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추미애 ‘드루킹’ 고발이 김경수 징역형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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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추미애 ‘드루킹’ 고발이 김경수 징역형으로 이어졌다?
  • 이나라 팩트체커
  • 승인 2021.07.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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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대법원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로써 김 지사는 도지사직을 박탈당하고, 형집행기간 2년에 형 실효기간 5년을 더한 7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서 대권주자로까지 거론되던 김 지사의 징역형은 정치권에 큰 파문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김 지사의 형 확정 이후, 2018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추미애 전 장관이 드루킹을 고발함으로써 김 지사가 징역형을 받게 됐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노컷뉴스는 <드루킹 고발했던 추미애 “김경수 결백 믿는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고,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추미애 전 장관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선 후보 1위로 만든 책임도 있고, 드루킹을 고발해 김경수 지사가 사퇴하게 했다”며 “자살골 해트트릭 선수”로 비유하기도 했다.

노컷뉴스 기사 갈무리
노컷뉴스 기사 갈무리


“추미애의 ‘드루킹’ 고발이 김 전 지사의 징역형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 사실인지, <뉴스톱>이 팩트체크 했다.



◈김어준의 ‘옵션열기’ 의혹 제기

논란의 시작은 방송인 김어준 씨였다. 2017년 12월, 김 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17분 16초부터)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포털 뉴스 댓글에 대해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2017년 12월 7일에 방송된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오늘 재밌는 거 하나만 얘기하겠다”라며 “제가 ‘댓글 부대 아직도 운영된다’고 여러 번 얘기했는데 아직도 반신반의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거의 증거라고 보이는 정황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홈페이지 갈무리
김어준의 뉴스공장 홈페이지 갈무리

이어 “포털에서 ‘옵션열기’를 검색하면 각종 기사에 이 단어가 포함된 댓글들이 보이는데, 이 댓글들이 모두 댓글 부대가 쓴 것”이라며 “위에서 지시받아서 자신의 아이디로 댓글을 달았는데, 이때 지시받은 내용을 복사하는 과정에서 ‘옵션 열기’라는 내용과 상관없는 단어까지 그대로 붙여넣은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 이후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에 ‘옵션열기’라는 단어가 올랐고, SNS 등 인터넷상에서도 ‘옵션열기’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추미애의 ‘댓글 조작’ 경고

논란이 지속되던 2018년 1월 17일, “정부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공동입장과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에 합의했다”는 내용의 기사에 정부를 비방하는 댓글이 4만 개 넘는 추천을 받아 베스트 댓글이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자 일각에서 매크로 조작으로 인한 결과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추미애 전 장관은 2018년 1월 1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제177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갈무리
제177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갈무리

그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비롯한 SNS상에서 가짜뉴스와 인신공격, 욕설 등이 난무하고 있다”며 “말도 안 되는 가짜뉴스를 생산, 유포하고 즉각 해당 가짜뉴스를 삭제하지만 준비된 듯한 댓글조작단이 이를 확대재생산 하는 악의적인 프로세스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익명의 그늘에 숨어 대통령을 재앙과 죄인으로 부르고, 그 지지자들을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농락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를 방조하고 있는 포털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가짜뉴스 유포 행위를 엄중히 처벌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허위사실 유포 및 부당한 인신공격 행위 등에 대해 철저히 추적해 단호히 고발 조치 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불 지핀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그러자 다음날인 1월 18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포털 사이트, 특히 ‘네이버’ 안의 기사에 달린 댓글 중 상당수가 조작으로 강력히 의심되는 정황들이 너무나 많이 발견되고 있다”며 “매크로 및 프로그램 등으로 추정되는 비정상적인 댓글 및 추천 현상, 그리고 네이버 내부의 도움이 있다고 의심되는 현상이 많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작이라고 의심할 수 있는 정황 중 하나인, 해당 기사의 댓글 추천수가 올라가는 것을 기록한 영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해당 청원은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2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고, 회사가 수사까지 의뢰한 상황이라면 수사기관이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네이버가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고, 댓글 정책 투명성을 위해 ‘댓글 정책 이용자 패널’ 모집 등의 대안을 마련하는 등의 변화를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네이버의 수사 의뢰와 민주당의 고발

비판이 이어지자 네이버는 역시 다음날인 1월 19일, 해당 사건에 대한 진상을 밝혀달라며 분당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네이버 관계자는 “댓글 추천 수가 급속히 올라간다는 등 의혹 제기에 대해 명확한 사실 규명과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같은 달 31일, 민주당 디지털소통위원회 댓글 조작·가짜뉴스법률대책단은 “네이버에 매크로(동일 행동을 반복하는 소프트웨어)를 악용한 댓글 조직 정황이 발견됐다”며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민주당은 댓글 조작 의심 사례로 △새벽 시간대 매크로 사용으로 의심되는 기계적인 ‘좋아요’ 및 ‘나빠요’가 발생하는 상황 △네이버 아이디 구매 및 댓글 조작 사이트 발견 △몇몇 특정 기사에만 과도하게 댓글이 몰려있는 점 등을 들었다. 이후에도 민주당은 의심되는 사례에 대한 추가 고소·고발을 진행하기도 했다.

◈경찰 수사, 그리고 드루킹과 김경수

그렇게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며, 사건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경찰 조사 결과, 문제가 됐던 댓글 조작을 진행한 이들이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자, 이를 주도한 김 씨는 ‘드루킹’이라는 아이디를 쓰며 문재인 대통령 지지 글을 올린 파워블로거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김 지사의 연루 의혹이 드러나면서 문 대통령은 허익범 특검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할 특검으로 임명했다.

특검팀은 드루킹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이른바 ‘킹크랩’ 프로그램의 실체를 파악하고, 드루킹 일당의 불법 정치자금 및 선거법 위반 혐의도 포착하는 등 수사를 진행했다. 이후 ‘드루킹’으로 불렸던 김동원 씨가 포털 사이트 기사 8만여 건의 댓글 140만여 개의 순위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2018년 3월 구속 수감됐다. 그로부터 2년 후인 지난해 2월, 대법원이 징역 3년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관여한 의혹을 받은 김 지사는 2017년 드루킹 김 씨와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김 씨 측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도 재판받아왔다. 19년 1월에 처음으로 1심 재판이 열린 이후 2년 6개월 만에 대법원은 댓글 조작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김 씨 지인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확정됐다.


즉, 추 전 장관이 드루킹을 고발했고, 그로 인해 김 전 지사의 드루킹 공모 의혹이 드러나 징역형을 받게 됐다는 주장은 엄밀히 말하면 ‘사실이 아니다’. 추 전 장관이 댓글 조작 의혹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철저히 추적해 단호히 고발 조치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사실이지만, 직접 고발에 나서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수사는 네이버가 직접 댓글 조작에 대해 수사 의뢰를 하며 시작됐다.

추미애 페이스북 갈무리
추미애 페이스북 갈무리

이에 대해 추 전 장관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18년 1월경, 네이버의 댓글 상황에 대한 당원들의 빗발치는 민원과 청와대 청원 등을 근거로 악성댓글 및 매크로를 이용한 여론조작 의혹에 대한 경고와 수사 촉구를 한 바 있다”라면서도, “네이버는 자신들의 서버에 대한 외부의 이상 접속 징후를 발견하여 이를 사법당국에 신고한 것이고 이를 통해 드루킹 일당 등이 검거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에서 추미애 전 대표가 직접 드루킹을 수사 의뢰한 것처럼 제목을 뽑거나 기사 본문을 작성한 경우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신속한 수정을 요청했다. 미수정 및 재발 시에는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만, 추 전 장관이 대표로 있던 당시 민주당이 댓글 조직 정황에 대해 고발한 것은 사실이다. 여당을 중심으로 강하게 댓글 조작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로 인해 조사가 본격화됐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정리하자면, 추미애 당시 대표가 ‘드루킹’을 직접 고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추미애 대표가 경고 메시지와 민주당의 고발로 인한 수사가 결과적으로 김경수 지사의 공모 의혹과 징역형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추미애의 ‘드루킹’ 고발이 김경수 징역형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은 ‘절반의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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