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한국선수들 도쿄올림픽 선수촌 식당 안 간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1.08.04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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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톱>이 회원사로 있는 <SNU팩트체크>에 팩트체크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한국 선수들만 도쿄 올림픽 선수촌 식당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제목과 함께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 링크를 전해 왔습니다. 뉴스톱이 확인했습니다.

디시인사이드 게시글 갈무리
디시인사이드 게시글 갈무리

해당 게시물은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지난 1일 올라온 ‘선수촌 식당 반응’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입니다. ‘일본 선수촌 식당’·‘외국 선수촌 SNS 인증샷’·‘외국 선수들의 음식 인증샷’·‘외국선수들의 sns 영상 후기’ 등의 글과 함께 여러 이미지들을 올리고, 마지막 부분에 “전 세계 18,000여 명의 참가자들이 매일 올림픽 선수촌 다이닝홀을 이용 중, 오직 한국선수들 빼고 ㅋㅋㅋㅋㅋ”라는 글로 마무리했습니다. ‘다른 외국선수들은 모두 도쿄올림픽 선수촌 식당을 잘 이용하고 있는데, 한국선수들만 이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주장은 일본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한체육회가 한국 선수단에게 국내산 도시락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일본 정부가 부정적 견해를 밝힌 데 이어, 지난 28일 일본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국 선수가 올림픽 선수촌에서 밥을 먹고 맛있어 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선수가 선수촌 식당을 이용하는 게 의외라는 반응입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선수단의 식사는 이미 대회전부터 논란이 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을 부흥의 상징으로 삼고 후쿠시마 식자재의 안전성을 홍보하겠다는 목적으로 올림픽 선수촌 식탁에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올리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도쿄신문 온라인 기사 갈무리
도쿄신문 기사 갈무리

하지만, 한국선수단이 올림픽 선수촌 식당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우선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24일 도쿄 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 선수단에 도시락을 제공하는 급식센터와 관련한 교도통신의 질문에 ‘후쿠시마현 식자재를 먹지 말라고 정부가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급식센터는 올림픽 때 매번 운영하고 있다’며 ‘컨디션과 입에 맞는 음식 때문이며, 원하는 선수만 도시락을 먹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한체육회 소속의 장인화 도쿄올림픽 한국 선수단장도 지난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급식센터 운영은 대한체육회가 선수들을 위해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부터 운영했던 프로그램”이라면서 “지금 갑자기 새로 시작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현지 선수단에 대한 별도의 식사 규정이나 지침은 없다. 선수촌에서의 식사를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단지 경기 일정에 따른 식사 편의와 한식 선호도를 감안해 한식 도시락을 신청할 경우 지원하고 있다. 이는 이전에 다른 국제대회에서 했던 방침과 다름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선수단의 도시락 이용률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하루에 250개~500개 정도의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한국은 이번 도쿄올림픽에 354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는데, 경기일정을 일찍 마치고 귀국하는 경우를 감안하면 1인당 하루에 1~2끼 정도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년 늦게 개막한 도쿄올림픽이지만 최근 일본 현지의 코로나 확산은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또한 오랜 기간 준비한 것을 보여주어야 하는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요즘 악화된 한일관계와 걸핏하면 극단적인 비난과 혐오가 폭주하는 한국의 일부 온라인 문화를 감안하면, 선수촌 식당에서 인증샷을 올리는 것은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단지 한국선수들의 인증샷이 없다는 이유로 ‘한국선수들이 도쿄 올림픽 선수촌 식당을 안 간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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