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우리사주 주가하락해 담보부족되면 반대매매 실행?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2.01.2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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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임업체인 크래프톤에 관한 기사가 눈에 띈다. 기업 공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우리사주 청약을 했던 이 회사 직원들이 주가 약세에 따라 거액의 손실을 입었고, 대출을 받아 청약한 일부 직원들은 반대 매매의 위험까지 떠 안게 됐다는 내용이다. 반대 매매가 실행되면 우리사주 분량이 대거 시장으로 풀리며 주가 추가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을 덧붙였다. 뉴스톱이 팩트체크했다.

출처: 크래프톤 홈페이지
출처: 크래프톤 홈페이지

①크래프톤, 공모가 대비 -40%…우리사주 손실 1인당 5000만원대

연합뉴스는 25일 <크래프톤, 공모가 대비 -40%…우리사주 손실 1인당 5천만원대>라는 기사를 발행했다. 연합뉴스는 “크래프톤 주가는 지난 24일 종가 기준 공모가보다 39.36% 하락한 30만2000원까지 내렸다. 24일 장중에는 29만9천원까지 내려가 상장 후 처음 20만원대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우리사주 평가액은 24일 종가 기준 1인당 7973만원으로 줄었다. 즉 공모가 대비 1인당 손실 금액은 평균 5174만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여기까지는 크게 이상하지 않다. 공모가액보다 현재 주가가 내렸으니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는 일이니까.

출처: 연합뉴스 홈페이지
출처: 연합뉴스 홈페이지

 

②주가하락에 따른 담보 부족, 반대매매로 이어지나? … 사실 아님

그런데 연합뉴스는 “더 큰 문제는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우리사주 취득자금 대출을 받은 크래프톤 직원들이다. 일부 직원은 우리사주 매입을 위해 수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지는 연합뉴스 보도를 살펴보자.

대출 약관상 주가 하락으로 담보 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주식은 반대매매 위기에 놓인다. 그런데 최근 크래프톤 주가는 공모가보다 40% 낮은 청산 기준가 29만8800원에 근접했다. 증권금융의 우리사주 취득자금 대출 상품설명서를 보면 담보 비율 하락으로 담보 부족이 발생하면 담보 추가 납부나 대출금 상환으로 담보 부족을 해소해야 한다. 즉 추가 담보 요구에 따라 담보 부족분을 채워 넣으면 반대매매가 일어나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담보 부족이 해소되지 않으면 증권금융이 고객의 담보 증권을 임의 처분해 대출금 변제에 충당하고, 해당 고객은 담보 증권의 소유권을 상실한다.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는 와중에 반대매매 물량이 대규모로 쏟아지면 하락세에 더욱 속도가 붙어 주가 폭락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는 주가하락으로 담보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주식은 반대매매 위기에 놓인다고 전했다. 반대매매란 증권회사의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가 대출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투자자 계좌의 주식을 강제로 매도해 대출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한국증권금융의 우리사주 취득자금 대출 상품설명서를 찾아봤다. 

출처: 한국증권금융
출처: 한국증권금융

우리사주 조합원이 취득한 주식은 한국증권금융에 예탁된다. 퇴사 등의 사유로 인출하지 않는한 한국증권금융이 우리사주 조합원의 주식을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크래프톤의 우리사주 조합 배정 주식은 보호예수 기간 1년으로 정해져 있다. 이 때문에 오는 8월까지는 시장에 내다 팔 수 없다. 

여기에 담보추가납부 유예 약정 등 추가적인 안전판이 있다. 담보비율이 유예담보비율 아래로 내려가더라도 우리사주조합 또는 회사가 추가로 담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담보부족이 발생한다고 해도 반대매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는 뉴스톱과 통화에서 "우리사주 주식은 담보부족이 발생한다고 해서 반대매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담보 추가 납부 및 대출금 상환을 통해 대부분 담보부족을 해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담보부족이 해소되지 않는 경우 6단계(윗 그림 참조)에 이르는 담보증권 임의처분 절차를 거쳐 채권을 회수하게 되는데, 이 때에도 보호예수 기간 중에는 시장으로 우리사주 배정 분량의 주식이 출회되는 일은 없다는 것이 한국증권금융의 설명이다.

 

③주가 내리막에 우리사주 물량 쏟아져? … 오는 8월까지는 불가능

크래프톤 주가가 떨어져 담보부족이 발생해도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한국증권금융이 임의로 주식을 처분할 수 없다.   

근로복지기본법은 우리사주제도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이 법 43조④항은 한국증권금융이 법정 예탁기한 중에는 권리를 행사할 수 없도록 정해놨다. 우리사주조합이 출연한 돈으로 취득한 우리사주는 1년, 회사가 50% 이상 출연하는 경우에는 1~4년으로 예탁기한이 정해져있다. 최소 오는 8월까지는 한국증권금융이 크래프톤의 우리사주 주식을 처분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연합뉴스 보도처럼 주가하락이 담보부족을 부르고 이게 반대매매로 이어져 시장에 대량으로 매물이 쏟아져 또다시 주가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길 일은 최소한 8월까지는 전혀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다.


뉴스톱은 위에서 살펴본 근거를 토대로 연합뉴스의 해당 보도 중 크래프톤 주가 하락으로 대출을 받은 우리사주 조합원의 소유 분량이 반대매매의 위험에 빠졌고, 반대 매매가 현실화될 경우 추가 매물이 쏟아져 주가 추가 하락이 우려된다는 내용을 '사실과 다름'으로 판정한다.

국가기간통신사임을 자부하는 연합뉴스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사를 작성함에 있어 좀 더 정확히 취재하고 꼼꼼히 기사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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