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외계인 존재 발표"에 낚인 언론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17.07.03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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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당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파문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이 주요 이슈였던 한 주였습니다. NASA가 외계인 존재를 발표할 것이라는 가짜뉴스에 전 세계 언론이 낚이기도 하고, 에어컨의 제습기능이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라는 인터넷 루머 때문에 1년 전의 팩트체킹 기사가 다시 소환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한 주간의 팩트체크 관련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1. 문재인 대통령은 첫 미국방문에서 어떤 의전을 받았을까?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방문 의전형식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교하는 글들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달구자 여러 언론사에서도 관련 소식을 전했다.

미국은 외국 정상들의 방문 형식을 통상 의전형식에 따라 분류하는데, 국빈방문(State Visit), 공식방문(Official Visit), 공식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 실무방문(Working Visit), 개인방문(private visit) 등으로 분류한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은 ‘공식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의 형식을 띠고 있다.

백악관 환영 만찬과 3박 4일간의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Blair House)’ 숙박 등을 근거로 국빈급 대우라는 보도도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교해서는 미 국무부 웹사이트의 기록을 근거로 한 단계 격상되었다고 다수의 매체가 보도했으나, 뉴시스는 외교부의 말을 빌어 같은 급인 공식실무방문이었다고 보도했다. 또 팩트올은 언론은 공식적인 표기방법을 따라야 하므로 ‘국빈급 방문’은 없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2. "NASA가 외계인 존재 발표" 가짜 뉴스에 국내외 유수 매체들 낚여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외계인과의 접촉에 대해 곧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이라는 내용의 국제 해커그룹 ‘어나니머스’ 유튜브 동영상에 대해 국내 유력매체들은 물론 세계 유수의 언론들이 보도했으나, 이는 어나니머스가 올리지도 않은 ‘짜깁기 영상’의 가짜뉴스로 드러났다.

지난 25일 영국 인디펜던트, 데일리메일, 러시아 스푸트니크 등의 언론은 어나니머스 명의로 유튜브에 올라온 NASA의 외계인 접촉설을 인용 보도했다.

해당 동영상을 올린 유튜브 이용자는 반체제 저항운동과 국제 해커그룹 어나니머스의 상징인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등장해 자신이 ‘어나니머스 글로벌’의 일원이라며 “NASA가 외계 생명체와 접촉했으며 곧 이를 발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영상은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NASA 관계자가 한 발언을 마치 외계 생명체가 곧 발견될 것처럼 오인할 수 있도록 교묘하게 편집한 영상이었고, 어나니머스의 유명세와 유력 매체들의 보도로 해당 동영상은 높은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이 사건을 소개하면서 일부 언론들이 이 동영상의 주장이 가짜임을 밝히기는 했지만 ‘클릭 낚시’ 수법을 구사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의문형 등의 제목을 달아 일단 클릭하게 한 다음 본문에서는 이 동영상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KBS)

 

3. 가짜뉴스 때문에 팩트체킹 시장이 커진다

한국경제신문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가짜뉴스가 골칫거리로 떠오르면서 팩트체킹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메리칸언론학회(API)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이 하루에 몇 번씩 소셜미디어에서 가짜정보를 본다고 답했으며, 그 중 약 3분의 2는 이에 대해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가짜뉴스가 골칫거리로 떠오르면서 각국 미디어들은 팩트체킹에 집중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지난해 대선 이후 언론사들의 자체 팩트체킹이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새 폴리티팩트 같은 팩트체킹 전문 매체들의 숫자가 2.5배나 증가하기도 했다. 업체의 숫자뿐 아니라 이들 회사들의 웹사이트 트래픽 역시 크게 증가했다는 게 API의 분석이다.

“스웨덴의 디지털미디어 전문가 칼레 정크비스트 컨설턴트는 가짜 뉴스와 낮은 뉴스 신뢰도로 인해 유료언론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4. 경찰, 내부망에 ‘팩트 체크’게시판 운영

‘경찰청이 경찰과 관련된 가짜 뉴스나 유언비어에 대한 제보를 직원들에게 받기 위해 경찰청 내부망에 ‘팩트 체크’ 게시판을 만들어 운영에 들어갔다’고 세계일보가 보도했다.

팩트 체크 제보 게시판에 링크나 첨부 파일 등 근거를 첨부해 글을 올리면 해당 부서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게 되며, 진위 여부가 확인된 제보 내용 가운데, 전 직원에게 알릴 필요가 있는 것은 내부적으로 공지하고 나머지는 모니터링 등 참고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대선 때 가짜 뉴스와 팩트 체크가 유행한 데 착안해 경찰 관련 가짜 뉴스나 유언비어 내용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는 절차적 시스템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며 “사회적 파급력이나 중요도 등을 기준으로 사안에 따라 사이버 경찰청 홈페이지의 ‘사실은 이렇습니다’ 코너를 통해 국민들에게 알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5. ‘에어컨 제습모드’ 전기료 덜 들까?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에어컨 기사의 양심고백’이라는 글이 회자되고 있다. “제습으로 하루 24시간 한 달을 사용 시 1만3천원에서 2만8천원 나옵니다.”라는 내용 등이 담긴 이 글은 지난해 여름 한 매체의 보도로 알려졌으며, 더위가 본격화하면서 소셜미디어에서 다시 주목받으며 공유되고 있다.

하지만 같은 해 8월 10일 JTBC 뉴스에서 “에어컨 제습모드 사용 시 전기료에 대해 팩트체크 결과 근거없다”고 결론을 내렸고, 최근 원래 게시물이 다시 주목받자 이 기사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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