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팩트체크] 임기말 알박기? K방역 성적? 세계1위 갈등국가?

  • 기자명 뉴스톱
  • 기사승인 2022.03.21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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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교체기에 인사 중단은 관례다”?, “한국의 코로나 방역정책은 세계 최악이다”?, “한국은 세계 최악의 갈등국가이다”? 사실일까요? 지난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크 관련 주요 뉴스에서 알려드립니다.

 

1. 임기 말 인사 중단은 관례?

권력교체기 인사권을 둘러싼 신구권력의 충돌을 두고 ‘임기 말 인사 중단은 관례다’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JTBC에서 확인했습니다.

JTBC 방송화면 갈무리
JTBC 방송화면 갈무리

대부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충돌이 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대통령비서실장 출신인 임태희 윤 당선인 특별고문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개 그동안 보면 잘 안 된 경우가 많이 있었죠. 영원히 해결하기가 어려운 문제예요”라고 말했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논란이 된 걸 시인한 겁니다.

협의를 하는 선이 어디까지냐는 기준이 없어서 그런 건데, 이명박 당선인 때는 인수위 명의로 공식적으로 2번이나 인사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여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미 충분히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한 번 더 인사 자제라는 얘기가 나오면 모욕주기 위한 것으로 생각해서 마음대로 할 것”라고 했습니다.

같은 당에서 정권이 재창출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 “공기업, 공공기관 이런 데에 전문성이 없는 인사들을 낙하산으로 선임을 해서 보낸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두 정권이 바뀌기 직전 임명하는 게 문제가 됐습니다. 노무현 정부 말기에는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을 임명하려다 이명박 당선인 인수위가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던 것이고,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넘어갈 땐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 감사 자리를 두고 부딪쳤습니다.

박근혜 정부 때는 국정농단 탄핵으로 황교안 총리가 권한대행이 됐는데, 바로 며칠 뒤 마사회장을 임명했습니다. 특히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황 권한대행이 박근혜 청와대 비서관 출신을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임명했습니다.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는 “탄핵당한 정권이 졸속 추진한 알박기 인사는 철저히 검증해 엄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공공기관은 350곳입니다. 이 중에서 논란이 되풀이되는 곳도 적지 않은데 대표적인 곳이 마사회입니다. 지난해 10월 마사회 전 회장이 해임됐는데, 지금껏 공석이었다가 최근에 신임 회장이 취임해 이른바 알박기 지적이 나온 겁니다.

 

2. 현재 한국의 코로나 방역성적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최근 국내 확진자가 급증하자 온라인에서 정부의 방역 정책을 비판하는 게시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성적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지 연합뉴스에서 확인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6만2천338명으로 지난 9일 34만 명을 넘긴 뒤 11일을 제외하곤 1주일째 30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5일 현재 전 세계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97만3천605명을 기록했습니다. 한국은 30만9천769명(14일 기준)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으며 전체의 31.8%를 차지했습니다. 독일(10만1천872명), 일본(5만2천2명), 네덜란드(4만5천892명), 러시아(4만1천55명), 오스트리아(3만4천220명)가 뒤를 이었습니다. 한국의 하루 사망자 수는 200명으로 세계 4위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최근 데이터로만 보면 현재 우리나라의 방역 상황은 세계 최악을 다툴 만큼 악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 추이는 국가별 상황과 정책에 따라 시기별로 큰 차이가 있어 단기 데이터만으로 전체 방역 상황을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주요국 다수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한국보다 일찍 감염자가 폭증한 뒤 정점을 지나 지금은 안정기로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 1월 중순 하루 확진자가 80만 명을 넘어섰으나 현재는 1만7천 명대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당시 미국의 비검사자를 포함한 실제 하루 확진자는 480만 명을 웃돈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따라서 국가별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엄밀히 비교하려면 장기간의 누적 데이터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86만6천222명으로 세계 14위, 누적 사망자는 1만595명으로 60위를 기록했습니다.

인구 단위로 환산한 수치를 보면 한국의 인구 100만 명당 누적 확진자는 13만3천730명으로 세계 87위, 인구 100만 명당 누적 사망자는 206명으로 세계 151위를 기록했습니다. 전 세계 평균이 각각 5만8천952명과 778.3명인데 비춰보면 한국의 확진자 수는 세계 평균의 2.3배, 사망자 수는 4분의 1 수준입니다.

 

3. 한국은 세계 1위의 ‘갈등’국가?

“한국이 갈등 세계 1위 됐다”, “한국이 문화전쟁이 가장 심한 곳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많이 보이는 내용입니다. 우리 사회의 갈등이 ‘세계 1위’로 공인받을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MBC에서 확인했습니다.

MBC 방송화면 갈무리
MBC 방송화면 갈무리

한국이 ‘갈등 세계 1위’라고 명시한 건 지난해 6월 영국 킹스컬리지가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에 의뢰해 발간한 보고서입니다. 전 세계 28개국 시민 2만 3천여 명을 대상으로, 12개 갈등 항목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다고 느끼는지를 조사했습니다.

12개 항목에는 빈부격차, 지지정당, 정치 이념 등이 들어가 있는데, 한국의 경우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개 항목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빈부격차에 따른 갈등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무려 91%에 달했습니다. 전 세계 평균 74%를 크게 넘었습니다.

한국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한 또 다른 항목은 성별과 나이였습니다. 성별과 나이 갈등이 심하다고 대답한 비율이 28개국 평균은 40%대인데 비해 한국에서는 둘 다 80%에 달해 2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같은 여론조사기관이 영국 BBC의 의뢰로 지난 2018년 발표한 조사도 있습니다. 27개국 시민 약 2만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8개 갈등 항목 가운데 한국은 빈부갈등 4위, 세대갈등 2위, 남녀 갈등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국내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해 전경련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의 갈등지수는 OECD 소속 30개 나라 가운데 최상위권이지만, 갈등 관리 능력은 27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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