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저 접종자예요" 7월 야외 노마스크 구분법은?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1.06.2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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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대한민국은 두 번 째 마스크 여름을 보내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마스크 착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다수 국민들의 원성도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짐에 따라 7월부터 1차 백신 접종 완료자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그러나 마스크를 벗는다는 기대감과 감염확산 우려 속에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는 7월부터 마스크를 벗고 바깥에 나다닐 수 있을까? 뉴스톱이 분석했다.

 

◈7월1일의 예상 풍경

60대 이상 대다수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고 다닐 것이다. 운 좋게 얀센 백신을 접종했거나 잔여 백신을 접종한 젊은이들도 마스크 없이 거리를 활보한다.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60대 이하의 사람들은 불만 가득한 눈길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째려볼 것이다.

준법 정신이 희박한 일부는 백신을 맞지 않았어도 탈 마스크 대열에 편승할테고, 건강을 크게 우려하는 접종자 일부는 길거리 마스크 착용을 고수할 게 분명하다. 영국, 이스라엘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나라에서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확진자 증가세가 외신을 타고 연일 보도될 것이며, 실외 마스크 해제가 섣부른 조치라는 비판 보도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

출처: 서울시청 홈페이지
출처: 서울시청 홈페이지

 

◈지금도 실외에선 마스크 벗어도 됨? = 대체로 사실

지난해 11월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시행됐다. 다중이용시설, 대중교통, 실내 및 위험도 높은 활동이 이뤄지는 실외(집회, 시위, 스포츠 경기장 등), 2m 거리 유지가 되지 않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치다. 

감염병예방법 49조(감염병의 예방 조치) 및 83조(과태료)가 근거다. 방역당국이 지침을 세우면 그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이 행정명령을 내리는 방식이다.  이 조치에 따라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그러나 적용 시설·장소를 유심히 살펴보자. 이 조치는 실외에서 전면적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과 2m 이상 거리 유지가 되지 않는 경우에만 마스크 착용이 의무이다. 따라서 기사를 쓰고 있는 지금도 사실 마스크를 벗고 거리를 활보해도 단속 대상은 아니다. 다른 사람과 2m 이상 거리를 유지한다면 말이다. 그렇지만 마스크를 쓴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 각오는 돼 있어야 한다. 

출처: 서울시 홈페이지
출처: 서울시 홈페이지

 

◈7월부터는 아무데서나 벗어도 됨? = 사실 아님

사회 돌아가는 분위기가 이러니 정부는 백신 접종의 인센티브로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를 내걸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7월부터는 한 번이라도 접종을 받는 분들은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군중이 모이는 행사나 집회는 예외"라고 덧붙였다.

현재 지침과 비교해보면 달라진 점은 실외에서 타인과 2m 이상 거리 유지가 되지 않는 경우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사실상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당초 군중 집회나 대규모 행사 등 거리 유지가 어려운 경우를 제외하곤 실외에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무방했던 것을 재확인한 수준이다.

정부의 이번 인센티브 조치는 사실상 미접종자에게 보내는 시그널이다. 백신 맞고 마스크 벗고 다니는 사람에게 '눈빛 레이저'를 쏘지 말아달라는 취지이다. 실외에선 보균자가 비말을 내뿜어도 급격히 확산되기 때문에 밀폐된 실내 공간과는 달리 감염 전파 우려가 굉장히 낮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이다. 

 

◈노마스크 접종 확인 가능? = 사실상 불가능

그러면 비접종자가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고 다닐 경우 확인할 방법이 있을까? 현재로서는 한눈에 접종 여부를 알아볼 방법은 없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스마트폰 전자예방접종증명서 앱(COOV)이나 종이증명서로 접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종이증명서는 접종기관을 방문하거나 예방접종도우미, 정부24 웹사이트에서 출력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95%가 넘기 때문에 웬만한 사람은 앱으로 인증받을 것이다. 그렇다고 비접종자 노마스크로 의심이 된다고 앱을 보여달라고 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정 불안하면 개인이 마스크를 잘 쓰고 다니는 수밖에 없다.

결국 초반 혼선은 방역당국의 계도와 단속으로 잡힐 가능성이 크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5월 26일 "사람들이 다수 밀집돼 있는 현장에서 저희가 마스크를 벗고 있는 사람에 대해 상시 점검하면서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거기서 문제점이 드러나면 신속하게 보완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실내에선 언제 마스크 해제? = 기약 없음

방역당국은 실외 마스크 해제와는 별개로 실내에선 마스크 착용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권 장관은 "9월까지 전 국민의 70% 이상이 1차 접종을 완료하면, 10월부터는 3차 방역조치 완화가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이 때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다시 한번 종합적으로 재편하면서 모든 방역수칙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 완화 방안도 10월이나 돼야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최소한 10월까지는 백신 접종과 상관없이 지금처럼 실내에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의 계획대로 오는 11월 전국민의 70%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집단 면역'을 달성하면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될까? 영국의 사례를 보면 답이 나온다.

출처:아워월드인데이터
출처:아워월드인데이터

영국은 6월 20일 현재 1차 이상 접종자 비율이 전국민의 63.5%에 이른다. 성인 만을 대상으로 한정하면 75% 이상이 한 차례 이상 백신을 접종했다. 그러나 4월 2000명대로 떨어졌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수는 델타 변이 확산과 함께 6월20일 현재 9184명까지 치솟았다.

결국 6월21일 해제 예정이었던 봉쇄조치를 7월19일까지로 4주 연장했다. 사망자와 입원자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가파른 확진자수 증가세에 특단의 조치를 꺼내든 것이다.

WHO를 비롯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감염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세계적인 지배종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느슨한 방역 조치는 언제든 급격한 확산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우리 방역당국의 올바른 방향설정과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로 변이종의 확산을 막고 '집단면역'에 달성한다면 실내 마스크 해제도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 차단에 실패한다면 내년 여름이 '세번째 마스크 여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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