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오미크론, 확진자 폭증하는데 사망자는 감소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2.02.0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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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오미크론 확산 이후 폭증하는 확진자 수는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다. 전파력은 강하지만 증상이 약한 오미크론의 특성 때문이다. 그렇지만 감염자가 늘어나면 증상이 약해도 분모가 커지기 때문에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걷잡을 수 없는 감염자 폭증은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늘어나게 한다. 코로나 환자 대응에 과부하가 걸리면 다른 질환으로 위독한 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기회를 잃게 된다. 이런 시나리오가 방역 당국이 우려하는 최악의 경우다.

출처: 질병관리청
출처: 질병관리청

 

①60세 이하 확진자 관리 사실상 없음 

2020년 1월20일 국내 첫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진된 이후 2022년 2월9일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사망자는 모두 6943명이다. 이 가운데 3464명(49.89%)이 80대 이상, 1895명(27.29%)이 70대 이상의 고령자다. 사망 사례의 77.18%가 고령자에 집중됐다.

지난해 12월23일 109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일일 사망자 수는 점차 줄어들었고 오미크론 변이가 90% 이상을 차지한 2월 이후(1~9일)엔 일 평균 20.9명을 기록했다. 확진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사망자는 확진자 발생에 비례해 늘어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1월1주차에 361명이었던 사망자 수는 꾸준히 줄어들어 2월1주차엔 146명을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도 1월4주 167명에서 2월1주차엔 133명으로 줄었다. 이런 수치에 기반해 당국은 오미크론에 대한 대응 방향을 바꿨다. 사실상 확진자 추적이 무의미한 상황에서 기존 3T(검사, 추적, 치료)전략 대신 위중증과 사망자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다만 우려스러운 부분은 확진자 증가에 따라 입원자 수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주간 입원환자 수는 1월4주 6199명에서 2월1주 8447명으로 늘었다.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이 40%선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확진자 폭증에 따라 병상이 빠르게 소진되고 입원 대기 환자가 늘면 또다시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9일 0시 기준 신규 재택치료로 배정된 환자는 3만4514명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4만9567명)의 70%가 집에서 치료를 받게 되는 셈이다. 10일부터는 1일 1회 진행되던 일반관리군 환자의 유선 모니터링도 폐지된다. 재택 치료자 중 집중관리군(60세 이상의 고령층과 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 환자)에게만 1일 2회 유선 모니터링이 실시된다. 일반 관리군은 코로나 및 기타 증상이 나타날 경우 의료기관의 전화 상담 및 처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출처: 질병관리청
출처: 질병관리청

 

②확진자 늘지만 치명률은 하락

2020년 1월20일 국내 첫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진된 이후 2022년 2월9일 현재까지 우리나라 코로나19 치명률(사망자/확진자)은 0.64%(6943/1131248)이다. 계절독감의 치명률(0.05~0.1%로 추산)과 비교하면 6~12배 정도 높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 확산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오미크론 변이가 90% 이상을 차지한 2월 이후(2월1~9일)를 따져보면 치명률은 0.066%(188/285560)로 낮아진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고한 우위를 점한 이후 코로나19의 치명률은 독감수준으로 낮아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연령표준화 방식으로 산출한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0.21%(2월5일 기준)라고 밝혔다.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인구구조가 다른 집단 간의 사망 수준을 비교하기 위해 연령구조가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제거한 사망률을 의미한다. 각 연령대 별로 연령별 사망률을 연령별 표준인구와 곱한 뒤 총 기대사망자 수를 집계해 다시 표준인구로 나눈다. 이 방식으로 비교하면 오미크론은 계절독감보다 2~4배 정도 치명률이 높게 나타난다. 방역 당국이 아직은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를 완화할 수 없는 이유이다. 

 

③백신 오미크론 예방 가능? 70% 예방율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방역 수칙으로 ➊예방접종(3차접종) 적극 참여, ➋3밀(밀폐·밀집·밀접) 환경에서 보건용 마스크(KF80·KF94) 착용, 환기(일 3회, 10분 이상)실시, ➌대면접촉 줄이기(사적모임 6인 이내, 다중이용시설 이용시간 짧게, 대화시 마스크 착용)를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연일 돌파감염 사례가 늘어나면서 백신으로 오미크론 감염을 막을 수 있냐는 의문이 생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7일 보도참고자료에서 “60대 이상 일평균 확진자가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위중증 환자 증가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특히 60대 이상 3차 접종 시기 감안시 3월 이후 예방효과가 감소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요양병원‧시설의 집단 감염도 지속 중”이라고 언급했다. 백신 접종 후 시간이 경과하면 감염 예방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고령층, 면역저하자 등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다. 효과가 떨어질 때까지는 감염 예방 효과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뉴스톱이 질병청 자료를 토대로 1월4주차 백신 3차 접종의 백신 유효성을 계산한 결과 70.9%가 산출됐다. 이 기간 3차 접종 완료자의 확진률은 10만명당 90명, 미접종자의 확진률은 10만명당 310명을 나타냈다. 1월3주차(81.4%)에 비해 약간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감염 예방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출처: SK바이오사이언스
출처: SK바이오사이언스

 

④노바백스 백신 보급, 미접종자의 선택은?

9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 생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노바백스 백신이 첫 출하됐다. 이날 처음 출하된 물량은 29만2000회분이며 이달 안으로 200만회분 정도가 출하될 예정이다.

코로나19 백신 중 처음으로 합성항원 방식으로 개발된 노바백스 백신은 지난달 12일 ‘뉴백소비드’라는 이름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고, 8일 출하 승인을 받으면서 9일 국내 도입이 시작됐다. 정부는 이 백신을 18세 이상 미접종자의 기초접종과 2·3차 접종 미완료자의 접종에 활용할 예정이다.

정부는 의료기관·요양병원 입원환자나 요양시설 입소자, 재가노인·중증장애인 등 고위험군 미접종자를 위한 요양병원·시설 내 자체·방문접종에 노바백스 백신을 우선 활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1·2차 접종을 화이자, 모더나 등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이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바이러스벡터 백신으로 받았으나 의학적 사유로 이러한 백신을 추가로 맞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예외적으로 노바백신으로 교차접종이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대규모 다국가 임상에서 90%에 달하는 코로나19 감염 예방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노바백스사는 “NVX-CoV2373이 오미크론 등 각종 변이에 대한 강한 면역 반응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독감백신과 같은 방식으로 제조되기 때문에 부작용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 허가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경증 또는 중등증으로 국소 반응은 투여 후 2일(중앙값) 이내, 전신 반응은 1일(중앙값) 이내 소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4편)에서 수집된 안전성 자료의 통합분석결과, 이 약 투여시 일부 고령자에서 혈압상승이 보고됐다. 또한, 중대한 약물이상반응으로 대장염, 심근염, 혈관부종, 중추신경계 염증(비골신경마비, 말초신경병증 포함), 바제도병(갑상선기능항진증 포함), 혈소판감소증이 모두 6명으로부터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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