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대한민국은 난민 천국" 조경태 주장은 사실?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1.08.2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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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5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국민적 합의 없는 아프간 난민수용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이다. 조 의원은 난민 문제로 인해 세계 각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난민 천국이 된 지 오래라고 주장한다. '난민 천국'이란 말은 비유적 표현이라 그뜻이 정확치 않지만 글의 내용을 보면 한국이 난민을 많이 받아들이고 있고, 난민들에게 지원을 자국민보다 많이 혹은 비슷하게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뉴스톱이 팩트체크했다.

출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출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① 스웨덴엔 난민이 장악한 치외법권 지역 존재?→거짓

조 의원은 "독일과 스웨덴 등 유럽국가들에서는 난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스웨덴의 경우에는 난민들에 의해 장악된 치외법권 지역, ​일명 노고존(no go zone)이 수십 곳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고 주장한다.

유럽 국가들이 난민과 이주민에 연관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스웨덴의 경우 난민들에 의해 장악된 치외법권 지역이 수십곳에 달한다는 조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스웨덴 외교부는 2019년 3월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주자 난민과 관련된 허위정보를 바로잡았다.

스웨덴 외교부는 "스웨덴경찰청은 2017년 보고서에서 스웨덴 내에서 범죄, 사회불안 요인이 증가하고 있는 61개 지역을 제시하였고, 이중 특히 취약한 곳으로 23개 지역이 언급되었는데, 이 23개 지역이 'no-go zones'으로 잘못 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당국이 '취약 지역'으로 표현한 지역은 범죄자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제사회적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을 가리키고 있는데, 경찰이 이러한 지역에서 근무하는 것이 어렵다고 언급한 적은 있어도 동 지역에 진입하지 않는다거나 스웨덴 법이 동 지역에서 시행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② 대한민국은 난민 천국?→거짓

조 의원은 "아시아 국가들에서 유일하게 난민법을 시행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2013년 7월 법 시행 후 올해 7월까지 총 6만 5760명의 난민신청자가 몰리면서 난민 천국이 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법무부의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 2021년 7월호'에 따르면 1994년 이후 올해 7월 말까지 난민신청자는 7만2403명이며, 심사결정 완료자는 3만9674명이다. 이 중 1119명이 난민인정을 받았고, 2409명이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아 총 3528명이 난민인정(보호)을 받고 있다.

조 의원은 난민 신청자수를 언급하면서 "우리나라는 난민 천국이 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난민 업무를 시작한 1994년부터 27년 동안 난민으로 인정받은 인원은 1119명에 불과하다. 난민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2409명을 합쳐도 3528명에 불과하다. 난민 인정률은 1.54%에 그친다. 전체 난민신청자의 4.9% 정도만 우리나라에 머물고 있다는 뜻이다. 2017년 기준 OECD 회원국 평균 난민 인정률 30.9%에 이른다. "대한민국은 난민 천국" 운운은 어불성설이다. 

 

③ 난민 생계 지원금 혈세로 지원? →난민 협약 가입국 의무

조 의원은 "난민 신청만 해도 이들에게는 최소 약 20만원(1인당)에서 최대 약 140만원(5인 가구)에 달하는 생계지원금이 6개월간 우리 국민들의 혈세에서 나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또한 사실과 다르다.

법무부는 난민신청자 생계비 지원 제도에 대해 "우리나라에 비호를 신청한 난민신청자 중 취약한 유형을 선정, 최소한의 인권을 보호하고 범죄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로서, 지급기한도 난민신청일로부터 최장 6개월까지"라고 밝힌다. 

이어 "난민신청자 생계비는 난민신청자 모두에게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생계비 지원 대상자는 생계비를 신청한 난민신청자 중 ①소득 및 자산, ②미성년자 등 부양가족, ③임신 또는 질병 등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되며, 2019년의 경우 생계비 지원을 받은 난민신청자는 609명으로 전체 난민신청자 1만5452명의 4%에 불과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난민과 관련해 편성된 예산은 24억6700만원으로, 정부의 총예산 513조5000억원의 0.0005%에 그쳤다. 최근 3년 간 난민 지원 예산은 2018년 19억9400만원에서 2019년 21억9200만원, 지난해 24억6700만원으로 조금씩 느는 추세이지만, 예산 절반 이상이 난민 심사 시 통역비나 조사관 활동비 등 ‘심사 지원’에 맞춰져 있다. 지난해 난민심사 역량강화 비용 5700만원이 새로 투입됐고, 통역비도 전년(9억5300만원)보다 17.9% 상승한 11억2400만원 편성됐다. 반면 난민들 손에 쥐어지는 생계비 지원은 현상 유지 수준이다. 2018년 8억1700만원에서 2019년 7억9200만원으로 삭감된 후 지난해 8억3900만원으로 회복된 정도다.  

 

④ 입국 아프간인 탈레반 연계?→가능성 제로
조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나라에 협력했기 때문에 데려온다는 400명의 아프간인 중에는 탈레반과 연계된 자가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만기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프간 협력자 탈출 작전에 대해 설명했다.

◇ 김현정> 그래요. 지금 이제 질문들도 굉장히 많이 들어오는데요. 실장님. 이거는 현실적인 우려니까 제가 질문드릴게요. 혹시라도 그분들 중에 탈레반과 연결된 사람, 이런 사람들이 좀 끼어 들어왔을 가능성은 정말 전혀 없겠는가? 이런 질문이 들어오네요.

◆ 김만기> 글쎄요. 제가 생각할 때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사실 이 인원들, 현재 우리나라로 데리러 온 인원들을 선발을 할 때 우리 외교부에서 굉장히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보안심사를 철저히 했습니까?

◆ 김만기> 보안심사를 철저히 했고 전부 다 아는 사람들이었고요.

◇ 김현정> 근무를 쭉 하면서 아는 사람들만요?

◆ 김만기> 아는 사람들이었다는 겁니다. 그다음에 이번에 선발대로 들어가는 우리 외교부 선발대 인원도 그 사람들을 다 알고 평상시에 그런 관리가 다 돼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모일 수 있었다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다 아는 사람들 위주로, 문제가 없는 사람으로 검증된 사람으로 선발했기 때문에 '선발된 인원들은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제로다'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두 번 세 번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쳤다, 이렇게 보면 되는 것이고 한국행을 희망하는 사람이 더 나온다면 그때 이송작전, 혹시 2차, 3차 더 계획이 돼 있습니까?

◆ 김만기> 글쎄요. 저희 군 입장에서는 정부가 결정하면 당연히 할 용의가 있고요.

◇ 김현정> 아직 잡혀 있는 건 없고요?

◆ 김만기> 네, 아직 현재 계획돼 있는 것은 없습니다.

(2021. 08. 26. CBS 김현정의 뉴스쇼 中)

김 실장은 "(국내로 이송된 아프간인들은) 아는 사람들 위주로 문제가 없는 사람으로 검증된 사람으로 선발했기 때문에 (탈레반과 연계될)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뉴스톱은 위와 같은 근거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의 난민 관련 발언을 '거짓'으로 판정한다. 난민에 관한 여러가지 이슈들은 뉴스톱 유튜브 <난민이 문제인가? 이슬람이 문제인가? '이일' 난민 변호사 [팩트카페]>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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