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팩트체크] 코로나 자가검사키트 결과는 100% 확실할까?

  • 기자명 뉴스톱
  • 기사승인 2021.05.10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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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 백신이 여타 방식의 백신보다 훨씬 안전성이 높다’,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로 음성 나오면 안심해도 된다’, ‘선진국은 중앙정부가 메가시티 주도했다’. 지난 주 화제의 주장입니다.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크 관련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JTBC 방송화면 갈무리
JTBC 방송화면 갈무리

1. mRNA 백신이 다른 방식의 백신보다 훨씬 안전성이 높다?

최근 한 언론매체가 “mRNA 백신이 여타 방식의 백신보다 훨씬 안전성이 높다”는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하며 “mRNA 아닌 여타 방식의 국산 코로나 백신 개발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연합뉴스가 확인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은 mRNA, 바이러스 벡터(전달체), DNA, 재조합 백신 등으로 나뉩니다. 모더나·화이자가 mRNA, 아스트라제네카(AZ)·얀센이 바이러스 벡터, 노바백스가 재조합(합성항원) 백신에 해당합니다. DNA 백신으로는 미국 이노비오사 제품이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 셀리드, 진원생명과학, 제넥신, 유바이로직스 등 5개 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는데, mRNA 백신은 없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유바이오로직스가 각각 재조합 백신을, 진원생명과학과 제넥신이 각각 DNA 백신을, 셀리드가 바이러스 벡터 백신을 개발 중입니다.

현재까지 백신 접종이 대규모로 이뤄진 미국과 영국 정부 통계에서 mRNA 백신인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의 부작용 ‘신고율’이 바이러스 벡터 백신인 AZ나 얀센 백신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습니다.

영국 정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코로나 백신-옐로카드 리포팅 주간 요약’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2월 9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영국 ‘옐로카드’에 보고된 백신 부작용 의심 신고 사례는 화이자 5만2천130건, 아스트라제네카 15만3천98건, 모더나 228건입니다. 접종 건수는 1·2차 도합 화이자 1천800만도즈, 아스트라제네카 2천640만도즈, 모더나 10만도즈입니다.

미국에서는 지난 5일 기준 1·2차 도합 화이자 백신 1억3천272만여 도즈, 모더나 백신 1억814만여 도즈, 1회만 접종하는 얀센 백신 851만여 도즈 접종이 이뤄졌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운영하는 백신부작용신고시스템(VAERS·Vaccine Adverse Event Reporting System)에서 지난달 23일까지 신고된 부작용 의심사례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데. 화이자와 모더나가 각각 4만6천102건, 4만8천646건이었고, 얀센은 2만5천158건입니다.

백신 접종과 부작용 의심 사례를 집계한 기간이 일치하지 않아 두 통계를 가지고 정확한 비율을 따지는 것은 적절치 않으나, 얀센 백신에 대한 부작용 신고율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보다 대체로 더 높게 나타난 추세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통계들을 토대로 mRNA 백신이 더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영국 옐로카드, 미국 VAERS의 통계 모두 백신 접종 뒤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상 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일반인이나 의료계 종사자가 신고한 전체 사례를 단순 집계한 것으로, 각 증상과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의학적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영국 정부는 보고서에서 “여러 요소가 부작용 보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옐로카드 데이터가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 ‘발생률’을 도출하거나, 안전성을 비교하는 데 사용될 수 없음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VAERS도 사이트에서 이러한 점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이들 통계가 참고 자료는 될 수 있지만 이러한 수치만을 근거로 특정 백신이 더 안전하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각 플랫폼별 백신끼리 직접 비교한 연구결과가 없다는 점도 속단을 경계하게 하는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비상상황에서 급하게 만들어진 코로나19 백신의 이상 반응을 좀 더 시간을 두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mRNA 백신을 비롯한 모든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임상시험에서 기본적인 안전성은 확인됐지만, 현재 ‘장기 모니터링’의 과정에 있는 만큼 이상 반응은 더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의학계에서는 1∼3단계에 걸친 임상시험 과정에서 백신에 대한 심각한 이상반응이 확인되지 않으면 해당 백신의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평가하는데, 백신 출시 이후에도 이상반응 모니터링은 수년간 계속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임상시험 기간에 안전성이 확인됐다 하더라도 1∼2년 뒤 나타날 수 있는 이상반응은 당장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백신들의 안정성을 속단하는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AZ와 얀센 백신 접종 뒤 희귀 사례로 확인된 혈전증도 임상시험 단계에서는 감지되지 못한 이상반응이었다는 점에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도 혈전증 이외의 다른 이상반응이 있을지 중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특정 플랫폼(mRNA)의 백신이 무조건 우수하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습니다. mRNA가 아닌 다른 방식의 백신도 충분히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노바백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영국에서 진행된 3단계 임상시험에서 변이가 이뤄지지 않은 기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효과가 96.4%로 나타났고, 영국발 변이 코로나19에 대한 예방효과도 8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 자가검사키트로 음성 나오면 안심해도 된다?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집에서 직접 검사할 수 있는 ‘자가검사키트’를 두고, “혹시나 해서 키트로 검사해봤더니 음성 나와 안심했다”, “여러 번 검사하면 정확도가 올라간다더라” 등의 후기가 등장했습니다. JTBC에서 확인했습니다.

우선, 검사키트에 한 줄(음성)이 나왔다고 안심해선 안 됩니다. 감염이 됐는데도 아니라고 결과가 나오는 ‘가짜음성’ 때문입니다. 자가검사키트를 만든 제조사들은 90% 정확하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몸 안에 바이러스가 많은 감염 초기 사례만 모아서 조사했기 때문에 비현실적인 수치라고 지적합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무작위로 검사해보니 2명 빼고 나머지 8명은 ‘가짜음성’이 나와 모두 놓친 사례가 있습니다.

그래서 한 줄 나왔다고 안심하면 안 되고, 열이 나거나 기침하면 곧바로 정식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증상이 없어도 방역 수칙 또한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다른 나라도 이런 지침은 마찬가집니다.

반복해서 쓰면 정확도가 올라간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가검사키트로 한 번에 여러 번 검사를 한다고 정확도가 높아지진 않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2천여 명을 상대로 2회 반복 실험을 했지만 가짜음성을 잡아내지는 못 했습니다.

다만,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꾸준히 여러 차례 검사하다 보면 결국 숨은 감염자들을 찾아낼 수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 증상이 나타나고 일주일 정도 뒤에는 검사를 반복해도 가짜음성이 나오는 등, 잘못 썼다간 숨은 전파자를 키울 수 있다는 반론도 큽니다. 자가검사를 권장하는 영국에서도 자가검사키트는 정지신호, 즉 빨간불의 역할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3. 선진국은 중앙정부가 메가시티를 주도했다?

지난달 23일 김경수 경남 도지사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외 선진국들 보면 영국 같은 경우가 우리보다 수도권 집중이 훨씬 덜한데도 2005년부터 8개 대도시권 중심으로 메가시티를 구성해왔다”며,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경우도 중앙정부 주도 하에 메가시티를 구축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데일리에서 확인했습니다.

메가시티란 ‘생활·경제 등 기능적으로 연결돼 있는 인구 1000만명 이상의 거대 도시’를 의미합니다. ‘또 하나의 수도권’을 슬로건으로 하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는 수도권 과밀화를 막고 균형발전을 위해 제 2의 수도권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메가시티의 필요성은 청년층 수도권 밀집 현상과 지방 일자리 부족 현상에서 시작합니다. 김 도지사는 메가시티를 통해 생활·경제·문화·행정 공동체를 설립하고 스마트 산업단지, 물류 R&D 센터를 구축하는 등 일자리 창출과 생활 인프라를 동시에 활성화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해외 선진국의 경우 이전부터 메가시티를 주도해왔다는 것은 ‘대체로 사실’입니다. 김 지사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국가에서 이전부터 중앙정부 주도 하에 메가시티 정책을 추진했다고 말했습니다. 부울경 메가시티 정책은 광역지자체 세 곳이 연합해 추진하는 정책으로 프랑스나 일본의 정책과 유사합니다. 다만 영국의 경우,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변의 지방 정부가 하나의 경제 권역으로 묶인다는 점에서 국내 메가시티 정책과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2009년 말부터 ‘국토 2040, 계획 변경(Territories 2040, Planning Change)’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이 중 김 지사가 주장하는 메가시티와 비슷한 정책은 ‘메트로폴(Metropole)’ 정책입니다.

메트로폴 정책은 지자체가 국가로부터 권한의 일부를 위임 받아 주거·도시 정책 등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국내 정책과 유사합니다. 특히 여러 지역을 모은 상호공동체적 도시를 구성, 고용·투자·혁신 등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취지 역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 생활권을 만들어 내겠다는 부울경 메가시티의 목적과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메트로폴 뒤 그랑 파리(Metropole du Grand Paris)’는 프랑스에서 가장 잘 운영되고 있는 메트로폴입니다. 그랑 파리는 프랑스의 수도인 파리와 우리나라의 경기도에 해당하는 일드프랑스(Ile-de-France)를 통합하여 대도시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메가시티를 운영 중이다. 일본은 2010년 간사이 광역 연합을 구성해 간사이 지역 전체의 광역 행정을 처리했습니다. 간사이 광역 연합은 ‘교토부, 오사카부, 시가현, 효고현, 와카야마현, 돗토리현, 도쿠시마현’의 2부·5현이 참여했으며, 광역 방재·관광·문화·의료 등을 국제적 차원에서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특별지방공공단체를 설립, 여러 자치단체에 걸친 광역 행정 사무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점이 국내 메가시티 정책과 유사한 점입니다.

또한 일본은 2013년 가을부터 ‘국토의 그랜드디자인 2050’을 추진 중입니다. 2014년 7월 일본 국토교통성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 신칸센(고속열차)을 정비하여 도쿄의 국제 기능, 나고야의 제조업, 오사카의 문화·역사·상업을 활성화하면서도 이들을 연결할 수 있는 메가 시티를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반면 영국은 현재 ‘도시 지역(City Regions)’ 및 ‘통합 기관(Combined Authority)’ 정책을 운영 중입니다. ‘CA’라고도 불리는 통합 기관은 두 개 이상의 협의회 그룹이 지자체간 경계를 넘어 공동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설정된 법적 기관을 의미합니다. 이는 합동 위원회보다 강력하며, 각 지방 정부는 중앙 정부에서 위임한 권한과 자원을 적극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GMCA’라 불리는 그레이터 맨체스터 연합 기관(Greater Manchester Combined Authority)이 있습니다. GMCA는 대중 교통을 비롯하여 기술·주택·탄소 중립성 및 계획 허가에 대한 독자적 권한을 갖고 주변 지역과 협력하여 도시 지역을 개선합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프랑스의 경우 마크롱 정부 주도 하에 지역 통합이 이뤄졌습니다. 반면 일본의 경우 간사이 지역이 자발적으로 광역 연합을 구성한 점에서 중앙 정부 주도 하에 개발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간사이 광역 연합의 경우 기존 자치단체를 유지하고 별도의 특별자치단체를 설립하여 운영한다는 점에서 부울경 메가시티 정책과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메가시티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조직이 준비 중입니다. 지난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는 ‘메가시티 지원 범부처 태스크포스(TF)’ 출범 회의를 열고 ‘메가시티’ 논의에 정부가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맞춤형 지원방안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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