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5·18 정신 계승, 국민의힘 당 강령에 있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3.03.1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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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동 위원장·김재원 최고위원 5·18 부정 발언 파문
당 정강·정책에 “5·18 민주화운동 계승” 명시

지난 13일 김광동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5.18 당시 북한의 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데 이어,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전광훈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국민의힘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자, 김기현 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원장 등 당 주요 인사들이 방송 등을 통해 수습에 나선 가운데, 김병민 최고위원이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분명한 건 우리 국민의힘의 강령, 국민의힘의 정강·정책을 보면 이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이어간다고 하는 부분들이 명확하게 적시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뉴스톱>이 확인했습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갈무리
국민의힘 홈페이지 갈무리

국민의힘의 정강·정책은 국민의힘 홈페이지 ‘강령·당헌·당규’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의 성격과 운영 방침, 임무 등을 밝혀 놓은 규범인 ‘강령’ 코너에는 ‘우리의 믿음’과 ‘기본정책’이 소개되어 있으며, 2020년 9월 2일 전면개정된 당헌(정당의 강령이나 기본이 되는 방침)과 당규(정당의 규칙이나 규약)코너에는 각각 11개와 33개의 세부항목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김병민 최고위원이 언급한 ‘5.18 민주화운동 정신 계승’은 당헌당규 소개페이지 상단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두의 내일을 위한 약속’이라는 제목의 해당 글 마지막 문단에,

“우리는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하며 진영 논리에 따라 과거를 배척하지 않는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새마을 운동 등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산업화 세대의 ‘조국 근대화 정신’과 자유민주주의를 공고히 한 2‧28 대구 민주운동, 3‧8 대전 민주의거, 3‧15 의거, 4‧19 혁명, 부마항쟁, 5‧18 민주화 운동, 6‧10 항쟁 등 현대사의 ‘민주화 운동 정신’을 이어간다.”

라고 공개하고 있습니다. 해당 문장들은 국민의힘 정강·정책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사실입니다.

1990년 2월 당시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을 시작으로 현 국민의힘까지 이어온 역대 ‘보수’계열 정당에서 정강정책에 5·18 민주화운동을 명기한 것은 2020년 2월 17일 창당한 국민의힘이 처음입니다. 2020년 7월 20일 당시 미래통합당(2020년 9월 2일 국민의힘으로 당명 변경) 정강·정책개정특별위원회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과 6·10 항쟁 등 민주화운동 정신을 이어간다는 내용을 담은 새 정강·정책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MBC 방송화면 갈무리
MBC 방송화면 갈무리

새 정강·정책 초안에는 ‘민주화운동 정신’과 ‘조국 근대화 정신’을 함께 포함시켰는데, ‘민주화운동’의 사례로 ‘2·28 대구 민주운동’ ‘3·8 대전 민주의거’ ‘3·15 의거’ ‘4·19혁명’ ‘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 ‘6·10 항쟁’이 들어갔습니다.

당시 ‘5·18 명기’는 새 정강·정책 논의에서 최대 쟁점이었습니다. 이번 발언검증의 당사자인 김병민 최고위원이 당시 정강·정책특위 위원장을 맡아 5·18 민주화 정신 계승 문구 명시를 주도했습니다.

 


 

(2023.03.11. 12:30 내용추가) 독자의 제보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추가합니다.

뉴스톱은 이 기사에서 검증 대상 정당을 1990년 3당 통합 후 민자당에서 시작해 현재 국민의 힘으로 이어지는 ‘보수’ 제1당만 대상으로 했습니다. 그 이유는 한국정당사에서 거쳐 간 모든 당을 보수-진보로 명쾌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였습니다.

이 부분과 관련하여, 독자의 제보 내용도 알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다음 내용을 추가합니다. (뉴스톱은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의 수정원칙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제보 내용) "2020년 2월 창당한 국민의힘이 보수 계열 정당 중 처음으로 정강정책에 5.18민주화운동을 명기했다 되어있는데, 실제 그보다 3년 앞선 2017년 1월 창당했던 바른정당이 정강정책에 5.18민주화 운동을 명시한 바 있습니다. 바른정당 정강정책 중 해당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바른정당 정강정책 일부 발췌) 오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대일항쟁기 3.1 운동의 정신과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아 자랑스러운 나라를 건설하였다. 전쟁의 폐허와 군사적 대치 속에서도 세계사에 유례가 드문 고속 성장을 통한 산업화를 이루웠으며, 4.19 혁명과 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을 거치며 민주화를 이루어냈다. 이 과정에서 안보와 성장 중심의 보수적 가치는 국가안보를 든든하게 하고, 국민경제를 튼튼하게 만든 초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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