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톱 창간기획>북한 무인기, 무기로 사용가능?

  • 기자명 지윤성 기자
  • 기사승인 2017.06.2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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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무인기의 무기화가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테러리스트 단체가 이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최근 북한 무인 비행기의 남한 침범이 잦아지면서 대량살상무기 장착 여부가 안보 의제로 떠올랐다. 팩트체크 미디어 <뉴스톱>은 이번 기사에서 전세계 소형 무인기의 무기화 추세를 팩트체크하고 북한 무인기의 무기화 가능성에 대해 알아봤다. 

게임체인저란?

군사전문가들은 소형 무인기(드론)이 전장의 전투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군 병력을 희생하지 않고 드론을 이용한 요인암살이나 거점 폭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업용 무인기 기술이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누구나 쉽게 이를 개조해 군사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무기화된 드론은 전장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라고 불리고 있다.

소형 드론의 무기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인제 추락한 북한 무인기의 성능은 

소형 무인기가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해선 ▲원하는 무기를 탑재하고 ▲원하는 거리를 요격당하지 않고 비행해 ▲원하는 목표에 떨어뜨려야 한다. 당연히 무기의 하중을 지탱할 수 있는 성능과 비행거리 확보는 기본이다. 그러면 북한 무인기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1회 기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반 레저용 소형 무인기가 최대 3,000km까지 장거리-장시간 비행했던 기록이 있다. 2014년 이후 남한에 추락한 파주, 삼척, 백령도 추락 무인기도 100km에서 350km까지 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 최근 강원 인제에 추락한 북한 소형 무인기의 성능은 어떨까? 1회 기사는 국방부의 공식 발표 전이어서 이를 포함하지 못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인제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 비행성능과 함께 대량살상무기(WMD) 장착 가능성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국방부 발표 기준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 스펙

 

위의 표를 보면, 지금까지 발견된 북한 무인기 중 인제에서 발견된 기종의 성능이 가장 우수하다. 이전 기종에 비해 비행거리가 2~3배 가량 증가했다. 최장 6시간 30분 비행해 최대 700km까지 날아갈 수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국방부 공식 발표상에서는 연비자료가 없다. <뉴스톱>이 확보한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연비는 시간당 약 1.5 리터 (풀쓰로틀) 내외다. 연료량 7.47리터를 사용해 90km 항속시 약 5~6시간 정도의 비행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항속거리로 보면 약 450~540Km 사이로서 풀쓰로틀 상태가 아니라면 국방부의 추정치 600~700km에 근접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해당 엔진과 탑재된 연료량으로 보면 정상적인 운용시 해당 항속거리와 항속 시간을 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무인기의 엔진은 뉴스톱이 1회 기사에서 추정했던 것처럼 체코산인 것으로 밝혀졌다.

엔진 제조사 자료 : 링크 , 엔진 소모율 밴치마크 자료 : 링크

파주, 삼척, 백령도, 인제 추락 북한 소형 무인기의 엔진은 엔진 제조사 표기처럼 모두 오락-스포츠용이다. 그러나 비슷한 엔진으로 항공촬영용 및 관측용 상용 소형 무인기가 이미 여러나라에서 운용되고 있다. 매우 뛰어난 성능은 아니지만 일부의 지적대로 '장난감 비행기' 수준은 아니라는 의미다.

세계 최고 군사용 무인기는?

북한 무인기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면, 다른 나라의 무인기와 비교해 봐야 한다. 가장 널리 쓰이는 공격용 무인기를 알아보자. 제일 유명한 정찰 및 공격용 무인기는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에서 도입하여 운용중인 MQ-9 리퍼(이하 리퍼)다.

MQ-9 리퍼

리퍼는 길이가 11m, 날개폭은 20m로 규모면에서 상업용 드론과 크게 차이 난다. 최고 속도는 시속 약 500km에 달하며 약 6,000km까지 비행 가능하다. 무기를 포함한 화물은 최대 1,700kg까지 적재할 수 있다.

MQ-9 리퍼 @wikipedia.org

MQ-9 리퍼 스펙 : 제작사 링크

리퍼는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종종 등장한다. 전세계 네트워크와 전자기기를 조종할 수 있는 집단에 쫓기는 주인공 이야기를 담은 2008년 영화 '이글아이'에는 주인공을 추적하는 무인기 리퍼가 등장한다. (아래 동영상에선 리퍼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냈다)

실제 리퍼의 모습은 아래와 같다. 미군이 주요 전장에서 군사임무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엔 아프가니스탄에서 운용중인 리퍼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형 무인기 무기화 어디까지 왔나

리퍼는 군사용 무인기 중에서 대형에 속한다. 보통 무인기를 무인항공기 (UAV: Unmanned Aerial Vehicle)라 하고, 군사용 무인기를 별도로 무인전투항공기 (UCAV: Unmanned Combat Aerial Vehicle) 혹은 조작가능한 무장 드론(Operational Armed Drone)이라고 부른다. UCAV인 리퍼와 비교할 때 UAV인 북한 무인기의 규모나 성능은 조악해 보인다. 그렇다면 북한이 사용하는 2미터 크기 드론에 무기 장착이 가능할까?

크기와 상관없이 군용 무인기를 운용하는 국가는 북한 포함 29개국 내외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중국만 하더라도 레저용/상업용/군용 무인기만 1,700여 종이 넘게 생산하고 있다. 최근 우려의 대상이 되는 것은 테러리스트들이 무기화할 수 있는 소형 드론이다. 이 기술 개발은 어디까지 왔는지 살펴보자.

군 작전용 무인기 개발에 가장 앞서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리퍼 같은 대형 무인기 뿐 아니라 초소형 무인기도 개발해 군용으로 사용한다. 아래 사진은 실제 미군에서 운용 중인 초소형 무인 정찰 드론이다.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실전용 드론으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것으로 알려진 'PD-100 블랙 호넷'은 프록스 다이내믹스라는 회사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사진에서와 같이 성인 남성 손가락 2개 정도의 크기에 불과하다. 작전거리는 1km로 위험 지역 정찰에 주로 쓰인다.

테러리스트 단체가 이 정도 크기의 초소형 드론을 실제 전장에서 운영할 기술력은 아직 보유하고 있지 않겠지만 최근 레저용 소형 무인기 기술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이들을 개조해 군용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아래 자료를 보면, 각계에서 테러리스트 단체가 드론에 생화학 무기를 장착해 활용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테러무기로서의 무인 비행기, 진짜일까 상상일까.

헤즈볼라 무인 비행기의 생화학무기 가능성. 게임체인저인가?

무인비행기, 테러리스트 무기의 미래인가?

군용드론

일부 과장이 포함되었다 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소형 드론의 무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상업용 소형 드론의 성능은 비약적인 발전 중이다. 드론계의 애플로 불리는 DJI의 레저용 드론은 360도 장애물 감지에 자동비행 그리고  API(Application Programing Interface)를 통하여 별도로 임무를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해 있다.

2015년 7월에는 미국의 18세 소년이 드론에 권총을 장착해 원격 조종으로 발사하는 장면을 대중에 공개해 충격을 줬다. 오스틴 하워드라는 학생이 만든 이 드론은 일반인도 암살용으로 드론을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례였다.

한국도 군용 무인기 보유 국가다. 이스라엘이 개발한 하피라는 자폭 무인기를 120대 도입해 운용중이다. 하피는 전투용 자폭 무인기로 자동으로 레이더파를 역추적해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길이는 2.7m 너비는 2.1m로 폭파용 무인 비행기치고는 작은 편이다. 하피의 크기는 인제에 추락한 북한 소형 무인기와 비슷하지만  대량 살상이 가능한 32km 탄두를 장착하고 500km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이스라엘을 비롯해 한국, 인도, 중국, 칠레, 터키 등이 이 무인기를 도입했다.

한국 국방부가 약 120여대를 이스라엘에서 도입하여 운용 중인 IAI HARPY (하피) 자폭 UCAV

 

하피가 레이더 기지를 파괴 하는 모습
IAI HARPY (하피) 스펙

생화학 무기 탑재가 가장 위협적

소형 무인기에 탑재 가능한 대량살상무기 (WMD: Weapon of Massive Destruction) 중 가장 위협적인 것은 생화학무기다.

생화학무기는 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아 상업용 드론에도 탑재가 가능하다. 또 인구밀집 지역에 추락만 해도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어 국제사회에서 가장 우려하는 드론 무기다. 그동안 발견된 북한 무인 비행기들은 3~5kg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데 생화학무기는 이 무게만으로도 충분하다.

특히 북한이 꾸준히 기술 개발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탄저균 살포와 같은 방식이 높은 인구밀도를 보이는 대도시에 가장 위협적인 것으로 앞선 자료에서도 추정하고 있다.

이론적인 수치지만, 에어로졸 형태로 확산시 5kg의 탄저균이면 1~5 마이크론 입자크기로 약 15㎢ 면적에 살포할 수 있다. 서울의 1㎢당 인구밀도는 16,700명으로 평균 치사량 10나노그램을 산정하면 서울에 약 25만명 사망자가 발생한다. 실제 탄저균에 노출된다고 해도 모두 사망하는 것은 아니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치사율이 낮아진다. 위의 수치는 모든 조건이 통제되었을 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어찌됐든 드론을 통한 생화학 무기 살포가 이뤄질 경우 해당 지역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수 있음은 분명하다.

OECD국가중 가장 높은 인구밀도를 가지고 있는 서울지역

탑재가능한 3kg 폭발물 위력은 어느 정도?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인제 추락 북한 무인기는 약 3kg의 폭발물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방부는 이 무게로는 큰 피해를 주기 힘든 것으로 발표했으나 이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어떤 폭탄이 어느 지역에 가해지느냐에 따라 피해가 크게 달라진다. 

폭약의 대명사로 알려진 것은 C-4 플라스틱 폭탄이다. 가벼운 무게에 비해 폭발력이 커서 테러에 자주 이용된다. 1987년 11월 29일 일명 'KAL기 폭파 사건’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C-4 플라스틱 폭약 2Kg과 10Kg의 위력을 한 번 보자.

위 동영상에서 보여진 2kg 폭탄의 위력은 버스 한 대를 통째로 날릴 정도다. 아래 동영상의 10kg 폭탄은 웬만한 건물 한채를 무너뜨릴 정도의 위력을 보이고 있다.

이 정도 폭발력으론 대량살상은 불가능하지만 정밀 타격을 통한 특정 목표물이나 요인 암살 그리고 인구밀집지역에서의 살상은 가능한 수준이다.

드론에 소형 발사체 미사일 탑재도 성공

군수업체인 레이시온은 사단급 무인기인 RQ-7 섀도우에 무게 5.9kg (탄두는 3.2kg)의 공대지 미사일 파이로스를 시험발사해 성공한 바 있다. 

레이시온사의 소형 무인기용 공대지 미사일 파이로스,

파이로스의 크기와 무게는 피트니스 클럽의 5kg 덤벨 수준이지만 그 위력은 앙증맞은 외모와 다르다. 아래 동영상을 보자. 가옥 한 채는 쉽게 날려버릴 수 있는 수준이다. 

 

한국군, 무기화된 드론 막을 수 있나

지금까지 자료를 검토한 결과, 북한이 보낸 길이 2m 안팎의 소형 드론이라 할 지라도 특정 목표물 공격을 위한 폭발물 장착은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화학무기를 탑재해 지상 근처에서 살포할 경우 피해는 추산하기 힘들 정도다. 

그렇다면 북한산 드론의 공격을 막을 수 있을까? 위 자료에서 지적한 것처럼 저고도 소형 무인기 전용 탐지레이더를 운용하는 것이 첫번째 방법이다. 문제는 탐지반경이 수킬로미터 내외라 촘촘히 많이 설치해야 한다. 게다가 이를 통해 100% 막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비용대비 효과적이지도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달러짜리 드론을 요격하기 위해 3백만달러짜리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쏘는 것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말하고 있다. 

다른 방법은 상업용 소형 무인기의 군용 목적 개조를 제한해 소형 무인기 테러기술의 확산을 막는 것이다. 이는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드론은 이미 많은 국가에서 신 성장동력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를 규제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앞으로 북한은 그동안 주로 사용했던 중국산 제품들을 이용해 추가적인 기술 개량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무인기에 간단한 무기를 탑재하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번 북한 무인기의 추락은 한국의 무인기 방어망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무기화가 가능할지라도 남북 대치상황에서 북한이 쉽사리 드론으로 공격을 감행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자칫 전면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정찰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한국군이 무기화된 드론을 막는 시스템을 연구할 필요성은 있다. 

북한의 테러 위협을 막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남북간 대화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장착하는 것이다. '열 경찰이 한 도둑을 못막는다'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공격하는 쪽보다 수비하는 쪽의 부담과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차세대 무기는 드론이 주도한다

스텔스기를 개발한 록히드사의 스컹크웍스팀 창립자 켈리 존슨은 이미 몇십년전 미래 전장의 최종 기착점은 바로 UAV, 드론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무인자동차와 함께 무인비행기는 인공지능과 결합해 끝없이 발전할 것이다. 국가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통제와 규제만으로 대량살상기술의 확산을 막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대한민국은 무엇을 해야 하나. 무기체계의 고도화와 기술 연구 투자를 통해 새롭게 부상하는 군사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 방산비리부터 바로 잡아 줄줄 새는 군 예산을 국민보호를 위해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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