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대한민국 구조대는 세계최고 수준?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2.01.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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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14일 광주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현장 붕괴사고 실종자 구조 작업에 이스라엘 특수부대 '유니트 9900' 파견을 요청했다. 그러자 소방청은 설명자료를 내고 사고 현장의 구조작업이 곤란한 이유는 구조기술 또는 장비부족이 아닌 현장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수색활동 자체가 곤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구조대의 도시탐색구조능력은 UN에서 최고등급(heavy)을 인증 받을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뉴스톱은 소방청의 대한민국 구조대 수준 관련 언급에 대해 팩트체크한다.

출처: UN 국제도시탐색구조자문단(ISARAG) 홈페이지
출처: UN 국제도시탐색구조자문단(INSARAG) 홈페이지
 
①대한민국 구조대는 세계 최고 수준? →사실, 국제구조대 최고 등급

소방청이 언급한 UN 최고등급 인증을 담당하는 유엔 자문기구인 국제탐색구조자문단(UN INSARAG)이다. 이 기구는 세계 각국의 도시 탐색 구조대의 신청을 받아 엄격한 심사를 거쳐 3등급(heavy, medium, light)으로 인증한다. 

대한민국 국제구조대는 2011년 세계 17번째로 최고등급인 heavy 등급을 획득했다. 현재 이 등급을 받은 국제구조대는 35팀에 불과하다. 5년을 주기로 재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우리나라 구조대는 2016년 재인증에 성공하고, 2021년에 재차 인증을 받아야했지만 코로나19 상황 탓에 올해로 재인증 심사가 연기됐다고 한다. 

이 기구가 부여하는 'heavy' 등급을 받으려면 다섯 가지 요소(관리, 탐색, 구조, 의료, 물류)를 보유해야 하며 재난현장의 작업현장 두 곳에서 동시에 중장비 기술을 이용해 24시간, 열흘 동안 활동할 수 있는 물리적 기술적 역량을 보유해야 한다. 또 전자탐색 및 탐색견 역량을 보유해야 하며 건축철강의 절단 능력을 갖춰야 한다. 구조대는 36시간 동안의 모의 붕괴구조훈련을 통해 평가관 앞에서 매몰자 탐색구조기술 역량을 증명해야 한다. 

우리나라 국제구조대는 1995년 발대 이후 2019년까지 16개국의 재난 현장에 17차례 출동해 1명을 구조하고 541명의 실종자를 수습했다. 

국제구조대는 인력풀 방식으로 운영된다. 119구조대원 또는 민간전문가의 지원을 받아 분야별로 정해진 선발기준에 따라 심사해 적격자가 선정된다. 국제구조대 정원은 69명이다. 평상시에는 1.5배수로 인력풀 대원을 유지한다. 재난발생국의 구조 및 구호 지원 요청이 있을 경우 외교부가 주재하는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파견이 결정된다.

파견 결정 24시간 이내에 인력풀에 들어있는 대원 중 출동인원을 선정하고 소집한 뒤 출동 준비를 마치는 대로 출국하게 된다. 쉽게 말하자면 국가대표 구조팀이 출동하는 셈이다.

출처: 소방청 설명자료
출처: 소방청 설명자료
 
②광주 사고 현장에 파견된 구조팀은?→ 중앙119구조대+지역 구조대
출처: 중앙119구조본부 홈페이지
출처: 중앙119구조본부 홈페이지

광주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공사 붕괴현장에는 국제구조대가 출동할까? 엄밀히 말하자면 UN으로부터 ‘heavy' 등급 인증을 받은 팀은 아니다. 현장에 출동한 팀은 광주소방안전본부 소속 구조대와 중앙119구조본부(중구본) 대원들이다.

중구본 대원들은 우리나라 소방 구조대의 최정예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소방청 관계자는 뉴스톱과 통화에서 "해외로 출동하는 국제구조대 대원 대부분이 중구본 소속"이라며 "중구본 300여명 직원 가운데 100여명이 광주 현장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어 "일선서 구조대 직원들도 강도높은 도시탐색구조 훈련 등을 통해 구조 역량을 갖추고 있고 중구본 대원들과 훈련 및 인사 교류 등을 통해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가대표 팀이 세계무대에서 성과를 거두려면 국내리그 수준이 높아야 한다"며 "우리나라 국제구조대가 세계무대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도 국내 일선 구조대의 높은 수준이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톱은 세계 각국 일선 구조대의 구조역량을 비교하기 위한 지표를 검색했지만 발견할 수 없었다.  

 

③이스라엘 특수부대가 구조 잘해? → 3D 기술로 실종자 위치 정보 제공
출처: 이스라엘 군사정보국 홈페이지
출처: 이스라엘 군사정보국 홈페이지

안철수 후보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스라엘 특수부대 ‘유니트(Unit) 9900’ 파견을 정부에서 요청할 것을 제안했다. 안 후보는 “이스라엘 특수부대는 작년 7월 미국 플로리다주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 현장에도 투입된 바 있습니다. 특수부대 ‘유니트(Unit) 9900’은 3D방식으로 건물이 붕괴되기 전 이미지와 붕괴 이후를 비교해 잔해 위치 및 규모 등을 산출해 잔해 속에서 인명구조를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오늘 이스라엘 대사님께 긴급히 요청을 드렸습니다”라고 전했다.

출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페이스북
출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페이스북

이스라엘 특수부대 '유니트 9900'은 이스라엘 참모총장 직속 정보부대이다. 항공 및 위성 이미지를 통해 이미지정보 수집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소방청은 "이스라엘 특수부대(유니트9900)의 3D기술은 건물 붕괴 전·후를 비교해 실종자의 위치를 추정하는 기술입니다. 이 부대는 직접적인 인명구조활동을 수행하지 않으며, 구조대상자의 예상 위치정보를 구조대에 제공합니다"라고 밝혔다.

소방청은 이어 "광주 신축공사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은 구조기술 또는 장비 부족이 아닌 크레인 전도 및 추가 붕괴 가능 등 현장의 불안정성으로 현재 수색활동 자체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간단한 중장비 작업에도 건물이 흔들릴 정도로 불안한 상태로, 구조물 안전 전문가들의 안전 우려에도 탐색구조를 강행하고 있다고 소방청은 설명한다. 


안철수 후보의 이스라엘 특수부대 파견 요청을 계기로 우리나라 구조대의 수준을 짚어봤다. 우리나라 국제구조대는 UN 국제탐색구조자문단이 최고등급을 인정한 35개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제구조대 대부분은 중앙119구조본부(중구본) 소속 대원들로 구성되는데 광주사고 현장에는 중구본 대원 100여명이 투입됐다. 실종자 구조가 기대만큼 빨리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추가 붕괴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현장 상황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뉴스톱은 위에서 살펴본 바에 근거해 "대한민국 구조대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소방청의 설명에 대해 '대체로 사실'로 판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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