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코로나19 치명률 잘 관리되고 있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2.08.17 14: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이 인구 대비 코로나19 확진자 수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려가 커지자, 방역 당국이 “확진자 대비 사망자 수(치명률)은 해외 어느 나라보다도 낮게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통계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네이버 코로나19 현황 페이지 갈무리
네이버 코로나19 현황 페이지 갈무리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지난 주(8월 7일∼13일) 인구 100만 명당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한국이 1만6724명으로 집계대상 216개국 가운데 가장 많았습니다. 두 번째로 많은 마셜제도(1만4577명), 3위인 일본(1만1228명)과 차이도 컸습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도 16일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나라에서 최근 확진자가 제일 높은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미접종자 비율이 높은 19세 이하의 확진자 발생률이 높고, 또 활동량이 많은 20대, 30대의 발생률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인구 대비 확진자 수가 세계 1위로 집계된 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한창이던 3월 넷째 주 이후 20주 만입니다. 특히 6월 28일 이후부터 이전 주 대비 확진자 수 증가가 계속되고 있는데, 미국과 유럽 주요국보다 유행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지속 기간도 더 길게 나타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출처: Our World in Data
100만명당 신규확진자 및 사망자 추이. 이미지 출처: Our World in Data

이에 방역당국은 확진자와 고위험군 보호에 집중하는 ‘표적화된 정밀 방역’을 강조하며, 확진자 대비 사망자 수인 ‘치명률’은 다른 나라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백경란 청장도 16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OECD 국가 중 치명률은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아워월드인데이터(Our World in Data)’의 8월 14일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치명률 0.06으로 전체 조사대상 216개 가운데에서 103번째, OECD 38개국 가운데에서는 6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질병관리청도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치명률은 2~4월에 0.08~0.13%에서 7월 4주 0.03%까지 감소하는데 이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미지 출처: Our World in Data
OECD 38개국 치명률 추이. 이미지 출처: Our World in Data

이처럼 최근 통계에서 한국의 코로나19 치명률이 낮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 짚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누적 치명률 순위와 비교했을 때입니다. 아워월드인데이터 사이트가 집계를 시작한 2020년 1월 22일부터 누적된 통계로 보면, 한국은 치명률 0.12로 세계에서 14번째로 낮은(좋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8월 14일 기준 한국의 치명률 순위는 세계에서 103번째입니다. 누적순위에 비해 최근 순위가 더 나빠졌다는 것은 이전에 비해 치명률 수치가 부정적인 쪽으로 더 올라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또 하나는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신규 확진자 추이입니다. 최근 3주 동안의 추세를 보면, 7월 25일부터 31일까지의 60세 이상 신규확진자 비율은 평균 17.4%였지만, 8월 1일부터 7일까지는 20.2%, 8월8일부터 14일까지는 평균 21.9%를 기록하며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출처: 질병관리청 보도자료
60세 이상 확진률 추이. 출처: 질병관리청 보도자료

지난 7월 22일에는 “계속 떨어지던 국내 코로나 치명률이 지난달부터 상승세로 돌아섰고 특히 고위험군인 60세 이상에서 2배 넘게 올랐다.”는 SBS 보도도 있었습니다. 추후 사망자 수가 증가하고 치명률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확진자 발생률은 국가별 검사체계 수준과 적용 기준에 따라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하루 80만 명 이상의 PCR 검사와 1만여 개소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한 등 검사 접근성이 높은 나라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도 국가별 확진자·사망자 통계 해석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검사 건수를 줄이면 결과적으로 확진자도 실제보다 적게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코로나19 확진자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늘었지만, 확진자 대비 사망자 수, 즉 치명률은 잘 관리되고 있다”는 발언은 현재 시점에서는 사실입니다. 다만 누적 치명률 순위와 비교하면 현재 치명률은 나빠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고, 최근의 고위험군 신규확진자 비율 증가 추세는 치명률을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