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이 말하면 대통령이 따라한다?...의혹 정리해보니

  • 기자명 김정은 기자
  • 기사승인 2022.12.08 10:2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이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 이전 과정에 '천공'이 개입했다고 주장하자, 대통령실은 6일 김종대 전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김 전 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한 방송인 김어준씨도 함께 고발됐습니다.

김종대 전 의원은 지난 2일 온라인 정치경제미디어 <스픽스>가 진행하는 방송 '왁자지껄'에 출연해, "4월 대통령실 및 관저 이전 논의 당시 천공이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나타난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대통령실 이전 TF 단장이 현 김용현 경호처장"이었다며, "육참총장(육군참모총장) 공관을 지키던 공관장에게 연락을 해서 '공관장 1명을 제외한 공관 거주 모든 인원을 내보내라'고 지시한 뒤 천공과 함께 나타났다"고 폭로했습니다. 

김종대 전 의원은 지난 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도 "(천공이) 한남동에 있는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둘러봤다"며 "천공이 다녀가고 나서 외교부장관 공관으로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육군과 경호처에서 일체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마디로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천공'이 대통령 관저를 육군참모총장 관저에서 한남동 외교공관으로 변경한 것에 관여했다는 주장입니다. 

 

대통령실은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을 개조해 대통령 관저를 마련했다. 사진 출처=MBC
대통령실은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을 개조해 대통령 관저를 마련했다. (MBC 방송영상 갈무리)

잇따른 의혹 제기에 대통령실은 5일 "가짜뉴스에 대해서 확고하고 일관된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경호처장은 '천공'과 일면식도 없을 뿐 아니라, '천공'이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둘러본 사실 자체가 없다"며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반박했습니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6일 논평을 통해 김종대 전 의원의 발언을 언급한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원회 의장을 지적했습니다. 또 "악의적인 가짜뉴스는 독버섯처럼 자라나 곳곳에 기생하며 우리 사회를 좀먹는다"고 맞대응했습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아래 사진 참고)에 "법정에서 진실을 다투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언급했다. 사진 출처=김종대 전 의원 페이스북

김종대 전 의원은 발언 당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김어준씨와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에도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제가 다 설명할 순 없다"며 불확실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확실한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대통령실의 관저 이전 결정에 '천공'이 개입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사실관계를 입증할 책임은 주장을 제기한 사람에게 있기 때문에, 김 전 의원이 법정에서 어떻게 진실을 규명할지 살펴봐야 합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유독 '천공'과 관련된 의혹이 수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언론과 정치권에서도 대통령과 천공의 관계를 둘러싼 이야기가 일파만파 확산됐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MBC 스트레이트>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천공의 관계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언론에서 다뤄진 모든 의혹들이 '사실'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습니다. '천공'의 발언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반영됐는지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천공이 발언한 직후에 윤석열 대통령이 그의 조언과 유사하게 행동해, 의혹은 불식되지 않고 국정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뉴스톱>은 독자의 판단을 돕기 위해 지금까지 있었던 천공의 발언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시기를 비교해 정리했습니다. 

 

◈ 천공, 윤석열 대통령 검찰총장 시절부터 강연에서 언급

<스트레이트> 보도에 따르면 천공은 1958년생으로, 최근 '이병철'에서 '이천공'으로 개명했습니다. <뉴스톱>은 편의를 위해 그를 '천공'으로 통일해 부르겠습니다. 천공은 다양한 사회 문제를 강연에서 다룹니다. 가장 최근인 6일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에 대해 묻는 수강생들의 질문에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긴 머리에 하얀색 한복을 입은 천공의 강연 영상은 유튜브 채널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정법시대 홈페이지
'천공스승'으로  알려진 인물. 사진 출처=정법시대 홈페이지

윤석열 대통령과 천공의 관계는 대통령선거 기간 내내 논란이 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부터 그의 강연에서 언급됐습니다. 2년 전인 2020년 3월, 천공은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국민을 위한 검사"라고 평가(아래 참고)했습니다. 

"윤석열 검사는 '국민을 위한 검사가 되보겠다'라고 나온 사람이에요. (중략) 국민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잘 지켜줘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국민의 나라로 돌아올 겁니다. 나는 여기까지만 설명하겠습니다."

<강의 업로드 일자: 2020.03.14 / 실제 강의 일자: 2020.02.16>

제20대 대통령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작년 11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자신이 직접 조언해줬다고 언급(아래 참고)하기도 합니다. 

"윤석열 씨는 어떻게 해가지고 지금 앞으로 길을 가느냐, 이때까지도 길을 온 것이 어떻게 가느냐. 이 사람은 쉽게 길 안 줘요. 목젖이 타도록 노력을 할 때 그때 뚜껑이 열려요, 길이 열려 항상. 내가 이 사람한테 이 말 해줬어요. '당신 쉽게 열라고 하지 마라. 목구멍에 찰 때까지 안 열어 둔다."

<강의 업로드 일자: 2021.11.10 / 실제 강의 일자: 2021.11.08>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 직후인 지난 3월에도 천공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강연에서 언급(아래 참고)하며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다행히 우리 윤석열 당선자께서 정법 공부를 좋아합니다. 이 정법 공부가 뭐냐, '홍익인간 인성교육'이에요. (중략) 다행히 우리 당선자께서는 홍익인간 인성교육을 우리가 공부하는 것을 들으시고 너무 좋아한다 이 말이죠. 그리고 여사님께서도 이걸 몇 년 동안 너무 얻은 게 많고, 이 배움을 굉장히 좋아하고... '정법 가족'이라는 얘기죠. 그러면 정법 가족이 지도자가 됐는데, 우리 정법 가족이 도와야 돼요, 안 도와야 돼요?" 

<강의 업로드 일자: 2022.03.23 / 실제 강의 일자: 2022.03.20>

 

천공이 지난 5월 KBS시사직격 제작진에게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출처=KBS시사직격
천공이 지난 5월 KBS시사직격 제작진에게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출처=KBS시사직격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자신의 강의를 오랫동안 즐겨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천공은 지난 5월에 방영된 <KBS시사직격>에서 재차 대통령 부부와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아래 참고)했습니다.  

"차도 한잔할 때 있고 식사도 같이 할 때 있고 그렇게 하면서, 그런 자리에서는 뭐가 안 풀리는 게 있으면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 풀리는 (문제의) 원리 같은 걸 내가 풀어주지. '강의 내용도 좋고 너무 좋다'고 나한테 말씀을 항상 하실 때가 있었으니까 고맙다고, 그리고 진짜로 스승님이라고 '스승님인데 뭐가 그렇게 제가 만나는 게 안 되겠습니까' 이렇게 하셨으니까"

-KBS <시사직격> 2022.5.6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기 이전부터 천공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뉴스톱>은 사안별로 천공의 발언과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를 아래에 비교해 정리했습니다. 다만 천공의 발언이 국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 천공이 말하면 대통령이 따라한다?...천공 강연 살펴보니

① [집무실 이전 논란] 천공이 '용산시대' 조언?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동안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며 광화문 청사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협소한 공간과 교통 문제 논란이 불거지자,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겠다"며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청와대 개방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에, '강행'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옛 국방부 청사에 집무실이 마련됐습니다.

 

사진 출처=청와대, 국민 품으로

그런데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을 두고, '천공이 집무실 위치를 조언해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언론 보도를 통해 쏟아졌습니다. <뉴스톱>이 확인해보니, 천공은 오래 전부터 용산 부지의 중요성을 강연에서 언급해 왔습니다. 지난 2018년에는 용산에 '법(法)'을 의미하는 '용'이 나타나야 한다고 말해(아래 참고), 이때부터 윤 대통령 부부와 연이 닿았던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거기(용산)에는 뭐가 서야 하느냐면, '앞으로 대한민국이 어떠한 나라가 될 것이냐, 수도 서울의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할 것이냐' 그거를 찾아서 진지를 만들어야 해요. 그게 뭐예요? 문화의 메카를 만드는 공원을 세워야 한다, 문화공원. (중략) 용산에는 어떻게 그 힘을 써야 하느냐면, 용이 와야 돼. 용이 어떻게 와요? 그냥 오면 쓸모가 없어요. 여의주를 들고 와야 돼. 여의주가 뭐예요? 법이에요."

<강의 업로드 일자: 2018.08.16 / 실제 강의 일자: 2018.08.12>

대통령 당선 이후인 지난 4월에 올라온 강연 영상에서는 한 수강생이 '관저 이전을 위한 예상 집행을 둘러싸고 국민들이 국회의 협치를 우려한다'는 발언에, "국회에서 예산을 안 주니 대통령이 국방부 앞에 천막을 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아래 참고)하기도 했습니다.

"예산을 지금 못 준다 하니까. 국방부 앞에 마당은 있으니까, '거기다 천막을 치겠다. 천막을 쳐서 거기에서 직무를 보면서 준비하겠다' 이러고 그 앞에 천막을 치는 거"

<강의 업로드 일자: 2022.04.07 /  실제 강의 일자: 2022.04.03>

이 영상은 7일에 올라왔지만, 강연은 그보다 이른 3일에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강연이 이뤄진 다음 날인 4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전까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마치지 못한다면 '야전 천막'을 치더라도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러야 한다"고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연 직후 윤석열 대통령이 천공과 유사한 말을 주장해, 이 또한 천공의 조언을 따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입니다. 

 

또 4월 20일에 올라온 강연 영상에서 천공은 청와대 개방이 이뤄지더라도, 1년 동안은 가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아래 참고)하기도 했습니다. 

"어지간하면 청와대 개방하잖아요. 1년쯤 안 가는 게 좋습니다. 귀신도 많습니다. 그 안에 바깥에 모르도록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 엄청나게 많은 데입니다. 귀신 하나 달고 오면 큰일 납니다. 정리 좀 되고 나서 그러고 가십쇼. (중략) 우리 정법 가족은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가도 돼요. 청와대를 어떤 부분 어떤 부분 설계를 해가지고, 사실은 국민들한테 여기를 어떤 식으로 앞으로 국민들한테 쓸 수 있도록 전 국민이 공모전을 하는 행사도 한 번 하면 참 좋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 사람이 하나 안을 내주면 역사 박물관이 돼야 합니다."

<강의 업로드 일자: 2022.04.20 / 실제 강의 일자: 2022.04.17>

 

② [취임식 논란] 천공 측근 대통령 취임식에도 나타나...초청 명단은 '파기'

지난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 당일, 천공의 측근이 참석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일요신문>에 따르면 당시 천공의 측근 두 명이 취임식에 초대됐습니다. 천공의 유일한 제자로 알려진 신경애씨(아래 사진 참고)는 대통령 취임식 참석 후기를 자신의 유튜브에서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천공의 제자로 알려진 신경애 씨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소회를 밝혔다. 사진 출처=신경애씨 유튜브 채널 <혜공 신경애의 Love & Respect>

천공과 관련된 인사가 공적 자리에 참석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취임식 초청 명단을 공개하라고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는 초청 명단이 '공공기록물 관리 대상'이 아니라며, 초청대상자 4만1천명 중 약 3만명의 명단을 파기했습니다.

<이데일리>가 김교흥 국회의원실에서 받은 자료. 행정안전부(행안부)는 대통령 취임식 초청 명단이 행안부에서 접수한 공공기록물이 아니라고 답했다. 사진 출처=<이데일리>

③ [엘리자베스2세 여왕 조문 논란] 천공, "조문 가면 탁한 기운 붙어올 수도 있어"

지난 9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이 취소돼, 거센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당시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여왕의 관이 안치된 런던 웨스터민스터 사원을 찾아 조문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현지 교통 사정으로 이동이 어려뤄지자 조문을 취소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교통 문제를 이유로 들며 찰스 3세 국왕이 주재한 리셉션(공식모임)에만 참석하자, 야당은 다른 나라 정상의 도보 조문을 조명하기도 했습니다. 20일 국회 대정부질문 2일차에서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다른 나라 정상들은 교통이 혼잡해도 걸어서라도 조문을 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는데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우리나라 대통령은 조문의 현장에 안 계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마크롱 대통령은 교통 혼잡에도 불구하고 부인 브리지트 여사와 도보로 웨스터민스터 사원에 도착해 조문한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19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은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 후 조문록을 작성했다. 사진 출처=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웨스터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 후 조문록을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 부부의 여왕 조문은 불발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천공이 조문에 가지 말라고 조언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확산됐습니다. 

천공의 강연을 확인해보니, 대통령의 런던 방문이 이뤄지기 사흘전인 9월 15일 <조문>이라는 제목의 강연이 올라왔습니다. 실제 강연은 그보다 한 달 전인 8월 14일에 이뤄졌습니다. 그는 강연에서 "탁한 기운이 붙어올 수도 있다"며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조문을 가지 말라고 수강생들에게 당부(아래 참고)했습니다.

"조문을 가는 데는 필요한 사람이 가야 되는 거야. 필요 없는데 그런 데 들락거리면 안 돼. 필요할 때 가는 거예요. 조문 같은 것들은 4차원하고 연결돼 있기 때문에, 필요 없이 그런 데 돌아다니면 거기서 4차원 기운을 나한테 묻어서 나올 수 있어요. 탁한 기운이 하나 붙어올 수도 있어요. 조문 갔다 오고부터 '내가 생활이 이상하네' 이럴 수가 있는 거예요. 조문은 이유 있어야 간다."

<강의 업로드 일자: 2022.09.15 / 실제 강의 일자: 2022.08.14> 

대통령실의 해명에도 '외교 참사'라는 지적과 함께, '무속공화국'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④ [도어스테핑 중단 논란] 野 "도어스테핑 중단, 천공 방송 보고 결정한 것"

지난 11월에는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 직전인 오전 8시54분에 대통령실이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자, 야당에서는 '천공스승'이라고 불리는 인물의 방송을 보고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은 제35차 최고위원회에서 "어제(20일) MBC스트레이트에 천공 스승이 '도어스테핑 하면 안 된다'는 방송이 방영되자 가림막 설치에 도어스테핑 중단까지, 갈수록 가관"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통령 대변인실은 21일 언론 공지를 통해 "저급한 네거티브 발언"이라며,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졌다'고 결정짓는 것도 문제일 뿐 아니라, 지난 6월 23일 유튜브 방송을 보고 '도어스테핑'을 중단했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대통령실의 도어스테핑 중단과 가벽 설치 발상이 '천공'으로부터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82cook>

MBC스트레이트는 20일 "무속인인지, 종교인인지, 사업가인지 모를 인물이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을 과시하는 말들을 쏟아내고, 여론이 그를 주목하는 현상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무속 비선논란을 보도했습니다. 

장경태 의원은 대통령실이 천공의 발언을 인용한 MBC스트레이트의 방영 이후 도어스테핑 중단을 결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장 의원이 언급한 대목은 천공이 지난 6월, 윤 대통령이 출퇴근 길에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게 적절한지 묻는 수강생의 질문에 답변하는 부분(아래 참고)입니다. 

"기자들 수준이 너무 낮은데 앞으로 어떻게 하면 제일 좋은 방법이냐 하면, 일주일에 한 번씩 기자회견을 합니다. 기자들과 노상 말한다고 국민의 소통이 아니에요."

<강의 업로드 일자: 2022.06.23 / 실제 강의 일자: 2022.06.19>

매일 기자와 약식기자회견을 갖는 게 아니라, 사안을 모아 일주일에 한 번만 기자회견을 하라는 의미입니다. '도어스테핑 중단이 천공의 뜻이었다'는 장경태 의원의 의혹 제기에 여당은 반발했습니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YTN뉴스킹에 출연해 "MBC 방송은 녹화"라며 "한 달 전부터 준비했을 수도 있고 그랬을 것 같은데, 천공이 말하자마자 '다음 날 도어스테핑을 중단했다'라고 하는 게 어거지"라고 비판했습니다. 대통령실에서 직접 나서 장경태 의원의 발언이 '무책임한 허위 발언'이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한편 대통령실은 도어스테핑 중단 이후 청와대 사랑채에 마련됐던 온라인 방송 스튜디오를 용산 청사에 설치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국민과의 실시간 소통이 이뤄질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통령실은 "지난 정부가 이미 설치했고 시설들이 고스란히 있어 재활용하는 차원"이라며 일축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마다 '천공'이 관여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천공이 오래 전부터 관계를 이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국정운영에 천공의 입김이 작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사실여부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천공의 강연 며칠 후에 대통령실의 결정이 천공의 조언과 비슷하게 이뤄진 '우연'이 여러차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한편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고발'로 맞불을 놓는 대통령실의 태도가 아쉽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약식회견 중단으로 국민과의 소통이 줄어든 상황에서, 의혹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채 형사고발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천공은 '이태원 참사'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발언해, 막말 논란에도 휩싸인 인물입니다. 고소고발로 의혹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습니다. 대통령실이 적극적으로 천공과의 관계를 국민에게 해명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