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오세훈이 만든 동대문 DDP에 매년 300억 지원?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1.04.0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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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시장 재직 당시 건립을 추진했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두고 “추진할 때는 욕먹었지만, 서울의 명소가 되었다.”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자, 민주당에서 ‘적자를 줄이기 위해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매년 300억 원의 서울시 돈이 들어간다’고 반박했습니다. 매년 300억원의 서울시 돈이 들어가는지 <뉴스톱>에서 확인했습니다.

 

뉴욕타임즈 홈페이지 갈무리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갈무리

국민의힘 "서울의 명소" vs 민주당 "매년 300억 원 지원"

서울시 동대문에 위치한 DDP는 전시장 및 쇼핑몰이 있는 복합 문화공간입니다.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당시 ‘디자인서울’ 계획에 따라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한 후 해당 부지에 역사문화와 디자인이 조화된 관광지 설치 계획에 따라 추진됐습니다. 2008년에 착공하여 6년만인 2014년 3월 21일 개관한 이래 각종 전시, 패션쇼, 신제품 발표회, 포럼, 콘퍼런스 등의 행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운영기관은 서울시 출연기관인 서울디자인재단입니다.

하지만 개관 초기부터 ‘전시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라는 비판이 이어지며, ‘오세훈 서울시’의 실패사례로 언급됐습니다.

오세훈 후보는 지난 2일 동묘벼룩시장 현장유세에서 자신의 재임 시절 업적으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꼽으며 “일할 때는 욕 많이 먹었다. 왜 서울운동장 야구장, 축구장을 없애느냐고”라며 “바꿔놓고 보니까 서울에 들어오는 관광객들이 한 번씩 꼭 가보는 명소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민주당은 중앙선대위 대변인 서면 브리핑 자료를 통해, “당초 서울시장이 되면 동대문 운동장을 녹지화하겠다던 오세훈 후보는 시장이 되고 난 뒤 도심재생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하겠다면서 랜드마크를 짓겠다고 계획을 바꿨습니다. 디자인 선정에서부터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예산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습니다.”, “공사비가 5천억이 들었고, 운영비만 1년에 400억 원 가까이 듭니다. 적자를 줄이기 위해 대부분은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그리고도 매년 약 300억 원의 서울시의 돈이 들어갑니다.”고 주장했습니다.

 

1년 만에 평가 달라져, DDP 자체는 수지 균형

DDP는 개관 초기 우려에 비해, 운영 1년 후 다른 평가가 나왔습니다. 서울디자인재단 통계에 따르면 개관 후 1년간 방문객은 824만 명으로 당초 목표였던 550만 명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내부 전시나 이벤트를 찾아온 유료관객은 74만 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됐지만, 2015년 <뉴욕타임즈>가 ‘2015년 꼭 가봐야 할 세계 명소 52곳’ 중 하나로 선정한 서울의 대표 명소로 소개할 정도로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재정수지도 시의 준비금이 포함되기는 했지만 213억 원 지출에, 223억 원 수입을 올려 첫해 균형을 맞췄습니다.  

서울디자인재단이 뉴스톱의 요청으로 보내온 최근 5년간 주요 운영지표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2015년부터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까지 DDP는 별도의 서울시 재정지원 없이 100% 자립을 유지했습니다. 5년간 평균 수입(임대, 대관, 주차, 기타, 이월금 등)은 186억 원, 평균 지출은 160억 원이었습니다. 방문객도 매년 12% 늘어나 2018년 이후는 연간 1100만 명이 방문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지난 해 9월 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에 보고된 <서울특별시 서울디자인재단 출연 동의안>에도 ‘DDP개관 후 현재까지 운영결과, DDP에서 1년간 벌어들이는 운영수입은 평균 150~160억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공개하고 있습니다. 즉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는 소폭이나마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민주당이 주장한 '매년 300억원 서울시 지원'은 어떻게 나온 말일까요. 김한규 박영선캠프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해당 내용은 서울디자인재단 전체 운영에 관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서울디자인재단이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있는 ‘2021년 경영목표와 예산 및 운영계획’에 따르면, 2020년 세입총괄금액(총예산)은 약 687억 원이었고, 이 가운데 출연금이 약 343억 원, DDP운영 수입은 약 157억 원이었습니다. 이밖에 대행사업수익, 위탁사업수입 등이 있습니다. 이중에서 출연금 343억원이 서울시 예산에서 나온 것입니다. 민주당이 얘기한 연 300억원이 투입된다는 주장은 이를 근거로 한 것입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세입총액(총예산)이 484억 원으로 줄었고 출연금은 203억 원, DDP 운영 수입 약 140억으로 조금씩 감소했습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DDP 시설을 기반으로 서울디자인 위크 운영 등 서울의 디자인 진흥과 디자인 문화 확산에 필요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당초 8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늘어난 공사비, 해당 장소에 대한 역사성 무시 논란, 대관 수입 외에 수익 콘텐츠 부족 등은 여전히 논란이 진행 중입니다. 

이미지 출처: DDP 홈페이지
이미지 출처: DDP 홈페이지

민주당은 "DDP에 매년 300억원이 서울시 예산에서 지원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는 DDP를 운영하는 서울디자인재단에 지난해에 약 300억원이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DDP 자체는 소폭이나마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DDP 운영이 주 업무지만 서울의 디자인 관련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입니다. DDP가 서울의 명소로 인정받기 위해선 서울디자인위크 운영 등 재단의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이같은 내용을 종합해 민주당의 매년 300억원 서울시 예산 지원은 절반의 사실로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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