidin-3-glucoside 등), 탄수화물(포도당, 자당 등), 유기산(구연산, 말산 등), 비타민(아스코르브산 등) 등의 영양소 함량이 증가합니다. 따라서 꼭지 근처의 하얀 과육에 영양소가 더 많다는 근거는 찾기가 어렵습니다"라고 답변했다.

비타민 등 딸기의 영양소는 빨갛게 익을수록 함량이 증가한다. 줄기를 따라 수분과 양분이 공급되기는 하겠지만 과육의 숙성도에 따라 영양분의 함량이 결정된다는 뜻이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2013년 발표한 <딸기 품종의 성숙도, 저장온도 및 저장기간에 따른 과실 품질과 항산화 활성 변화> 논문에 따르면  수확직후 50% 착색된 ‘대왕’과 ‘설향’ 품종 딸기의 안토시아닌 함량은 100% 착색된 과실의 33%와 42% 수준이었다. 줄기와 가까운 흰 부분의 영양분이 풍부하다고 볼 근거가 없는 것이다.


헬스조선은 자사가 발행한 번역서를 근거로 "딸기 꼭지 부분에 영양분이 많으니 칼로 흰 부분을 잘라내지 말고 손으로 비틀어 꼭지를 따야 영양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뉴스톱 검증 결과 이는 거짓이다. 딸기는 과실 끝 부분부터 빨갛게 익으며, 빨갛게 익는 성숙단계에서 안토시아닌, 당분, 유기산, 비타민 등 영양소 함량이 증가한다. 꼭지에 가깝다고 양분이 많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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