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국민의힘 정강·정책에도 ‘기본소득’ 명시되어 있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2.10.0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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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때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기본소득 주장을 다시 언급했습니다. 이어 여당인 국민의힘의 협조를 요구하면서, 국민의힘 정강·정책에도 기본소득이 명시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관련한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국민의힘 강령 10대 약속 1-1 항목에 있어

이재명 대표가 언급한 국민의힘 정강·정책은 국민의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강정책 메뉴를 누르면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정치이념’이라고 소개된 ‘강령’페이지가 열립니다. 2020년 9월 2일 전면개정된 국민의힘 강령은 ‘모두의 내일을 위한 약속’이라는 제목과 함께, ‘우리의 믿음 10개 항목’과 기본정책 <10대 약속>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언급한 부분은 10대 약속 중 첫 번째 약속인 ‘모두에게 열린 기회의 나라’ 1-1 항목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1-1 (누구나 누리는 선택의 기회) 국민 누구에게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기회를 보장하며, 자율적인 개개인이 넓은 선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 국가는 국민 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자연 등 모든 영역에서 삶의 질과 만족도를 지속해서 관찰하고 개선한다.

이재명 대표의 발언은 사실입니다. 특히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바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면서, “이 정강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본소득을 비판하려고 하니 우리 당 스스로 앞뒤가 안 맞고 스텝이 꼬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기본소득을 폐기하는 정강 정책 개정, 당장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국가 또는 지방자치체가 모든 구성원 개개인에게 아무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기본소득’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2016년부터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박원순, 심상정, 이재명 등 잠재적 대선후보들이 다양한 방식의 기본소득을 언급했습니다. 국민들에게 기본소득이란 개념이 익숙해진 계기는 2019년 9월 기본소득당이 창당하면서입니다. 이후 2020년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계층이 많아지자 재난지원금 지급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2020년 9월 당시 미래통합당은 ‘국민의힘’으로 당 이름 변경을 최종 확정하면서 기본 소득과 경제 민주화를 핵심으로 하는 새 정강 정책을 의결했습니다. 기본소득이 1호 정책으로 올랐고 경제민주화, 약자와의 동행을 기조로 했습니다. 당시에도 보수정당의 정강정책이 맞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안철수 김기현 과거 부분 찬성에서 현재는 반대로 입장 바뀌어 

이재명 대표의 ‘기본소득’ 언급에 대해, “기본사회는 커녕 기본소득을 도입한 나라도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라고 반박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017년 대선 당시에는 기본소득에 부정적 입장이었지만 국민의당 대표시절인 2020년 6월 4일 “한국형 기본소득(K-기본소득) 도입 방안을 집중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안 대표의 구상은 4개월 뒤인 2020년 10월 국민의당의 ‘청년기본소득’ 정책으로 구체화됐습니다. ‘한국형 기본소득’으로도 불린 청년기본소득은 만 19~34세 모든 청년에게 월 30만~50만원씩의 현금을 주는 것이 내용입니다. 국민의힘과 정책연대 1호 과제이기도 했습니다.

현재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김기현 의원도 2020년 6월 3일 YTN 인터뷰에서 “기본소득은 기본적으로는 통합당이 지향해왔던 것과 색다른 것”이라면서,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 가고 있고, 코로나19로 국민이 어려운 국면에 놓여 있어 우리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안철수·김기현 두 의원은 이후 대선 등을 거치면서 다른 입장을 보였습니다.

김기현 의원은 2021년 10월 29일 역시 YTN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의 핵심 공약인 기본소득과 기본주택을 언급하며 “모든 것을 국가가 다 관장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용어를 바꿔서 치환해서 보면, 기본소득이라는 것은 배급식량제, 기본주택이라는 것은 배급주택제”라고 비판했습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2월 11일 열린 대선후보 토론에서 청년에게 연간 100만원의 청년기본소득을 주겠다는 이재명 후보 공약을 두고 “(청년기본소득 예산) 7조원을 청년들을 위한 주택 마련에 전부 투자하는 게 더 좋은 방안이 아닌가”라고 되물은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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