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한국의 군사력 순위 세계 6위, 사실일까?

  • 기자명 우보형
  • 기사승인 2022.01.1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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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5일 아침 뉴시스는 “직전 주한미군 사령관 "韓 군사력, 솔직히 많이 뒤처져”라는 기사를 냈다. 지난 7월 임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25일 미국의 소리 방송 '워싱턴 톡'에 출연, 전작권 전환을 위한 요건을 묻는 질문에 "한국이 전략 타격능력을 획득하고 한국형 통합 공중미사일방어 체계를 개발해 배치해야 한다."며 "이것은 솔직히 많이 뒤쳐져 있다“고 지적했는데 이를 한국군의 역량이 뒤처져 있다는 혹평이라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는 양념을 끼얹은 기사다.

그림 1. 에이브럼스 장군의 VOA 인터뷰를 요약 전달한 뉴시스 기사
그림 1. 에이브럼스 장군의 VOA 인터뷰를 요약 전달한 뉴시스 기사

그러자 다음날인 26일 오후 “전 주한미군 사령관 폄하에 靑 "세계 6위 군사강국" 일침"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29번째 이야기 '한국의 방산, 소통에서 전투기까지'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Ctrl + C, Ctrl + V (복사 후 붙여넣기) 한 뒤 기사라고 포장한 것인데, 필자의 눈을 잡아끈 부분은 그림 2의 분홍색 박스, 그 중에서도 "종합군사력 6위"라는 부분이다.

그림 2. 에이브럼스 장군 인터뷰에 대헌 청와대의 반응을 요약한 뉴시스 기사
그림 2. 에이브럼스 장군 인터뷰에 대헌 청와대의 반응을 요약한 뉴시스 기사

한국의 군사력을 세계 6위로 평가한 사례는 작년 1월 16일, "한국 군사력 세계 6위…북한은 25위→28위로 떨어져"라는 제목의 연합뉴스 기사에서 보인대로 글로벌파이어파워(GFP)였기 때문이다.

그림 3. 한국 군사력이 세계 6위라는 기사의 연합뉴스 캡처
그림 3. 한국 군사력이 세계 6위라는 기사의 연합뉴스 캡처

그렇다면 글로벌파이어파워란 무엇이고, 그들이 발표하는 군사력 순위라는 것이 정부의 책임 있는 사람이 인용해도 될 정도의 신뢰도를 지녔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순서 아니겠는가? 그래야 한국의 군사력이 세계 6위가 맞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 아니겠는가?

 

글로벌파이어파워(GFP)의 군사력 순위 지표란 무엇인가?

세계 군사력 순위를 발표하는 공신력을 가질만한 국가나 기관들은 일단 존재하지 않는다. 보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공식적으로 군사력 순위 정보를 집계하(는 기구가 있더라도 발표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더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각 국가가 처한 상황과 조건들이 제각각이고 변수가 워낙 많은데다 국방백서가 그러하듯 주변국의 동향을 비교하고 정보를 취합하는 쪽이 더 급하기에 국가 수준에서 전 세계 수준의 군사력 순위를 집계한다는 게 딱히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 구성원, 보다 정확하게는 자본 투자자들에게 군사력 문제를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없지는 않고, 특히나 국제관계와 상황 해석이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는 사업, 언론사나 국제무역 기업체 같은 경우라면 상황의 위험도 판정을 위해서 개론적인 정보라도 필요할 경우가 있다. 이러한 수요를 채워주기 위한 회사나 사내 조직들이 있어왔다. 미국의 전 세계 군사력 평가 업체 Global Firepower(GFP)도 그 중 하나로 2006년 이래 매년 1월 중순에 Military Strength Ranking을 발표해왔고, 20년 다 되어가는 기간 동안 쌓아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데이트 하면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았기 때문에 국내외 기사들에서 종종 인용되는 지표보고서가 되었다, 그리고 아래 그림 4가 글로벌파이어파워사의 메인페이지 캡처다.

그림 4. 글로벌 파이어 파워 사이트 시작화면 캡쳐. 광고는 당연히 제거했다.
그림 4. 글로벌파이어파워 사이트 시작화면 캡처. 광고는 당연히 제거했다.

그림 4에서 보듯 “전쟁이란 누가 옳은지를 결정하지 않는다 - 오직 누가 남는가를 결정할 뿐이다.” 라는 버트런드 러셀의 어구 아래에 ”GlobalFirepower(GFP)는 2006년부터 현존 140개 국가의 군사력에 관한 독자적인 분석 데이터를 제공해왔습니다. GFP의 군사력 순위는 각 국가의 육지, 바다 및 공중에 걸친 영역의 (핵을 제외한) 재래식 수단, 인력, 장비, 천연자원, 재정 및 지리와 관련된 50개 이상의 개별 요소들을 기반으로 잠재적인 전쟁 능력을 평가, 지수화하여 최종 GFP 순위 결과를 뽑아낸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전쟁이 불가피해 보이는 점점 더 변덕스러워지는 글로벌 환경을 흥미롭게 엿볼 수 있도록 해줍니다.”라는 소개문으로 시작, 가장 인기 있는 다섯 코너, 일촉즉발의 위기 지역, 각 지역별 비교, 5대 군사강국, 마지막으로 최근 군사력이 성장하여 순위가 올라간 국가들을 보여준다.

그림 5. 글로벌 파이어 파워 사이트의 국가별 개관. 사진은 한국의 경우다.
그림 5. 글로벌파이어파워 사이트의 국가별 개관. 사진은 한국의 경우다.

국가 개관 화면에선 전체인구, 병력, 노동력으로 전용 가능한 인구, 군무 수행 가능인구, 연도별 군무수행 가능인구 증가분, 현역 병력, 예비역 병력, 준군사조직 병력, 항공전력(전투기, 지상타격기, 수송기, 훈련기, 특수임무기체(조기경보기, 해상초계기, 전자전기), 급유기, 다용도 헬리콥터, 공격헬리콥터), 지상전력(전차, 장갑차, 자주포, 견인포, 다연장로켓발사기). 함선전력(항공모함, 헬리콥터모함, 구축함, 프리깃, 코르벳, 잠수함, 초계함, 소해함), 국가 자원(산유능력, 유류소비량, 유류예비량), 유통능력(노동인구, 상선단, 대형 항구, 도로 총연장, 철도 총연장, 공항), 재정(국방비, 외채, 국가재산(외환 및 금보유), 구매력), 지리(국토면적, 해안선 길이, 인접국가의 수, 내륙수운 길이) 등의 요소들을 기반으로 군사력을 측정하고 지수화해서 순위를 매긴 것이 글로벌파이어파워의 군사력 순위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군사력을 지칭하는 것일까?

 

글로벌파이어파워(GFP)의 군사력 순위는지표는 과연 얼마나 정확할까?

글로벌파이어파워의 군사력 순위가 많은 요소들을 고려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군사력이 이 요소들만으로 이뤄지는 것일까? 그럴 리가. 가장 큰 문제는 글로벌파이어파워의 지수들이 양적 크기의 우열은 고려하지만, 질적 우열은 전혀 고려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아래 그림 6으로 보인 국가별 구축함 전력 비교를 살펴보자.

그림 6. 국가별 구축함 전력 비교.
그림 6. 국가별 구축함 전력 비교.

92척을 가진 미국이 1위, 41척의 중국이 2위, 36척의 일본이 3위, 15척의 러시아가 4위, 12척의 한국이 5위, 프랑스, 인도, 영국이 그 뒤를 잇는다. 그렇지만 질적인 영역을 추가해보자. 미국 해군의 구축함은 타이콘데로가급과 알레이버크급이고 모두 이지스 체계와 VLS를 갖춘 9천톤급 이상의 함선들이 92척, 일본에는 같은 수준의 함선이 8척, 한국 해군에는 단 3척 있을 뿐이다. 한편 한국 해군 구축함의 수적 주력을 차지하는 만재 6500톤급의 헬리콥터 구축함 KD-2 충무공 이순신급은 다른 문제를 가진다. 아래 그림 7을 보자.

그림 7. 글로벌 파이어파워 사이트가 제시한 2021년 미 해군 함선 전력 구성
그림 7. 글로벌파이어파워 사이트가 제시한 2021년 미 해군 함선 전력 구성

그림 7은 글로벌파이어파워 사이트가 제시한 2021년 미 해군 함선 전력 구성으로 항공모함 11척, 헬리콥터 모함 9척, 구축함 92척, 코르벳 22척, 잠수함 68척, 초계함 10척, 소해함 8척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프리깃, 우리말로 하면 호위함은 단 한척도 존재하지 않는데 문제는 이게 사실이 아니란 것이다. 2016년부터 신규 호위함 조달사업 FFG(X)를 시작했고, 이것이 2020년 4월 29일, 이탈리아 핀칸티에리社의 FREMM급을 기반으로 한 “콘스텔레이션급 프리깃(Constellation-class frigate)”으로 구체화되었고, 만재배수량이 7천톤이 넘어 한국 해군의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보다 오히려 큰 함선이 되었음에도 이게 프리깃으로 분류될 상황이다. 심지어 KD-1은 말이 구축함이지 호위함으로서도 작은 함선임에도 구축함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오류를 내포한 것은 구축함과 호위함만이 아니다 항모의 경우, 미국은 11척으로 1위, 중국, 이탈리아, 영국이 2척으로 2, 3, 4위로 평가하고 있는데 1월 10일에 승인된 “[팩트체크] 뉴스톱도 한국일보도 놓친 '경항모 예산 20조원' 기사"에서도 언급했듯 이탈리아는 현재 F-35B 12대를 운용할 수 있는 카부르 1척만을 갖고 있을 뿐이고, 만재배수량은 3만톤에 불과하여 70,600톤의 만재배수량에 최대 40대의 함재기를 운용하는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급이나 65,000톤급의 만재 배수량에 30대 이상의 함재기를 운용하는 중국의 항모 랴오닝, 산둥과는 도저히 동급으로 놓을 수 없을 수준이다. 정확히 말하면 항공모함이 아니라 헬리콥터 모함으로 간주해야 할 함선인데 정규 항모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그림 8의 다른 사례, 국가별 인력 및 병력 비교에서는 또 다른 문제를 보여준다.

그림 8. 글로벌 파이어파워 사이트의 미국, 중국, 한국의 인력 규모 비교
그림 8. 글로벌파이어파워 사이트의 미국, 중국, 한국의 인력 규모 비교

그림 8은 위로부터 중국, 미국, 한국의 순서로 인구 부분을 나열한 것이다. 중국은 현역 병력은 2백만으로 1위, 미국은 139만으로 3위, 한국은 55만 5천으로 8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에선 중국이 14억으로 1위, 미국은 3억으로 3위, 한국은 5천만으로 28위이다. 한국의 경우, 현역 병력의 규모가 큰 것은 사실이고 그것이 군사력 순위를 크게 잡아 올린 것도 사실이지만 중국은 0.2%, 미국은 0.4%, 한국은 1.1%라는 징병률을 기준으로 할 때 인적 자원의 질적 우열에선 다른 그림이 그려진다. 인적자원의 질이 같은 조건이라 가정할 때, 전시에 이들이 모두 소모된다 하더라도 한국이 겪을 부하에 비해 중국은 한국의 5배, 미국은 한국의 3배 가까이 여유 있는 인적 자원의 유지 능력을 가질 수 있는 상황임에도 현역병의 수를 기준으로 제시하다 보니 한국의 군사력을 과대평가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림 9. 글로벌 파이어파워 사이트가 제시하는 미국의 물류능력
그림 9. 글로벌파이어파워 사이트가 제시하는 미국의 물류능력

그림 9는 글로벌파이어파워가 제시하는 국가별 물류능력이다. 노동인원 총수, 상선 총수, 대형무역항의 수, 철도총연장, 도로총연장, 공항 총수를 비교지표로 정하고 있는데 의미 자체가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군사력이나 국가의 전쟁수행능력과 직접 관계가 없는 지표들이다. 가령 국토가 크다면 철도 총연장이나 도로 총연장은 당연히 늘어나겠지만 그것이 딱히 직접적인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국토의 단위면적당 철도총연장, 도로총연장이 더 중요할 것이고, 이 총연장은 물류의 처리능력에 직결되지도 않는다. 처리능력이 제각각일 항구, 공항 또한 마찬가지. 굳이 따지면 단위 면적당 화물 처리 능력이 더 중요하고 상선이나 수송기도 마찬가지로 처리능력이 더 중요함에도 그 부분은 제시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글로벌파이어파워의 지표는 데이터부터 부정확하다는 문제가 있다.

 

글로벌파이어파워(GFP)의 지표는 과연 국가의 군사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일까?

글로벌파이어파워의 군사력 순위평가는 영국 출신 항공공학자이자 발명가인 프레데릭 윌리엄 란체스터(Frederick William Lanchester)가 세계대전의 공중전 결과를 분석, 상호간 성능이 동일할 경우 다수를 투입하는 쪽이 소수를 쉽게 이길 수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수학적으로 정리하여 확립한 란체스터 법칙에 기반한다. 국민개병제를 도입, 상대국을 압도할 정도의 대규모 전력을 전장에 투입, 연전연승했던 나폴레옹이 남긴 “대군에 병법은 필요하지 않다.”는 금언도 이를 보충하기에 이후 각 국 국방력 건설의 기초 개념이기도 하니 글로벌파이어파워의 순위도 어느 정도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현실 세계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붕어가 아닌 이상 그 간단한 법칙을 깨닫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나폴레옹은 보로디노 전투 전날 “전쟁이란 필요할 때 결정적인 장소에 최대한의 병력을 투입하는 쪽이 승리하는 게임이다,”라는 금언 또한 남겼다 한다. 그리고 여기서 병력을 전력이라는 현대적 표현으로 바꾼다면 이야말로 현대 국방력, 아니 군사력의 전반을 관통하는 금언이라 할 만 하다. 필요할 때 결정적인 장소에 최대한의 전력을 투입할 수 있으려면 적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것을 무산시키거나 방해하며 내가 가장 유리한 때와 장소에 최대한의 전력을 집중시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적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능력, 적의 의도와 동향을 판단하고 적시에 대응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능력, 수립된 계획을 휘하 부대에 전달할 수 있는 능력, 휘하 부대를 전개할 수 있는 능력, 적절한 지휘를 받았을 때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능력, 마지막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에 대처할 수단을 확보할 능력이다. 요즘 개념으로 정리하자면 감시(Surveillance) 및 정찰(Reconnaissance)을 통해 적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는 Intelligent Surveillance and Reconnaissance, ISR 능력,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상황에 맞는 적절한 계획을 수립하고, 이것이 적시에 수행되도록 관리하는 컴퓨터 기반의 지휘, 통제, 통신 (Command, Control, Communication and intelligence), C4I 능력, 그리고 수립된 계획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Military Logistics 능력, 그리고 적절한 전투능력을 가진 부대들을 운용할 수 있어야 전장에서 승리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제 이 요소들을 기반으로 에이브럼스 장군의 지적을 살펴보자.

그림 10. VOA 에이브럼즈 장군 인터뷰 캡쳐.
그림 10. VOA 에이브럼즈 장군 인터뷰 캡처.

에이브럼스 장군이 솔직히 많이 뒤처져 있다는 분홍색 밑줄 부분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한국이 연합 방위전력을 이끌기 위한 중요한 군사력, 한국의 4성 장군이 이끌 미래의 연합사가 연합 방위군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미국에 종속적이지 않아도 되니) 적성국에 대한 ISR 능력, C4I 능력, 그리고 군수지원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고, “전략 타격능력을 획득하고 한국형 통합 공중미사일방어 체계를 개발해 배치해야 한다.”는 지적 또한 탄도탄이나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만 개발한다고 다가 아니라 적성국에 대한 ISR 능력, C4I 능력, 그리고 군수지원 능력을 확보하여 해당 무기체계를 적시에 적절히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뼈아프지만 매우 정확한 지적이다.

핵과 고속 발사체가 출현한 이래 ISR 능력, C4I 능력, 그리고 군수지원 능력은 현대 전장에서의 승리와 국가의 생존을 담보하는 핵심적인 열쇠라 해도 과언이 아님에도 글로벌파이어파워는 이 영역을 애써 무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 수준은 아니라서 특수 임무 기체라는 항목으로 조기경보기, 해상 초계기, 전자전기(아마도 전자정보수집기)의 합계 수치만을 보여주긴 한다. 아래 그림 11이다.

그림 11. 글로벌 파이어파워 사이트가 제시한 조기경보기, 초계기, 전자전기 순위
그림 11. 글로벌파이어파워 사이트가 제시한 조기경보기, 초계기, 전자전기 순위

하지만 그림 11은 조기경보기, 해상 초계기, 전자전기(아마도 전자정보수집기)의 총합 수치만을 간단히 제시하고 넘어가지만 이 영역의 플랫폼들이야 말로 숫자 이상으로 개별 플랫폼의 능력이 중요함에도 그것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수적 지표만 보더라도 5대 강국으로 꼽히는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의 지표는 압도적이다. 군사력 6위라는 한국은 이쪽 영역에서는 10위, 그것도 절대수가 상당히 부족한 상태임을 볼 수 있다. 더욱이 수치로 제시되지 않는 정보수집을 위한, 위성, 무인기, 항공기, 선박들의 존재는 일절 언급되지도 않는다. 만일 글로벌 파이어파워의 군사력 순위가 이 영역의 능력지표들을 제대로 반영한다면 한국의 순위는 아쉽지만 많이 아래쪽으로 조정될 것이 분명하다.

정리하면 글로벌파이어파워의 순위는 제시하는 지표들은 상황을 너무 단순화한 나머지 군사력을 판정하는 데엔 딱히 큰 의미가 없으며 그들이 제시하는 지표가 군사력을 판정할 수 있을 정도로 적합한지도 의문스럽다. 따라서 글로벌파이어파워의 군사력 순위는 호사가들의 농담이나 참고로 그쳐야지 국가의 공보를 맡아하시는 분이 이 지표를 공식적으로 발언할 만한 척도로 받아들이시는 것 또한 꽤나 곤란한 일이다. 때문에 “한국의 군사력 순위 세계 6위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정한다.

 

맺으며

물론 “문재인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역대 정부에 비해 압도적인 예산 투입 등이 우리나라를 소총 수출국에서 항공기와 잠수함 수출국으로 빠르게 발전시켰고, 문재인 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 국방력을 튼튼히 하며 방위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까지 도약시킨 정부라 자부한다.”는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서술에는 필자 또한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그 내용에 한국에게 딱히 우선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주문이 포함되어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해도 그 이상으로 “한국이 연합 방위전력을 이끌기 위한 중요한 군사력, 한국의 4성 장군이 이끌 미래의 연합사가 연합 방위군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미국에 종속적이지 않아도 되니) 적성국에 대한 ISR 능력, C4I 능력, 그리고 군수지원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으며, “전략 타격능력을 획득하고 한국형 통합 공중미사일방어 체계를 개발해 배치해야 하지만 이 부분은 솔직히 말해 많이 뒤쳐져 있다.”는 에이브럼스 장군의 지적 또한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지적임에도 국가의 공보를 맡아하시는 분이 한국의 군사력이 세계 6위라는, 딱히 신뢰할 만한 공신력이 있지 않은 허상에 가까운 순위를 근거로 비토하는 것 또한 조금 아쉽다 생각한다. 자부심을 가질 부분은 가져야겠지만 부족한 부분에 대한 필요한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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