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당 오태양 "다양성이 서울의 경쟁력...'소수자 포용' 시장 되겠다"

  • 기자명 이승우 기자
  • 기사승인 2021.03.2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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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7일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총 12명의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양강 구도가 확립되었지만,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는 목소리도 뜨거웠다. <뉴스톱>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소수정당ㆍ무소속 서울시장 후보를 차례로 인터뷰한다

① 무소속 신지예 "민주·국힘 모두 적폐...이제는 '과거 대 미래'"

② 미래당 오태양 "다양성이 서울의 경쟁력...'소수자 포용' 시장 되겠다"

③ 기본소득당 신지혜 "서울시민에게 연 80만원 기본소득 줄 수 있다"

④ 국가혁명당 허경영 "나는 정치인 아니다. 서울엔 행정시장 필요"

⑤ 진보당 송명숙 "강남 해체 필요...탄소 감축 위해 테헤란로 2차선으로"

민생당 이수봉 "문제는 보수-진보가 아니다. '기득권 카르텔'을 부숴야 한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하루 전인 3월 24일, 교대역에 위치한 미래당 당사에서 서울시장 후보 8번 미래당 오태양 후보(45)를 만났다. 그는 지난 2001년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하고 병역법 위반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출소 후 청년당, 새로운 백년을 여는 청년포럼 등을 거치면서 평화운동, 청년운동에 매진했다. 제21대 총선에서는 '광진구 을'에 출마해 고민정, 오세훈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해 주목을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첫 양심적 병역거부자 서울시장"을 천명했다. <뉴스톱>과의 인터뷰에서 소수자도 당당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게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호 8번 미래당 오태양 후보가 뉴스톱과 인터뷰 하고 있다.
기호 8번 미래당 오태양 후보가 뉴스톱과 인터뷰 하고 있다.

 

◈ 소수자도 당당히 살아가는 서울을 위해

-오태양 하면 양심적 병역거부가 먼저 떠오릅니다. 양심적 병역거부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양심적 병역거부 시위 이후 줄곧 소수자의 삶을 살았습니다. 20년간 20여 개 단체에 매진하며 소수자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는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사회로부터 철저히 거부당하는 소수자임을 강조했다. 한국 사회에서 군대를 나오지 않은 남성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낙인이 굉장히 심하다는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가 서울시장 후보라는 정체성과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요.

"습관적으로 폭력에 노출된 소수자를 대변하는 '오태양'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소수자는 다양성이고 다양성은 경쟁력입니다. 메가시티로서 서울의 경쟁력은 다양성의 어울림이 되어야 합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변희수' 하사의 죽음, 안철수 후보의 퀴어 축제 발언 등을 언급하며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반복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수자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는 소수자' 서울시장 후보가 되겠다는 것도 비슷한 맥락인가요.

"이기는 소수자 역시 다양성을 포용하는 서울과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입니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다양성을 포용하는 것으로 생각해요. 20년전 양심적 병역거부자 오태양은 매국노, 이단아, 배신자라는 낙인과 악플에 시달렸습니다. 지금은 대체복무제가 시행중입니다. 받아들여지기까지 20년이 걸린 겁니다. 지금도 차별금지법이 14년째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위해 정치인이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어떤 선거로 규정하나요.

"소수자의 보일 권리를 위한 정치 투쟁입니다. 정치 심판은 거대 양당의 정치적 프레임일 뿐이죠.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 부정 발언이 계속되고 있어요. 소수자도 당당한 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서울을 만들고 싶습니다."

기호 8번 오태양 미래당 후보가 뉴스톱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기호 8번 오태양 미래당 후보가 뉴스톱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나눠도 괜찮아, 누려도 괜찮아

-서울을 10개 청으로 나누겠다는 공약을 내 거셨습니다. 이들 청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열 손가락 협치 청장 서울을 꿈꾸는 모델입니다. 열 손가락은 자유롭지만 하나로 연결되어 있죠."

그는 준 국가 수준의 도시인 서울을 시장 한 명이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서울시는 실패한 시장들 모두 독점적 권력에서 비롯되었으며, 권력을 자치 분권 형식으로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장은 중앙정부와의 교섭, 다른 지방자치제나 세계적 도시와의 교류 협력 등 외치에 집중하고, 내치는 10명의 청장이 운영하는 구조 개편입니다."

 

-대통령에 내각에 장관을 임명하는 것처럼 서울시도 '내각청장'을 두겠다는 의미인가요.

"맞습니다. 지방자치제도가 개선되려면 서울부터 분권을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10개 청중 '한류평화청'이 눈에 띕니다. 한류, 평화와 서울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한류를 세계적으로 만들고 평화를 서울시 성장의 계기로 삼자는 것입니다. 한류 컨텐츠와 평화적 지향이 함께 어우러져서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고, 청년들에게 성장의 원동력을 줄 것이라 기대해요."

 

-2032 서울평양올림픽 공약도 한류 평화의 일환인가요. 젊은 세대는 통일에 큰 관심이 없다는 인식이 강한데, 왜 이런 공약을 넣으셨나요.

"평화는 가장 중요한 기본권입니다. 우리가 후손에게 남겨줘야 할 유산은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서울과 한국을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정치는 청년들에게 멀어지는 방식으로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해왔죠."

그는 20대 시절 보았던 두만강을 회상했다. 분단이 청년의 상상을 검열하고 제한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물리적 국경선이 아니라 정신적 철조망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앞으로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책임 국가가 되어야 합니다. 정신적 철조망을 걷어내고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상징이 바로 '2032 서울평양올림픽'이죠." 

 

-모든 공약 이름에 '괜찮아'가 붙습니다. 무슨 의미가 있나요.

"잠시 우울해도 괜찮다, 누려도 괜찮다는 '위안'과 '권리'의 의미입니다. 현재 시민과 청년들이 많이 지쳐있다고 생각해요. 눈치를 보고 당연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죠. 기본소득은 특혜가 아니며, 세금을 내는 시민으로 마땅히 누릴 수 있는 권리입니다. 집 한 채 갖는 것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특혜가 아니죠."

 

-그렇게 다 퍼주면 '망국적 포퓰리즘'으로 망하는 것 아닌가요.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의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도둑놈이 많다.'는 말에 전적으로 지지해요. 허투루 쓰는 세금을 잘 조절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정부가 세금을 걷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운용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100원을 받으면 1,000원을 만들어 수익금인 900원을 국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호 8번 미래당 오태양 서울시장 후보가 뉴스톱 김준일 대표와 인터뷰 하고 있다.
기호 8번 미래당 오태양 서울시장 후보가 뉴스톱 김준일 대표와 인터뷰 하고 있다.

 

◈ 불평등의 도시에 다양성을 울리며

-지난 총선 때 미래당은 더불어시민당과 손을 잡았으면 한 석이라도 확보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습니다. 현실정치 적응력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요.

"거대 위성정당은 국민을 기만하는 불법적 정당입니다. 때로는 현실적 타협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은 좋은 가치를 갖는 것을 오래 기억할 거예요. 지금은 정도를 걷겠습니다."

차기 총선에서도 비례위성정당이 나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그는 다가오는 제22대 총선 때는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선거법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수 정치 세력에게 기초 의회가 마련되어 여성 등 소수자의 목소리가 울리는 정치 공간이 열리길 희망했다.

 

-공약을 보니 기본소득, 자치, 분권 등 다른 소수 정당과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떠오르는군요. 차라리 연대해서 출마한 게 낫지 않았을까요.

"알 수 없습니다. (웃음) 오히려 한국 진보 정치의 미래가 만들어지고 있는 하나의 징표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진보 후보가 다양한 진보 의제를 가지고 나오는 것이 좋죠. 하나의 목소리로 만들면 좋겠지만,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는 젊은 진보세력이 각개약진하다가 결정적일 때 힘을 합칠 수 있다고 봤다. 이번 서울시장선거가 진보의 다양한 아젠다를 분출할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거대 정당이라는 '메인 디쉬'보다 맛있는 '사이드 메뉴'가 즐비해지고 있다는 것에 비유하며, 다른 소수 정당 후보와 협력적 경쟁관계가 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지난해 광진 을에 출마해 고민정, 오세훈에 이어 3위를 하셨죠.

"3위라고 표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웃음)"

 

-오세훈 후보와는 연달아 붙게 되었네요. 오세훈 후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오세훈 후보는 명백하게 실패한 전직 시장이죠.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고, 성 소수자 차별 발언을 일삼는 사람이에요. 시민 여러분들께서 오 후보가 전광훈 목사 집회에도 나갔던 정치인임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국민의힘은 아직 국정농단에 대해 반성도 없고, 사과도 없습니다."

그는 국민의힘이 '이빨을 숨기는 하이에나 같은 정당'이라고 말했다. 국정농단에 책임이 있는 절대다수가 국민의힘에 잔류하고 있고, 오세훈이 서울시장이 되면 발톱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박영선 후보에 대해서도 평가를 하자면

"공산(空山) 같은 공약입니다. 수직 정원 도시는 서민들의 삶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어요. 이런 정책은 교통대란, 물가 상승이 동반될 뿐입니다."

 

-예상 득표율은 얼마인가요. 허경영 후보가 강력하던데, 3위 할 수 있을까요.

"(손가락으로 3을 표시하며) 3위 하겠습니다. (웃음) 허경영 후보의 '연애수당'은 지지합니다. 하지만, 저는 연애수당보다 더 포괄적인 '마음껏 3년 청년 기본소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당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은데, 이번 선거에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서울은 편리하고 풍요롭지만 불평등한 도시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요. 그렇기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소수자, 여성, 청년의 목소리가 서울시정에 반영되도록 해야 합니다.

 

-오태양이 꿈꾸는 서울시, 그리고 정치는?

"시민을 닮은 무지개 서울을 꿈꿉니다. 모든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도 당당한 서울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반려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묵묵히 개척해왔던 정치 비전을 서울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오태양 후보 약력

-19751026일 출생 (45)

-서울신자초등학교, 광양중학교, 광양고등학교 졸업

-서울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94학번 입학 / 북한 어린이 식량, 의약품 지원활동 (100만인 서명운동, 모금운동) 참여

-200112, 양심적 병역거부 선언

-2004826, 헌법재판소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결정

-2004830,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병역법 위반으로 징역 16개월의 형 선고 (20051130, 만기 출소)

-2012, 청년당 사무총장

-2013, 새로운 백년을 여는 청년포럼 사무국장

-2019, 미래당 공동대표

-2020415,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광진구 을에 출마 (1,574, 1.4% 득표율로 낙선 / 1: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2: 미래통합당 오세훈)

 

*오태양 후보 10대 공약

1) 다양해도 괜찮아: 서울시청을 열 손가락 (10) 청장 제도로 개편

-청년청: 1기 청년청 공공정책 업그레이드 및 청년바로지금일자리프로젝트실행

-여성청: 성평등으로 가는 여성공직자 50% 비율 촉진 및 성평등특별조례제정

-청소년청: ‘서울청소년의회통한 10대 권리장전과 청소년기본조례 확대 이행

-이모작청: ‘정년없는 서울형 시니어일자리창출 및 세대공유 프로젝트 추진

-소수자청: ‘성소수자·다문화·장애인등 서울거주 소수자 시민들의 권리 증진

-행복시민청: ‘3일제-기본소득-공유공간을 기본으로 하는 서울총행복지수 도입

-균형경제청: ‘사회적 기초선생태적 한계선내의 균형경제 서울모델 개발

-협치정부청: ‘마을정부·협동조합·사회협약’ 3대 자치·분권 거버넌스의 실행

-한류평화청: ‘2032 서울평양올림픽을 목표로 !피스코리아 프로젝트실행

-탄소제로청: ‘2050 탄소제로 서울을 목표로 30년 로드맵의 설계와 프로세스

 

2) 방안빼도 괜찮아: 백년살이 기본주택 10만호 공급

3) 혼자여도 괜찮아: 반려가족조례 제정 (1, 비혼, 반려동물)

4) 걸어가도 괜찮아: 보행, 자전거, 반려길이 좋은 15분 도시

5) 공짜여도 괜찮아: 서울시립대를 서울무상공유대학화

6) 누구라도 괜찮아: 마음약방 심리치유센터를 서울 동네마다 설치

7) 실패해도 괜찮아: 천개의창직 날아라 백조(100)기금 조성

8) 멍때려도 괜찮아: 청년기본소득 마음껏 3년 예산 도입

9) 탄소제로 괜찮아: 서울형 기본소득 탄소세 시행

10) 함께해도 괜찮아: 2032 서울평양올림픽 ! 피스코리아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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