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작년 한국 경제성장률 IMF 이후 처음으로 일본에 뒤처졌다?

  • 기자명 박지은 기자
  • 기사승인 2024.02.0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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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1980년 이후로 한국이 일본보다 경제성장률이 낮았던 건 딱 3번”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관심을 모았습니다. 해당 글은 한국이 일본보다 경제 성장률이 낮았던 건 지금껏 딱 세 번으로, 전두환이 집권했던 1980년(12.12 군사반란으로 시작된 신군부 집권초기), IMF 외환위기 사태가 있었던 1998년, 그리고 다음이 작년(2023년)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IMF 이후 처음으로 일본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페이스북 게시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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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일본에 뒤처진 '딱 두 해'는 1980년과 1998년

한 국가가 전년도보다 얼마나 더 잘살게 되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올해 국내총생산과 작년 국내총생산을 비교해 국내총생산이 얼마나 변했는지 나타내는 경제성장률을 알아야 합니다.

경제성장률은 1년 동안 한 나라의 경제활동 결과 경제가 성장한 비율로, 물가 요인을 제거한 실질 국민총생산(GDP)이 전년도에 비하여 얼마나 커졌는지 증감률로 나타낸 지표입니다.

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주요국 경제성장률 통계 
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주요국 경제성장률 통계 

최근 2022년까지의 주요국 경제성장률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당 시스템에서 1980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과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비교했을 때, 두 번을 제외한 모든 연도에서 한국은 일본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였습니다.

해당 연도는 1980년과 1998년입니다. 1980년에는 한국이 –1.6%, 일본이 2.8%를 기록했고, 1998년에는 한국이 –5.1%, 일본이 –1.3%를 기록하면서 한국은 일본보다 낮은 경제성장률을 보였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주장대로, 전두환이 집권했던 1980년과 IMF 사태가 있었던 1998년에 일본보다 경제성장률이 낮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 IMF 이후 25년 만에 일본보다 낮은 경제성장률 보여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26일 한국 경제둔화가 뚜렷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기사에서 “한국은행(중앙은행)이 25일 발표한 2023년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1.4%에 그쳤고, 일본의 성장률을 25년 만에 밑도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OECD 경제 전망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1.71%,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36%로 일본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낮은 것 또한 사실이었습니다. 국가지표체계에서도 해당 OECD 통계를 반내림/올림한 1.7%, 1.4%로 나타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IMF, World Economic Outlook 2024
 IMF, World Economic Outlook 2024

1월 30일에 발간된 IMF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도 수치는 조금 다르지만,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5년 만에 일본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한 건 동일했습니다. IMF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4%였고, 일본은 1.9%였습니다. 국내 기관(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의 한국과 일본 경제성장률 분석 또한 다르지 않았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이 지난해 각각 예측한 2023년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1.9%였고, 한국은 1.5%이었습니다.

 

◆ 한국과 일본 외에 주요국 경제성장률 흐름은? 

한국과 일본 외에 주요국(미국, 중국)들의 5년치(2019~2023) 경제성장률도 함께 확인해 봤습니다.

출처 = 국가지표체계 주요국 경제성장률 통계

중국과 미국은 코로나 이후 한국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지만, 2022년 대비 2023년 경제성장률이 증가했습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022년 1.9%에서 2023년 2.4%를 기록했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해 발간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팬데믹 이전 대비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이 국민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증가하는 소비지출과 정부지출이 함께 증가하며 미국의 경제성장에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22년 3%에서 2023년 5.2%로 오르며, 주요 국가 중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였습니다. 2023년 초 중국 정부의 예상과 달리 리오프닝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내수 경제 침체 등 경기 둔화 요소들이 있었지만, 3분기부터 부동산 시장 및 지방정부 부채 해결을 위한 중국 정부의 의지가 경제성장률 선방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한국과 주요 3개국(미국, 중국, 일본)을 비교한 결과, 한국만이 2022년 대비 2023년 경제성장률이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한국만 최근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추세는 아니었습니다. 올해 세계은행이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나타난 전반적인 세계 경제성장률은 2022년 3%, 2023년 2.6%, 올해(2024년) 전망은 2.4%로, 3년 연속 둔화 흐름을 보였습니다. 세계은행은 "팬데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최근 중동에서 발생한 분쟁으로 인해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정리하면, 인터넷에서 공유되고 있는 “1980년 이후로 한국이 일본보다 경제성장률이 낮았던 건 딱 3번”이라는 내용은 사실입니다. 2023년 한국은 일본 외 다른 주요국들에 비해서도 2023년의 경제성장률이 낮은 편입니다.

한편, 한국은행과 IMF, OECD 등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작년보다 상향된 2%대로 예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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