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팩트체크] 젊은 여성들이 백신 이상반응 더 많다?

  • 기자명 뉴스톱
  • 기사승인 2021.03.22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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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고 젊을수록 면역 반응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은 젊을수록, 여성일수록 더 많이 나타난다”, “백신 접종 거부 캠페인 포스터가 있다”, “애틀랜타 총격범이 SNS에 중국 혐오글을 썼다.” 지난 주 화제와 논란의 주장들입니다.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크 관련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1. 백신 이상반응 여성들이 더 많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18일 만에 누적 6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접종이 진행되는 만큼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 사례도 늘어나는 가운데, 연령별·성별 이상반응 발생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주경제에서 확인했습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이상반응이 나타났다고 신고한 사례는 여성과 20대 사이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7~13일 한 주간 백신을 맞은 26만9047명 중 1.77%인 4757명이 이상반응 의심 사례를 신고했습니다. 성별로는 여성이 2.1%로 남성(1%)보다 높게 나타났고, 연령대별로는 △20대 3.6% △30대 1.7% △40대 1.2% △50대 0.8% △60대 0.5% 등 젊을수록 높게 나타났습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이상반응 신고율이 높은 이유는 임신할 수 있는 여성의 생물학적 특성에서 기인한 면역성의 차이 때문입니다.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선천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면역성이 높은데, 면역성이 높을수록 신체가 백신에 대한 면역 반응을 강하게 나타냅니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여성이 생물학적으로 타고나기를 면역성이 남성보다 더 강하다”며 “백신이라는 이물질에 대해 몸이 반응하는 데 있어서 면역성이 강하면 강할수록 면역 반응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발열, 통증 등의 증상은 엄밀히 따지면 이상반응이 아니라 면역 형성 과정으로서의 반응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이상반응이 더 잘 나타나는 이유는 젊을수록 신체가 건강하고 면역성이 높은데, 이로 인해 고령층보다 면역 반응이 강하게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접종자가 맞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사용된 ‘아데노 바이러스’에 대한 노출 빈도가 젊을수록 적은 것도 요인 중 하나입니다.

설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침팬지 감기 바이러스의 일종인 아데노 바이러스를 사용해 만들어졌다”며, “사람들 중에선 기존에 바이러스에 노출이 많이 돼, 이와 비슷한 아데노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반응이 나타나긴 하지만 이미 반응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과민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그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병력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면역 반응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해서 백신의 안전성 문제와 연관되지는 않습니다. 면역 반응이 강할수록 체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더 강하게 생성된다는 의미입니다.

 

2. ‘백신 접종 거부’ 캠페인 포스터가 있다?

일부 의료진이 ‘백신 접종 거부 캠페인’을 벌인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채널A에서 확인했습니다.

채널A 방송화면 갈무리
채널A 방송화면 갈무리

온라인에서 공유되는 이미지에는 마스크를 쓴 의료진으로 보이는 사람 옆에 “나는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을 거다. 코로나19 백신 위험을 목격하고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백신 거부 캠페인을 지원하는 스위스의 의료 단체라며 로고도 보입니다. SNS에는 이 포스터가 한국어뿐 아니라 프랑스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있습니다.

스위스 보건 당국 홈페이지를 보면, 상단의 노란색 디자인, 사진과 텍스트 위치까지 상당히 유사합니다. 하지만 진짜 포스터는 “백신 접종, 받을 것”이라며 오히려 접종을 독려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문제의 포스터 속 기관명을 자세히 따져보면 스위스 백신 보호 연맹이라는 단체인데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고 캠페인을 지원한다는 의사 단체의 로고도 코로나19와 전혀 관련 없는 한 시리얼 회사 로고였습니다.

포스터 속 의료진 사진도 이미지 판매 사이트에서 발견되었고 회사 로고와 사진을 짜깁기해 만든 거였습니다.

스위스 연방 공중보건국은 “캠페인 이미지 도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며 조작된 이미지가 실제 캠페인 주제와 반대되는 내용을 전파하고 있다. 이런 접근 방식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3. 애틀랜타 총격범, SNS에 ‘중국 혐오글’ 썼다?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범행 동기가 아시아계를 노린 증오범죄라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총격범이 소셜미디어에 중국에 대한 혐오를 쏟아낸 글을 썼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JTBC에서 확인했습니다.

JTBC 방송화면 갈무리
JTBC 방송화면 갈무리

근거는 총격범이 쓴 페이스북 글이라고 돌았던 사진입니다. “미국인 50만 명을 죽인 것은 21세기에 세계를 지배하려는 중국의 계획”이라거나 “우리 시대의 최대 악인 중국에 맞서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은 조작된 겁니다. 여기저기 조작된 흔적이 보입니다. 특히 좋아요 버튼 부분에서 잘려진 부분이 보이거나 간격이 좁거나 하는 식으로 짜깁기한 티가 납니다. 페이스북 관계자가 직접 공개적으로 이 글은 가짜이고 삭제 중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온라인에 남은 총격범의 흔적만으론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 따져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총격범이 중국에 대한 혐오 글을 썼다는 잘못된 보도가 이어지고 있어 바로잡긴 했지만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여전히 큽니다.

총격범은 성적인 정신질환 때문이지 증오범죄는 아니라고 부인하는 걸로 전해졌지만,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한 목적일 수 있습니다.

총격사건이 일어난 애틀랜타, 조지아주에는 지난해 증오범죄 처벌법이 만들어졌습니다. 인종이나 피부색, 출신 국가 때문에 피해자를 표적으로 삼은 범죄자를 더 무겁게 처벌하는 것입니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47개 주에 이런 법이 있습니다.

 

4. ‘설탕세’ 도입은 세원확충용?

설탕(당류)이 들어간 음료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건강부담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설탕세 도입’ 법안을 둘러싸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국민건강을 앞세우지만 코로나19로 부족해진 세원을 확보하겠다는 목적 아니냐”, “소비가 줄어들기는커녕 당류가 들어간 음료 가격만 올릴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연합뉴스에서 확인했습니다.

건강부담금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한 경비로 사용하기 위해 국민이나 주민에게 강제로 거두는 세금과는 구별되는 개념입니다. 세금은 국가나 지자체가 다양한 명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반면, 건강부담금은 국민건강증진법에 의해 설치된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만 사용됩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관리하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은 건강생활 지원사업이나 국민영양관리사업, 공공보건의료 및 건강증진 시설·장비 확충 등 국민건강증진법 25조에 규정된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건강부담금이 부과되면 당류 첨가 음료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소비자 입장에서는 ‘준조세’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건강부담금 부과시 음료 가격 인상도 불가피해 보입니다. 당류 함량에 따라 100ℓ당 최소 1천원에서 최대 2만8천원까지의 부담금이 부과됩니다.

반면 개정안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설탕세는 이미 여러 국가에서 도입하는 등 세계적 추세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더 이상 도입을 미룰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노르웨이 등 일부 유럽국가 등에서만 시행되던 설탕세는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유럽을 넘어 다른 대륙의 국가들로 전파된 상태입니다.

WHO는 2016년 보고서에서 “설탕의 과다 섭취가 비만, 당뇨병 등의 주요 원인이며 건강한 식품 및 음료의 소비를 목표로 세금과 보조금 등의 재정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 바 있습니다.

노르웨이와 헝가리, 핀란드, 프랑스, 멕시코, 칠레 등 이미 설탕세를 도입해 시행 중인 나라들에 이어 2017년 태국과 미국 필라델피아시, 2018년 영국, 아일랜드,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2019년 말레이시아, 2020년 이탈리아 등에서 차례로 설탕세를 도입했으며, 캐나다와 대만 등도 설탕세 도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2019년 1월 발간한 ‘2018 비만백서’에 따르면 한국 성인 36.6%가 비만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의료비와 생산성 저하비용 등 비만에 따른 사회적 손실도 2018년 한 해 동안 총 11조4천679억 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설탕세를 도입한 국가의 일부 음료 제조기업들은 당류 첨가 음료의 판매를 줄이고, 대신 인공감미료 등이 들어간 대체 음료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국가에서는 음료 제조기업들이 설탕세가 도입되지 않은 국가로 제조시설을 옮기는 등의 부작용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또 유럽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설탕세가 도입되지 않은 이웃 국가로 넘어가 당류 첨가 음료를 구매하는 현상도 보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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