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두부를 얼려도 단백질은 변하지 않는다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18.06.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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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BC에서 '두부·블루베리..꽁꽁 얼려먹어야 좋다!'는 제목의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해당 동영상은 '두부를 얼리면 단백질만 응축돼 생두부보다 단백질 6배 이상 함유 가능'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말 두부를 얼리면 단백질이 6배 증가할까?

MBC가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 두부를 얼리면 단백질이 여섯배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수년전부터 신문과 방송에는 두부를 얼리면 단백질이 크게 증가한다는 내용이 쏟아지고 있다. 건강 프로그램에서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이런 내용을 방영한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의사, 교수 등 소위 전문가들이다. 얼린 두부가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으며 단백질이 훨씬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내용은 블로그 등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도 올라와 있으며  정부 공식 홈페이지에도 이런 내용이 실려 있다.

이같은 주장은 2010년대 중반부터 집중으로 소개되고 있다. 2016년 1월 MBN <천기누설> 프로그램은 이런 내용을 방영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두부나 먹다가 남은 두부를 얼려 먹으면 단백질 함량이 무려 6배나 높아진다고 소개했다. 2016년 12월 조선일보도 '두부 얼려 먹으면 단백질 함럄 6배'라는 기사에서 "생 두부의 단백질 함량은 100g당 7.8g인데, 얼린 두부는 100g당 50.2g으로 생 두부의 6배에 달하는 단백질이 들어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헬스조선은 이런 내용을 담은 카드뉴스도 만들었다. MBN <천기누설>은 2017년 6월에도 비슷한 내용을 방영했다. 다만 얼린 두부의 단백질 함유량이 6배에서 2배로 줄어들었다. 이밖에  '볼륨甲 S라인 미녀되려면 `언 두부`를 먹어라?!', '단백질 6배..구멍 숭숭 얼린 두부의 몰랐던 효과' 등 독자를 유혹하는 낚시성 제목의 기사가 다수 있다. 

정부 정책브리핑 홈페이지에 실린 <두부, 얼려 먹으면 단백질 함량 6배 '껑충'>의 사진

결론부터 얘기하면 두부에 포함된 단백질 양은 얼리든 녹이든 변화하지 않는다. 다만 중량당 단백질 함유량이 변할 뿐이다. 그 이유는 두부를 얼리면 두부에 포함된 수분이 빠져나가서 두부가 응축되기 때문에 단위 무게당 단백질이 더 많이 담겨 있는 착시가 발생한다. 즉, 얼린 두부든 생 두부든 한 모를 섭취하면 동일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다.

두부를 얼려 먹으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거짓이다. 두부의 80%는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얼린 두부를 먹으면 수분을 그만큼 덜 섭취하는 것이고 결국 다른 음식물을 통해 필요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다만 얼린 두부는 섭취시 포만감을 덜 느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이 먹을 수는 있다. 

빛, 수분, 온도, 산도가 식품내 영양소 구성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단순히 얼리거나 녹인다고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발효식품의 단백질 생성을 연구하는 성결대학교 곽민규 교수는 "상온-냉장-냉동 등의 온도 변화로 인해서 음식물 영양소가 약간 빠져나갈 수 있지만 미미하며 거의 변화가 없다고 보면 된다. 다만 특정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는 경우 영양소 양의 변화보다는 '변질'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런 기사들은 대부분 연구팀에 의해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 많으며 특정한 이익집단에 의해 작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얼린 두부 가짜정보가 확산되자 2017년 1월 SBS <모닝와이드>에서 직접 실험을 해 얼린 두부와 생 두부의 단백질을 측정했다. 방송에서 구자료 충남대 농업과학연구소 연구원은 "단백질 함량이 높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총량 기준으로 본다면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단순히 물이 빠져나갔기 때문에 함량 자체가 올라가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SBS <모닝와이드> 캡쳐
SBS <모닝와이드> 캡쳐

인터넷 매체 ㅍㅍㅅㅅ에서 비슷한 내용을 다룬 적이 있다. 두부를 얼려먹어서 몸에 해로울 것은 없지만 딱히 이득되지도 않는다. 얼린 두부 식감이 좋은 사람을 제외하곤 두부를 그냥 먹는 것이 덜 수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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