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음식은 죄가 없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18.01.11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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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많이 하는 결심 중에 하나가 ‘올해는 꼭! 다이어트’다. 젊은층에서는 미용상의 이유로 시도하는 경우가 많지만 중장년층에서도 비만이나 성인병 예방을 위해 적절한 체중관리는 필수다. 많은 이들의 관심사인 만큼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에서도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과 정보들이 넘쳐나지만 근거가 없거나 단순히 개인의 경험에서 나온 정보들도 많다. 다이어트와 관련한 속설들에 대해 팩트체킹했다.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해도 식습관이 바뀌지 않으면 살은 빠지지 않는다”

 

1.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

거짓 물은 칼로리가 0이다. 살이 찐다는 것은 칼로리 섭취가 초과되어 지방이 쌓이는 것이다. 물은 살이 찌는 것과는 관련이 없다.

물론 물을 마신 직후에는 물의 무게 때문에 일시적으로 체중이 증가할 수 있지만, 땀이나 소변 등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고 체중은 다시 되돌아온다. 물이 ‘살로 가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이뇨작용으로 칼로리가 소량 소비되는 등 기초대사량을 늘려주기 때문이다. 식전 30분~1시간 전에 마시는 물은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고, 노폐물 배출에 도움이 된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순수한 물이 아닌 다른 영양소가 포함된 음료를 마셨거나, 몸에 이상이 있어 수분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붓는 경우다. 후자의 경우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2. ‘1일 1식’이 효과가 좋다

판단보류 다이어트를 위해 하루 한 끼만 먹어야 한다는 이들이 있다. 세 번 먹던 것을 한 번만 먹게 되니 살이 빠지는 것은 당연할 것 같지만, 하루 한 끼를 먹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일일 총 섭취량이다. 상황에 따라 한 끼에 자신의 하루 적정 섭취량을 넘게 먹을 수도 있다. 특히 하루 한 끼 다이어트를 위해 아침 점심 식사를 거르고 저녁식사를 하게 된다면 폭식을 할 확률이 높다. 하루 한 끼보다는 하루 적정 섭취량을 정하고 거기에 맞춰 음식을 나누어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3. 원푸드 다이어트는 단점이 더 많다 

대체로 진실 사과, 포도. 바나다, 토마토, 다시마 다이어트 등 일정 기간 한 가지 식품 위주로 섭취하는 원 푸드 다이어트는 다른 다이어트 방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할 수 있어 많이 시도하는 방법이다.

단조롭고 섭취하는 열량이 적은 식품 위주여서 짧은 기간에 자연히 살이 빠지게 되는 것이 원리다.

효과를 쉽게 볼 수 있는 장점에 비해 다이어트를 끝내고 원래 식단으로 돌아오면 체중도 원래대로 돌아오는 요요현상도 쉽게 나타난다. 게다가 섭취영양소의 불균형으로 탈수가 올 수 있는 등 건강에는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성장기의 청소년들에게는 발육이 정상적이지 못한데다가 면역력도 떨어질 수 있다.

 

4. ‘연예인 다이어트’ 일반인도 쉽게 할 수 있다

거짓 포털사이트에서 ‘연예인 다이어트’로 검색하면 많은 연예인들의 다이어트 사례가 나온다. 크게 두 가지 사례로 정리할 수 있는데, 하나는 특정 식단을 통한 성공사례, 다른 하나는 특정병원이 언급된 경우다. 전자는 결국 식사조절, 후자는 병원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적은 칼로리의 걸그룹식단은 시도할 엄두도 내기 어렵지만, 연예인들은 기본적으로 소속사 혹은 개인적으로 관리해주는 전문인력이 있다. 연예인 개인에 맞춘 식단과 함께 운동프로그램을 처방해준다. 그리고 연예인들은 프로그램 촬영 등 특정 기간을 위해 단기간에 몸무게를 줄이는 경우가 많다. 어느 경우든 일반인들이 적은 비용으로 따라하기는 쉽지 않다.

 

5. 한국인의 주식 ‘밥’은 다이어트의 적이다

판단보류 최근 탄수화물이 다이어트의 적이라는 주장이 호응을 얻으면서 탄수화물이 많이 함유된 밥과 면, 빵 등을 멀리하는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탄수화물을 끊었을 때 체지방이 줄어드는 이론적 근거는 ‘탄수화물을 제한하면 초기에는 단백질이 분해되고, 이후 내장지방을 포함한 지방을 태워 에너지를 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밀가루로 만든 면이나 빵과 달리 쌀에 대해서는 오히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음식이 소화돼 체지방으로 변환되기까지의 시간을 수치화한 GI지수가 낮고, 다른 음식에 비해 포만감의 유지 시간이 길어 더 많은 음식 섭취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탄수화물 식품은 크게 복합당과 단순당 식품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설탕·음료·빵 등이 단순당 식품이면 쌀밥은 현미·통밀·잡곡 등과 함께 복합당 식품에 속한다. 단순당 식품은 소화가 빨라 허기를 쉽게 느끼게 되지만, 전분과 섬유질을 동시에 함유하고 있는 복합당 식품은 다른 음식물의 소화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하는 섬유질 덕분에 포만감을 상대적으로 오래 유지하게 해 준다.

그러나 당지수가 낮은 식이요법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흰쌀밥은 당지수가 높은 음식에 속한다.

결론적으로 흰쌀밥보다는 현미나 통곡물류을 섭취하는 게 최선이지만, 흰쌀밥을 섭취할 경우 적당한 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6.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이 있다

진실 물 이외에 모든 음식은 칼로리 즉, 영양분이 있다. 그리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안 된다고 굶을 수는 없다. 하루 사진 촬영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다이어트는 미용상 건강상 적정한 체중을 꾸준히 유지해야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이어트에 좋은 즉, 유리한 음식들이 있다. 칼로리는 낮으면서 포만감은 최대한 줄 수 있는 음식들이다.

함유된 폴리페놀이 강력한 체지방 감소 성분으로 체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억제시켜 주며 운동을 할 때 활성화되는 지방 분해 호르몬, 아디포넥틴을 활성화시켜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사과, 식욕을 줄여주고 간식으로 좋은 견과류, 대표적인 낮은 칼로리 음식인 호박과 브로콜리, 칼로리는 낮고, 포만감은 높이는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과식을 억제하기 때문에 뛰어난 다이어트 식품으로 평가되는 버섯, 고단백 저칼로리에 포만감도 높은 두부, 칼로리는 낮고 섬유질은 풍부한 다시마, 고구마에 비해 당이 적고 수분, 칼슘, 인 등의 무기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다이어트 식품인 감자 등이 대표적이다.

 

7. 과일은 많이 먹어도 살찌지 않는다?

거짓 과일은 야채와는 달리 주 열량이 당분, 과당, 포도당 등 단순당이 많이 들어 있다. 과일의 약 10%가 당질로 중성지방을 상승시키고 복부비만을 유발 할 수 있다. 1개 당 칼로리는 사과 150, 귤 50, 감 100, 바나나 100정도이다.

따라서 과일도 한 끼 식사 분의 열량을 넘게 먹었다면 살이 찌게 된다.

칼로리와 포만감 등을 감안할 때, 포도, 바나나, 참외, 파인애플, 말린 과일 등은 살이 찌는 과일로, 자몽, 사과, 배 등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과일로 분류된다.

 

8. 저지방식품은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대체로 거짓 다이어트를 위해 기름기 즉, 지방이 있는 음식이나 기름에 튀긴 요리를 피하라는 것은 오래되고 굳건한 믿음이다. 덕분에 최근 ‘무지방’, ‘저지방’, ‘플레인’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음식물을 쉽게 볼 수 있게 됐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지방함유량이 적으면 섭취량이 상대적으로 적으므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저지방 음식에는 지방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단백질이나 탄수화물 등의 다른 영양소도 있다. 즉 지방의 비율만 따져볼 것이 아니라, 다른 영양소 특히 당분 등의 칼로리를 살펴봐야 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지방을 너무 적게 먹으면 오히려 살이 더 찌고 당뇨병 같은 성인병 위험이 커진다’는 ‘저지방의 역설’과 관련된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미국 코넬 대학 연구팀은 ‘저지방 식품이 항상 저칼로리 식품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저지방 식품을 먹을 때 사람들은 평균 28%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고, 뚱뚱한 사람은 45%까지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한다는 것이다.

 

9. 제로 칼로리, 마이너스 칼로리 음식이 있다

대체로 거짓 물 이외에 제로 칼로리, 심지어 먹을수록 살이 빠지는 마이너스 칼로리 음식이 있다는 주장이다.

먼저 칼로리 제로, 무설탕 등을 강조하는 음료들이 있다. 설탕 대신 칼로리 제로의 인공감미료를 사용한 음료들인데, 식품위생법에 따라 100mL 기준으로 4kcal가 넘지 않으면 모두 제로 칼로리로 표기할 수 있다. 열량이 15kcal인 500mL 음료도 100mL로 환산하면 열량이 3kcal, 즉 4kcal가 안 되기 때문에 제품에는 0kcal로 표기하고 있다.

또 인공감미료 급식량이 많을수록 음식섭취량이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결국 ‘제로칼로리 음료’도 일반 음료보다는 낫겠지만 다이어트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셈이다.

마이너스 칼로리 음식의 근거는 섭취한 후 소화할 때 쓰는 열량이 식재료의 원래 열량보다 높아, 먹으면 오히려 살이 빠진다는 것이다.

샐러리, 곤약비트 등을 예로 들고 있다.

그러나 의학채널 비온뒤는 “마이너스 칼로리 음식이란 영국 코벤트리대학의 연구결과를 인용한 건데, 이들의 열량측정방식이 기초대사량 유지나 다른 음식 소화를 위해 쓰인 것인지 나타나 있지 않아 논문에조차 오르지 못한 연구결과”로 신뢰할 수 없는 가짜뉴스로 판정했다.

 

10. 밤늦게 먹으면 살찐다

판단 보류 저녁 7시 이후, 심지어 6시 이후부터는 먹지 않으면 살이 찌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늦은 시간에 음식물을 섭취하면 칼로리를 소모할 시간이 없어 모두 지방으로 축적된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의 인디애나 의대 연구팀은 ‘밤에 늦게 먹으면 살이 찐다’는 것은 대표적으로 잘못 알고 있는 의학적 통념 중 하나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진행했던 여러 연구사례를 종합 분석한 결과 살이 찌는 것은 먹는 양과 관련이 있을 뿐 먹는 시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했다.

이에 반해 2009년 미국 노스트웨스턴대학의 연구팀은 먹는 시간이 비만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낮에 먹이는 먹은 쥐는 체중이 20% 증가한 반면 밤에 먹은 쥐들은 체중이 48% 증가했다.

또 로마 린다대 공중보건대학원 하나 칼레오바 박사는 성인 5만명의 식습관을 7년간 관찰한 결과, 하루 중 아침을 가장 푸짐하게 먹은 사람의 체질량 지수가 점심이나 저녁을 푸짐하게 먹은 사람보다 낮았다고 밝혔다.

이미 세 끼니를 통해 적정한 하루 섭취량을 취한 후 늦은 밤 출출해서 추가로 음식을 섭취한다면 과잉열량으로 당연히 살이 찌겠지만, 하루 섭취량에 부족한 상황에서 늦은 식사가 비만으로 이어진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결국 하루 총 섭취할 칼로리를 적절히 나눠 세 끼 식사하는 편이 건강을 위해서나 다이어트에 훨씬 바람직하다

 

<관련기사> 다이어트 속설 팩트체크 ②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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