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검은 호랑이의 해? 설날에 궁금한 이야기들 팩트체크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2.01.2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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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다. 코로나19 국내 발병 이후 네 번째 맞는 명절이다. 코로나 이전만큼 설레고 들뜨는 마음은 아니더라도 명절은 명절이다. 뉴스톱은 설날과 관련된 팩트체크를 준비했다. 

 

①임인년, 왜 검은 호랑이의 해?

언론들은 2022년 해가 바뀌자마자 검은 호랑이의 해라고 떠들었다. 기업들도 검은 호랑이를 내세워 각종 판촉에 열을 올린다. 그런데 왜 ‘검은’ 호랑이의 해라고 하는 걸까?

2022년은 60갑자로 따지면 임인년(壬寅年)이다. 60갑자는 10개의 천간과 12개의 지지를 결합해 만든다. 그런데 천간 10개와 12개 지지의 조합으로는 120개의 갑자를 만들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건 아니다. 천간 1개에 결합할 수 있는 지지는 12개가 아니라 6개다. 무작위로 조합하는 것이 아니라 천간과 지지가 1칸씩 전진하면서 결합하기 때문이다. 갑자년은 있어도 갑축, 갑묘년은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10과 12의 최소공배수가 60이라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출처: 우정사업본부
출처: 우정사업본부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천간 10개를 색깔로 구분하기 시작했다. 갑을은 파란색, 병정은 빨간색, 무기는 노란색, 경신은 흰색, 임계는 검은색. 이런 식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12지지는 고유 동물이 있다. 임인년은 검은색인 임과 호랑이인 인이 결합한다. 그래서 ‘검은 호랑이 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천간의 색깔 구분은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불행하게도 명확한 기원을 찾을 수가 없다. 중국 고대부터 전해 내려오던 음양, 오행, 주역 등이 결합하면서 천간과 오방색이 결합한 것이라고 추정된다. 이후 마케팅의 영향으로 일반인에게 널리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

 

②한국인만 가진 세 가지 나이

우리나라는 ‘세는 나이’ ‘만 나이’ ‘연 나이’를 사용하고 있다. 설날에 떡국 한 그릇 먹으면 나이 한 살 더 먹는 다는 방식이 세는 나이이다. 세는 나이는 중국에서 비롯돼 유교 문화권 나라들에서 쓰였다. 12월에 태어난 아이는 태어나자 마자 1살, 해가 바뀌면 2살이 된다. 생후 2개월인 아이가 두 살이 되는 것이다.

오늘날 세는 나이를 쓰는 나라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중국에선 1960~70년대 문화대혁명 때 사라졌고, 일본은 1902년 법을 제정하며 세는 나이를 버리고 만 나이를 정착시켰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만 나이는 생후 몇년 몇개월 몇일 이런 식이다. 모든 나라가 사용한다. 우리 나라도 형법·민법 등 법률 관계, 공문서, 병원 처방이나 언론에서 주로 사용한다.

태어난 해를 0살로 하되 해가 바뀔 때마다 한 살씩 더하는 연 나이는 두 방식의 절충인 셈인데, 병역법의 입영 영장 발부 등 주로 법 집행 편의를 위해 쓰고 있다. 윤석열 후보가 만 나이로 통일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③차례상은 상다리가 휘어지게?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은 평균 28만700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설보다 0.8% 올랐다고 한다. 차례상하면 홍동백서 조율이시 등 상차림과 관련된 어려운 말과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놓은 제사 음식이 떠오른다. 그렇지만 이는 전통의 차례상과는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 전문기관이 내놓은 진단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2017년부터 제례문화 현대화 사업을 위해 예서(禮書)와 종가, 일반 가정의 설 차례상 음식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전통 격식을 지키는 종가 설 차례상 역시 <주자가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북 안동의 퇴계 이황 종가(윗 사진 왼쪽)에서는 술, 떡국, 포, 전 한 접시, 과일 한 쟁반 등 5가지 음식을 차렸다. 과일 쟁반에는 대추 3개와 밤 5개, 배 1개, 감 1개, 사과 1개, 귤 1개를 담았다. <주자가례>와 비교하면 차를 생략했고, 떡국과 전, 북어포를 추가했다.

출처: 한국국학진흥원
출처: 한국국학진흥원

 

하지만 일반 가정(윗 사진 오른쪽) 차례상에는 평균 25~30가지 음식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가에 비해 5~6배나 많이 음식을 차린 것이다. 과일은 종류별로 별도의 제기에 각각 담았으며, 어류와 육류, 삼색 채소, 각종 유과 등이 추가됐다.

명절과 기일에 행하는 차례와 제례는 조상을 기억하기 위한 문화적 관습이자, 오랜 기간 이어져온 전통일 뿐이다. 과도한 차례상 차림으로 가족간 갈등을 일으키고, 여러 사회문제를 초래한다면 과감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한국국학진흥원은 지적했다.

 

④ 설연휴 대체공휴일 안 줌?

이번 설 연휴는 1/29~2/2 5일이다. 토요일과 일요일이 끼어있다. 그런데 왜 대체공휴일로 지정하지 않는 거냐는 분들이 계신다. 그렇지만 이번 설 연휴는 대체공휴일 지정 대상이 아니다. 대체공휴일 지정에 관한 규정을 담고 있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살펴보면 설 연휴(전날, 당일, 다음날)는 연휴 3일이 일요일과 겹치는 경우에만 대체 휴일로 지정된다. 이번 설날은 설연휴 3일이 월화수 요일이기 때문에 대체 휴일 지정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만일 설 전날이 일요일이라면 수요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된다. 설 당일이 토요일인 경우에는 월요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돼 금토일월 쉬게 된다.

대체공휴일 지정 대상 공휴일은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어린이날(토일 겹칠 경우), 설, 추석 연휴 3일(일요일과 겹칠 경우) 가 해당된다.

올해 2022년 대체공휴일은 추석 다음날(9월12일이 대체공휴일로 추가), 한글날(10월10일이 대체공휴일로 추가) 뿐이다.

 

⑤건강한 설 연휴 나기

이번 설 연휴도 방역 대책 차원에선 코로나 시대 이후 맞이한 앞선 세차례 명절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가급적 고향 방문 자제, 가급적 대중 교통 이용 자제, 휴게소 이용 시간 최소화, 가족 모임에서도 식사시간 제외하고 마스크 착용. 2년 동안 들었던 내용이다.

그런데 이번 설 연휴를 앞두고 달라진 점은 두 가지 정도다.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전파력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증상은 약하지만 전파력이 강하기 때문에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의료체계가 붕괴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제는 언제 어디에서 걸려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말한다. 방역 당국의 전략도 기존 3T(검사, 추적, 치료)를 고집하지 않는다. 확진자 역학조사를 통한 접촉자 추적도 이미 한계를 벗어났고, 누구나 선별진료소에서 받을 수 있었던 PCR검사도 신속진단키트 검사를 통해 양상이 나와야 받을 수 있게 됐다. 코로나 국내 발병 초기 확진자를 전부 시설로 보내 치료했던 전략도 이제 유효하지 않다. 고위험군(고령자, 기저질환자)이 아닌 사람들은 재택치료가 기본이 된다.

오미크론의 강력한 전파력을 낮출 수 있는 방편으로 방역당국이 제시하고 있는 것은 고성능 마스크이다. 방역당국은 설 연휴 기간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고성능 마스크를 착용하면 감염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안 가는 게 최선이지만 부득이 가시는 분들께는 주기적인 환기를 권고한다. 하루 최소 3회 이상, 매번 10분 이상 모든 창문을 열어놓는 것이 감염 위험을 낮추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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