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인하대·성신여대는 부실대학? '국가장학금‧학자금대출’ 안 된다?

  • 기자명 이나라 기자
  • 기사승인 2021.08.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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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공개된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잠정 결과 명단에 '인하대'와 '성신여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의 이름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평가에 참여를 신청한 285개 대학(일반대 161곳·전문대 124곳) 대학 가운데 52개 대학(일반대 25곳·전문대 27곳)이 평가 미달로 탈락한 것이다. 이번 결과는 각 대학에 통보된 이후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이달 말 확정될 예정이다. 최종 탈락한 대학은 내년부터 3년간 정부의 재정지원에 제한을 받는다. 

출처: 교육부, 제작: 뉴스톱
출처: 교육부, 제작: 뉴스톱

결과 발표 이후, 각종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이번에 부실대학으로 분류된 대학에 입학하면 '국가장학금'이나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이 퍼지고 있다. 2022학년도 대학 입학 원서 접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시점에서, 수험생들은 이런 주장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뉴스톱>이 팩트체크 했다.

수험생 커뮤니티 '수만휘' 검색 결과 갈무리
수험생 커뮤니티 '수만휘' 검색 결과 갈무리

◈ '대학 기본역량 진단' 평가란?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실시한 ‘대학 기본역량 진단’ 평가는 주요 대학평가 중 하나로, △발전계획의 성과 △교육여건 △대학 운영의 책무성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 △학생 지원 △교육성과 등의 핵심적인 교육여건 및 성과를 진단한다. 여기에 △정원감축 이행 여부 △부정‧비리 점검 등 감점 사항을 적용해 최종 점수를 냈다.

교육부 보도자료 갈무리
교육부 보도자료 갈무리

또한, 이전과 달리 이번 평가에서는 권역별 균형 발전을 위해 일반재정지원 선정 대학의 약 90%(일반대학 122개교, 전문대학 87개교)를 권역별로 우선 선정하고, 나머지 약 10%(일반대학 14개교, 전문대학 10개교)는 권역과 관계없이 전국 단위에서 점수가 높은 순으로 선정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동안 평가 방식이 수도권 주요 대학에 유리하다는 지적에 대한 대안으로, “대학 소재지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학생 충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취업률 등 주요 정량 지표에 대해서는 만점 기준을 각각 수도권‧비수도권, 권역별로 분리 적용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부 보도자료 갈무리
교육부 보도자료 갈무리

◈ 어떤 불이익이 있나?

이번 평가에서 선정되지 못한 대학은 내년부터 3년간 ‘대학혁신지원사업’에 참가할 수 없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은 대학 기본역량 강화 및 전략적 특성화를 위해 △코로나19 등 대내외적 환경 변화 대응 지원 △대학의 자율적 혁신 지속 추진 및 성과 공유·확산 △국고 지원금 책무성 확보 추진을 지원하는 정부 사업이다.

대학혁신지원사업 홈페이지 갈무리
대학혁신지원사업 홈페이지 갈무리

올해는 일반대학은 총 6951억 원 규모로 대학마다 평균 48억 원의 금액을 지원받았고, 전문대학은 총 3655억 원 규모로 대학마다 평균 37억 원을 지원받았다. 이번에 대학 기본역량 진단 평가에서 선정되지 못한 대학은 이 지원사업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 부실대학이라 '국가장학금‧학자금 대출' 못 받는다? → 사실 아님

그러나 기본역량 진단 평가에 선정되지 않았다고 일반적으로 ‘부실대학’이라 불리는 ‘재정지원 제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교육부는 이미 지난 5월, 2022학년도 정부 재정지원과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의 제한을 받는 총 18개 재정지원 제한 대학을 발표했다.

내년도 학자금 대출 제한대학 중 일반대는 △서울기독대학교 △예원예술대학교 △경주대학교 △금강대학교 △대구예술대학교 △신경대학교 △제주국제대학교 △한국국제대학교, △한려대학교 등 9곳이다. 전문대는 △두원공과대학교 △부산과학기술대학교 △서라벌대학교 △강원관광대학교 △고구려대학교 △광양보건대학교 △대덕대학교 △영남외국어대학 △웅지세무대학교 등 9곳이다.

교육부 보도자료 갈무리
교육부 보도자료 갈무리

‘Ⅰ유형’에 해당하는 5개 대학(일반대학 2곳, 전문대학 3곳)은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 모두 100% 제한을 받으며, ‘Ⅱ유형’에 해당하는 13개 대학(일반대학 7곳, 전문대학 6곳)은 국가장학금은 100%, 학자금 대출은 50%를 제한받게 된다.

교육부 보도자료 갈무리
교육부 보도자료 갈무리

즉,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에 제한을 받는 이른바 '부실 대학'은 18개의 '재정지원 제한' 대학이며, 이번 '대학 기본역량 진단' 평가와는 상관이 없다.



정리하자면, 이번 ‘대학 기본역량 진단’ 평가에서 선정되지 못한 인하대와 성신여대는 ‘대학혁신지원사업’ 등 일반재정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뿐,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 등의 제한은 받지 않는다.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에 제한을 받는 대학은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난 5월 교육부가 발표한 18개 대학이다.

그러나 ‘대학 기본역량 진단’ 평가 미선정 대학들은 일부 수험생과 학부모, 대학생 사이에서 부실대학이라는 낙인이 찍힐까 우려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부실대학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입결과 학생 충원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선정 명단에 오른 대학들은 이의제기 신청을 통해 선정 대상으로 재평가를 받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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